[미생인터뷰] 경희대 4학년 듀오 맹상훈·최승욱 “우리가 돌아왔습니다”
- 아마추어 / 맹봉주 / 2016-09-02 03:27:00

[점프볼=맹봉주 기자] 그들이 돌아왔다. 피로골절 부상으로 올 시즌 대학리그에서 자취를 감쳤던 맹상훈(22, 182cm)과 최승욱(22, 192cm)이 복귀했다.
계성중-계성고를 거쳐 경희대까지. 무려 10년의 세월동안 한 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그들은 서로 모르는 게 없는 절친 사이.
맹상훈은 “어릴 때부터 같이 한 게 엄청 많아요. 신발, 옷도 같이 사고 놀 때도 같이 놀아요. 예전엔 서로 닮았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어요. 그냥 얼굴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정도죠. 프로에서도 한 팀에서 뛰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라며 최승욱과의 친분을 설명했다.
공교롭게 두 사람은 사이좋게(?) 똑같은 우측 발날 피로골절 부상으로 이번 시즌 재활에만 몰두했다. 4학년이자 팀에 주축인 둘이 빠지자 경희대도 주춤했다. 현재 경희대는 대학리그 7승 8패로 단독 7위에 올라있다. 그간의 명성을 생각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하지만 맹상훈, 최승욱이 대학리그 후반기에 돌아옴으로써 경희대는 플레이오프에서의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Q. 두 선수 모두 오래간만입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요?
맹상훈: 재활을 마친지 한 달이 지났어요. 지금은 당장 경기를 뛰기에 지장이 없는 몸 상태입니다. 뼈가 붙는 게 더뎠어요. 이쯤 되면 붙었겠지 했는데 검사를 받아보면 아직도 그게 아니고...몸을 만드는 과정에서 움직임이 많다보니 회복에 시간이 걸린 것 같아요.
최승욱: 1학년 때도 똑같은 부위에 피로골절을 당하며 6개월간 깁스하고 쉰 적이 있어요. 올 초에도 그때와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불안했죠.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니 피로골절이라는 결과가 나왔어요. 저는 (맹)상훈이보다 상태가 심해서 재활이 아닌 수술을 선택했어요. 그래도 뼈는 빨리 붙지 않더라고요(웃음). 다 붙는데 3개월이 걸린다 했지만 5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거의 다 회복된 상태에요.
Q. 신인드래프트를 앞둔 4학년에 당한 부상이에요.
맹상훈: 엄청 아쉽죠. 하지만 그것보다는 대학리그를 한 경기도 못 뛰고 팀이 지는 걸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는 게 더 힘들었어요. 순위도 순위지만 경희대가 예전보다 떨어졌다는 얘기를 들을 때 마음이 아팠죠.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마음을 내려놨어요. 일부러 얘들한테 연락도 안 하고 조용히 있었죠.
최승욱: 농구를 시작한 이래,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현장에서 최종 지명되는 순간을 상상하며 계속 달려왔어요. 그런데 결정적인 순간인 지금 부상으로 경기를 뛰지 못한 게 너무 속상했어요. 당연히 저도 처음엔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죠. 하지만 이제는 몸을 잘 만들고 철저히 준비해서 코트에 나가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Q. 최승욱 선수는 시즌 아웃이라는 얘기도 있었어요.
최승욱: 그러니까요. 저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소문이 돌더라고요. 현재는 90% 회복된 상태에요.
Q. 7월이 지나도록 두 선수가 복귀하지 않으면서 1년 유급 후 2017년 드래프트를 노린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요.
맹상훈: 무조건 올해 나갑니다(웃음). 1년 유급은 안 해요. 올해 프로에 나가는데 있어 조금의 고민도 하지 않았어요.
최승욱: 저도 마찬가지에요. 제 또래 얘들과 같이 나가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친구들은 가는데 저만 대학에 남기 싫었어요. 아래 학년 얘들과 경쟁한다는 게 자존심 상하기도 했고요.
Q. 4학년인 올해, 대학리그에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하면서 드래프트에서의 평가가 떨어졌다는 얘기도 있어요.
맹상훈: 다치기 전엔 1라운드 후반을 목표로 했어요. 7, 8순위 정도? 이제는 순위에 상관없이 프로에만 가고 싶어요. 솔직한 심정으로는 1라운드 안에는 가고 싶은데, 모르겠습니다(웃음). 2라운드도 상관없어요.
최승욱: 다치기 전에는 1라운드 중반까지는 지명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지금도 크게 변하진 않았지만 많이 밀렸을 것 같아요(웃음). 그래도 1라운드 안에는 뽑혔으면 좋겠어요.
얼마 전 끝난 프로-아마최강전에서 한 프로팀 스카우터에게 두 선수의 올해 드래프트 예상 지명순위를 물어본 적이 있다. 그는 “프로팀 스카우터들이 제일 중요하게 보는 게 대학 4학년 때의 기록이에요. 4학년 때 출전기록이 충분치 않다는 건 분명 마이너스입니다”라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이내 “그럼에도 두 선수 모두 1라운드 안에 뽑힐 가능성이 있어요. 맹상훈, 최승욱의 부상복귀 소식을 들으면서 이번 신인 드래프트는 더욱 머리 아파졌어요”라고 덧붙였다.

Q. 여담이지만 계성고 출신 선수들을 인터뷰 할 때면 걱정이 많아요. 다들 말수가 너무 적어서요(웃음).
맹상훈: (최)승욱이와 저 모두 사투리가 심하고 말도 잘 못해요. 저희는 예전 인터뷰한 기사도 못 봐요. 볼 때마다 ‘왜 저렇게 했지’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프로가면 있는 거 없는 거 다 말해야죠.
