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에서 상남자가 된 데빈 윌리엄스, 라건아에게도 밀리지 않은 파워 과시

프로농구 / 민준구 / 2021-03-22 13:5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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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민준구 기자] 오리온의 골칫거리였던 윌리엄스가 작은 변화를 보였다.

고양 오리온은 지난 21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전주 KCC와의 6라운드 맞대결에서 80-87로 패했다. 6전 전패라는 결과가 더 아프게 다가왔던 그날의 패배. 그러나 오리온은 작은 희망을 얻었다.

오리온은 이번 시즌 유독 외국선수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서브 옵션으로 영입한 디드릭 로슨이 사실상 메인 외국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격은 기대도 하지 않았던 제프 위디가 수비에서마저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 이후 대체 영입된 데빈 윌리엄스는 초반 좋은 흐름을 보이다가 갑자기 부진의 늪에 빠졌다. 오리온은 사실상 한 명의 외국선수를 활용하는 팀이 됐다.

그런 오리온에 있어 윌리엄스의 KCC 전 경기력은 작은 희망과도 같았다. 물론 대단한 활약은 아니었지만 이전과는 분명 달랐다.

윌리엄스는 KCC 전에서 15분 54초 동안 10득점 6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지난 LG 전에서도 13득점 16리바운드를 기록했던 윌리엄스가 백투백 매치에서 다시 두 자릿수 득점을 해냈다.

윌리엄스의 가장 큰 변화는 림과 가까운 곳에서 플레이한다는 것이다. 최근 윌리엄스가 부진했을 때는 대부분 외곽에서 가만히 서 있는 모습만 보였다. 이미 강을준 감독은 외곽에 있는 윌리엄스에게 볼 투입을 하지 말라고 주문한 상황. 결국 오리온은 4명의 국내선수만 공격하는 장면이 수차례 연출됐다. 우람한 근육을 가지고도 3점슛과 점프슛만 던지는 그는 마치 소녀처럼 농구했다.

그러나 LG, KCC 전에서의 윌리엄스는 달랐다. 야투 성공률이나 골밑 스킬은 떨어졌지만 묵직한 파워를 앞세워 많은 자유투를 얻어냈다. 3점슛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인 건 옥에 티였지만 골밑에서의 투쟁심을 증명한 건 수확이었다.

또 인상적인 건 바로 힘을 이용한 수비다. 윌리엄스는 KCC 전에서 라건아와 매치업됐다. 라건아는 KBL 내에서도 힘으로는 알아주는 선수. 하지만 윌리엄스는 라건아를 오히려 튕겨냈고 무리한 공격을 유도했다. 그 결과 KCC는 라건아를 이용한 공격에서 전혀 재미를 보지 못했다. 라건아 역시 8득점 6리바운드로 부진했다.

물론 메인 외국선수라는 타이틀에 어울리지 않는 기록과 기량이다. 다만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오리온과 강을준 감독은 만족의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강을준 감독은 LG, KCC 전을 모두 패했음에도 “정석으로 플레이하니 더 좋은 모습이 보이고 있다. LG 전이 끝나고 나서는 칭찬해줬다. KCC 전에는 본인의 실수에 대해 자책하더라. 스스로 실수를 인정한 건 처음이다. 앞으로 윌리엄스를 적극 도와 그가 잘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코로나19라는 변수 속에서 오리온은 외국선수 추가 교체를 사실상 포기한 채 정규리그를 마무리하고 있다. 마지막 기회가 남아있지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는 선택이다. 그렇기에 윌리엄스의 최근 상승세가 반가울 뿐이다.

# 사진_점프볼 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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