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아시아 농구의 새로운 경쟁자 대만, P.리그 플러스·TPBL은 어떤 리그일까

매거진 / 홍성한 기자 / 2026-08-15 06: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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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홍성한 기자] 한국과 일본, 중국 못지않게 동아시아 농구의 한 축을 담당하는 곳이 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나라. 바로 대만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아시아에서 주목받는 리그로 떠올랐다. EASL(동아시아 슈퍼리그)에서도 꾸준히 존재감을 드러낸 대만은 이제 아시아 농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8월호에 게재됐습니다.

대만 프로농구는 리그가 2개
현재 대만은 P.리그 플러스(PLG)와 대만 프로농구리그 (TPBL)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2024년 리그 통합 논의 과정에서 기존 T1 리그 구단 전부와 P.리그 플러스 일부 구단이 TPBL을 출범시켰다.

반면 P.리그 플러스는 잔류 구단을 중심으로 리그를 유지하며 현재의 양대 리그 체제가 자리 잡았다. 리그 통합 논의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FIBA가 국가별 단일 프로리그 체제를 권장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하나의 리그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대만 최초의 프로리그? P.리그 플러스!
P.리그 플러스는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기존 지역리그(ABL)가 중단되면서 무대를 잃은 구단들을 중심으로 출범했다. ‘지역 연고(Home Cities, Home Teams)’를 핵심 가치로 내세운 대만 최초의 프로리그로, 각 구단이 연고 도시의 문화와 정체성을 반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팬 중심 운영이 가장 큰 특징이다. 경기 자체뿐 아니라 치어리더 공연과 다양한 이벤트,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하며 농구를 하나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발전시켰다. 모든 경기를 유튜브로 생중계하는 등 온라인 플랫폼 활용에도 나섰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팬층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EASL 관계자는 “P.리그 플러스는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리그”라며 “한국처럼 떼창 문화는 아니지만 치어리더와 현장 이벤트를 적극 활용해 경기장을 하나의 축제처럼 만든다”고 설명했다.

흥행 성과도 뚜렷했다. 출범 첫 시즌 평균 관중 점유율은 82%를 기록했고, 경기당 유튜브 평균 조회 수는 약 25만 회에 달했다. 미디어 노출 효과는 약 5억 대만달러(약 230억 원)로 집계됐다. 2022-2023시즌에는 총관중 약 60만 명, 유튜브 누적 조회 수 5000만 회를 돌파하며 대만 프로농구 흥행을 이끌었다.



여기에 NBA에서 ‘린새니티’ 열풍을 일으켰던 제레미 린이 합류하면서 리그에 대한 관심도는 더욱 높아졌다. 그는 당시 가오슝 17라이브 스틸러스와 뉴타이베이 킹스에서 활약하며 P.리그 플러스의 흥행에 힘을 보탠 대표적인 스타였다. 린은 P.리그 플러스 인지도를 높인 뒤 지난해 은퇴했다.

P.리그 플러스는 타이베이 푸본 브레이브스, 타오위안 파우이안 파일럿츠, TSG 고스트호크스, 양키 아크까지 총 4개 구단이 참가하고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수준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지난 시즌에는 타오위안이 24경기에서 21승 3패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특히 타오위안은 대만을 대표하는 강호로 자리매김했다. EASL에서도 꾸준히 플레이오프에 오를 정도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3월 열린 2025-2026시즌 EASL 파이널스 6강에서는 서울 SK를 89-69로 완파하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참고로 KBL 팀들은 EASL에서 타오위안을 상대로 아직 승리를 거두지 못한 채 3전 전패를 기록 중이다.

다가오는 시즌 KBL에서는 P.리그 플러스 출신 선수도 만나볼 수 있다. 지난 시즌 푸본에서 24경기에 출전해 평균 25.8점 3점슛 2.5개(성공률 33.9%) 5.1리바운드 3.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맹활약한 아치 굿윈이 창원 LG에 합류했다. P.리그 플러스를 대표하는 득점원으로 활약했던 만큼, KBL에서도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대만 농구의 또 다른 축, TPBL
TPBL은 뉴타이베이 킹스, 뉴타이베이 CTBC DEA, 타이베이 타이신 마스, 타오위안 타이완 비어 레오파즈, 신주 토플러스 라이오니어스, 포모사 드리머스, 가오슝 아쿠아스까지 총 7개 구단이 참가하는 대만 최대 규모의 프로농구 리그다.

대만 농구 발전과 인재 육성을 목표로 수준 높은 경기와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팬들에게 제공하는 것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리그 규모는 물론 시장성과 위상까지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 아래 빠르게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 강화에도 적극적이다. TPBL은 2025년 AI 스포츠 콘텐츠 기업 WSC Sports와 3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경기 하이라이트와 인터뷰, 선수 입장 영상 등을 인공지능 기반으로 제작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에 제공하고 있다. 리그 역시 이를 장기적인 디지털 전략의 핵심으로 보고 있으며, 팬들에게 보다 빠르고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P.리그 플러스에 제레미 린이 있었다면, TPBL의 기반이 된 T1 리그에는 NBA 통산 1242경기에 출전한 ‘슈퍼맨’ 드와이트 하워드가 있었다. 그는 2022년 타오위안 레오파즈와 계약하며 대만을 넘어 아시아 농구계를 뒤흔들었다.



당시 T1 리그는 외국선수 연봉 상한선이 월 2만 달러였지만, 하워드 영입을 위해 리그가 예외적으로 월 20만 달러 지급을 승인했다. 리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만큼 하워드의 합류는 상징적인 사건이었고, 대만 프로농구가 세계적인 스타를 영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이기도 했다.

높아진 흥행 열기는 해외 시장 확대로도 이어졌다. TPBL은 지난해 KC Global Media Asia와 5년 중계 계약을 체결하며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19개국으로 중계 범위를 넓혔다. 중계 가능 가구 수만 약 9400만 가구에 달한다. 이를 통해 TPBL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 아시아 시장 확대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도자 구성에서도 국제화를 엿볼 수 있다. 지난 시즌에는 7개 구단 가운데 4개 팀이 외국인 감독 체제로 시즌을 시작했다. 해외 지도자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받아들이며 리그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EASL 관계자는 “대만은 외국인 감독과 선수 영입에 적극적이다. 자국의 수준 높은 선수들은 CBA(중국프로농구) 등 해외 무대에서도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이런 구조가 리그와 대표팀의 경쟁력을 함께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P.리그 플러스와 TPBL.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대만 농구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목표만큼은 같다. 이제 대만은 아시아 농구의 ‘다크호스’가 아닌, 분명한 경쟁자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사진_EASL, AP/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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