최승욱: 사투리가 커요(웃음). 프로에 가면 말과 관련된 책이라도 읽어서 연습해야죠, 하하.
Q. 10년 지기 절친이잖아요. 맹상훈이 말하는 최승욱은 어떤 사람이에요?
맹상훈: (최)승욱이는 전형적인 4차원이에요. 저와 다르게 장난기가 많고 항상 밝아요. 한 마디로 분위기 메이커죠. 그런데 이름과 비슷하게 가끔 욱할 때가 있어요. 또 흥이 많지만 경기는 진지하게 해요. 지는 걸 정말 싫어하죠.
반대로 최승욱이 말하는 맹상훈은?
최승욱: (맹)상훈이는 잘 웃고 후배들을 잘 챙겨요. 성격이요? 자기주장이 강하고 고집이 세요. 또 잘 생겨서 여자들한테 인기도 많고(웃음). 여자 보는 눈이 높아요. 외모가 아닌 성격이나 이미지 등을 보거든요.
Q. 각자 롤모델이나 프로에가면 ‘이렇게 하고 싶다’고 생각해 둔 플레이가 있나요?
맹상훈: 김태술 선수요. 농구를 예쁘게 해요. 경기운영이나 패스에서 본받을 점이 많은 것 같아요. 프로에 가서는 1번을 생각하고 있어요. 키가 작아 2번은 힘들고 양동근 선수나 김기윤 선수, (최)창진이 형을 보면서 1번 공부를 하고 있죠.
최승욱: 프로에 가면 외국선수가 있으니 골밑 플레이는 어려울 것 같아요. 저는 외곽에서 플레이 할 수 있는 3번 역할을 좀 더 연습하고 있어요. 찬스나면 슛 던지거나 돌파해서 패스를 빼주는 플레이를 하고 싶어요. NBA의 제이슨 윌리엄스 영장을 자주 봤어요. 제 포지션의 선수는 아니지만 화려한 플레이를 많이 해 눈길이 갔어요. 특히 패스를 보면 소름 돋으면서 희열이 느껴지더라고요. 제가 발이 느리다보니 가드를 선망하는 게 있어요.
Q. 대학리그 얘기로 돌아와 볼까요. 두 선수가 빠지면서 시즌 초반 경희대의 더블포스트가 원활히 돌아가지 않았어요.
(사실 경희대가 시즌 초반 사용한 김철욱-박찬호의 더블포스트는 고육지책이었다. 경희대 김현국 감독은 당초 최승욱-김철욱을 동시에 기용하며 높이와 스피드를 모두 활용하는 전략을 준비했지만 최승욱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물거품이 됐다. 김현국 감독은 “맹상훈과 최승욱이 돌아오며 기존 전술에 변화가 생길 여지가 커졌다”고 밝혔다.)
맹상훈: 저희는 볼이 돌면서 빠른 농구를 해야 잘돼요. (김)철욱이 형이나 (박)찬호 모두 5번에 가까운 선수잖아요. (최)승욱이가 있었다면 앞뒤에서 중간 역할을 잘해줬을텐데 아쉽죠. 지역수비나 1대1 수비에 한계가 있었어요.
최승욱: 경기에 뛰고 싶었어요. 벤치에 앉아있을 때면 뛰고 싶어서 답답했어요. 더블포스트라고 해서 골밑에서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한명은 하이포스트에 있어야 볼이 돌거든요. 작년엔 센터없는 농구를 했는데 올해는 센터가 많네요(웃음).
Q. 이제 대학리그는 단 두 경기만을 남겨놓고 있어요. 이번 시즌 대학리그 첫 경기 출격을 앞두고 있는데, 심정이 궁금해요.
맹상훈: 딱 두 경기 남았는데 기분이 묘해요. 마지막 대학리그라고 생각하면 부담스럽지만 무조건 이겨야죠. 남은 두 경기 승패를 떠나서 경희대다운 농구를 보여주고 싶어요.
최승욱: 그동안 경희대 선수들이 부상이 많았잖아요. 돌아가며 부상을 당하면서 베스트멤버가 다 같이 뛴 적이 거의 없어요. 베스트가 다 모인 첫 경기인데 우리가 강한 팀이란 걸 보여주고 싶어요.
Q, 얼마 전에 건국대 장문호 선수가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을 당했어요. 드래프트를 앞둔 4학년들의 부상소식은 언제나 마음이 아파요.
맹상훈: 그 얘기 듣고 ‘난 행복한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장)문호에게 바로 전화했는데 마침 그날이 문호가 휴학한 다음날이었어요. 목소리가 좋지 않더라고요.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말해줬죠.
최승욱: 저 피로골절 당했을 때 (장)문호가 엄청 놀렸거든요. 끝까지 괜찮냐고도 묻지 않고. 저도 바로 전화해서 똑같이 놀려줬죠, 하하. 문호가 전화로 자기 몫까지 열심히 하라고 하더라고요.
Q, 그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재활에만 몰두하느라 하고 싶은 말이 많을 것 같아요.
맹상훈: 부모님이 마음고생을 많이 했을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할 때 다쳐서 저도 안타깝지만 가족들도 안타까워하더라고요. 티는 별로 안내지만 알고 있어요. 준비 잘해서 가족에게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게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주고 싶어요. 요즘 (천)기범이나 (최)성모, (박)지훈이가 많이 언급되는데 제가 걔들한테 뒤쳐진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어요. 대학리그 막바지지만 경희대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승욱: 확실한 건 (맹)상훈이가 제일 잘생겼어요(웃음). 5개월 동안 힘든 시간을 버텨온 만큼 남은 대학리그 경기를 잘했으면 좋겠어요.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어요. 경희대가 약해졌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 강한 팀으로 돌아왔다는 걸 후배나 농구 팬들, 관계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사진_맹봉주 기자, 문복주 기자,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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