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란겔은 안 통한다?’ 이대성의 다른 시각
- 프로농구 / 이재범 기자 / 2022-09-08 08:13:49
지난달 16일 대구은행 제2본점 체육관에서 이대성과 양준우의 아침 훈련을 지켜봤다. 이들의 아침 훈련은 계속 되고 있다. 샘조세프 벨란겔까지 동참했다고 한다. 7일 아침에도 훈련을 구경하러 갔다. 매일매일 훈련 내용이 다르기에 이번에는 어떤 훈련을 하는지 보기 위해서였다.
벨란겔은 6일 오후 훈련 중 왼 팔꿈치를 다쳤다. 그럼에도 아침 훈련을 하기 위해서 나왔다. 다만,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하지 못하고 지켜봤다. 이대성과 양준우가 중거리슛과 1대1, 외곽에서 골밑으로 치고 들어간 뒤 점퍼, 여기에 벨란겔이 치고 들어가다 외곽으로 빼주는 패스를 받아 슈팅 훈련 등을 했다.
훈련을 마친 뒤 이대성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아직 외국선수가 들어오지 않았다. 새로 온 선수들이 많아서 아직은 감독님께서 생각하시는 부분이나 우리가 기대하는 부분들이 바로 결과로 나타나는 것보다는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연습경기를 하면서 안 되는 부분이 생각보다 많았다. 그런 걸 찾을 수 있는 기회였다. 그 과정은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완벽할 수 없다. 연습하면서 (안 되는 부분을) 찾아내서, 시즌 끝날 때까지 문제가 나타날 것이고, 계속해서 정상으로 가기 위해서 문제를 찾고 수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연습경기에서 사실 아쉬운 부분이 많이 나왔다. 감독님께서 주문하시는 것을 우리 선수들이 이행하려는 과정 자체가 되게 순탄하다. 모두 적극적이고, 에너지가 넘친다.
유도훈 감독은 빠른 농구를 계속해서 반복, 강조하고 있다.
에너지와 관련도 있는 거다. 가스공사 훈련이 다른 팀에 비해 약한 편도 아니다. 트랜지션은 항상 깨어 있어야 하고, 의식해야 한다. 빠른 상황에서 선택과 결정이 살아 있어야 하는데 잠시 지치고 잠시 쉬면 팀 공격과 수비 모두 문제가 된다. 운동도 계속 하고 있고, 에너지도 많이 쓰고 있어서 지금이 시즌보다 더 힘든 상황이다.
감독님께서 이런 어려운 상황일수록 자각하고 의식할 수 있어야 시즌 때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셔서 몰아붙이시는 거 같다. 이 또한 과정이다. 시즌 때는 이보다 더 에너지가 넘칠 거고, 잘 쓸 수 있을 거다. 지금이 훨씬 어려운 상황이라서 선수들에게도 힘든 시간이고, 감독님께서도 아시면서도 일부러 몰아치신다. 그런 개념이다. 저는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다.
새로 가세한 선수들이 많은데 손발 맞추는 과정에서 나오는 장점도 있을 거다.
감독님께서는 저에게 벨란겔과 뛰면서 볼 운반이란 체력 부담도 줄여주려고 하신다. 제가 좀 더 2번(슈팅가드)에서 플레이 메이킹과 동료와 연계 플레이의 시발점이 되는 역할을 맡겨 주신다. 코트 안에서 더 에너지를 쏟는데 집중할 수 있는 상황에 놓여서 개인적으로 너무 좋다. 팀으로 볼 때 선수들의 밸런스가 맞아야 한다. 1+1이 2가 아닌 게 농구이기 때문이다.
선수 구성이 너무 좋다. 상무에서 같이 있기는 했지만, 차바위 형과 항상 같이 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좋은 리더십을 가진 좋은 주장이라는 건 모든 이들이 안다. 제가 상대팀으로 가스공사와 경기를 할 때 김낙현을 막았었다. 낙현이가 많은 짐을 안고 경기를 풀어나갈 때 에너지에서 힘든 순간이 있는데 안 좋은 리듬일 때 바위 형이 낙현이에게 ‘가서 네가 해줘야 한다. 네가 더 자신있게 해야 한다. 네가 팀을 위해서 더 만들어주고, 더 적극적으로 해줘야 한다’고 격려를 해줬다. 그 때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저도 항상 좋은 동료와 함께 했지만, 코트에서 에너지를 주는 동료와 함께 하는 낙현이에게 복이라고 짧은 순간에 생각했다. 그런 바위 형이랑 백코트로 나설 수 있다. 바위 형은 사이즈도 좋고, 서로 수비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또 제가 플레이를 할 때 반대편에서 공간을 만들며 슛을 던져줄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이야기를 했지만, 바위 형과 같은 선수들이 (가스공사에) 많다. 전현우, 이대헌, 정효근 등 농구의 길을 알고, 이해를 하는 선수들이 많아서 저는 기대가 된다.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전술보다 서로 시너지가 잘 날 수 있는 조합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당연한 거다. LG의 조쉬 그레이는 (KBL에) 와서 (곧바로) 잘 했나? KT, KCC와 연습경기는 대학 팀과 두 경기를 한 뒤 세 번째, 네 번째 경기였다(4일 연속 경기). 벨란겔 선수가 필리핀에서 운동량이 많지 않았는데 한국에 와서 운동을 많이 하고 몸을 새롭게 만들어간다. 몸이 바뀌어가는 과정이다. 그런 과정에서 대학과 25분 정도씩 (장소를) 이동하며 뛰었다.
어떻게 보면 세 번째 경기(KT)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수비수 가드라고 할 수 있는 선수(정성우)와 서로 상성이 안 맞았다. 이런 상황은 배제하고, 표면적으로 ‘부진했다’, ‘안 된다’는 부정적인 말이 나오는 건 우리나라 전체적인 문화인 거 같다. 더 존중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누가 잘 할 수 있나? 지난 시즌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MVP인 최준용, 김선형 선수가 벨란겔과 똑같은 상황으로 필리핀에 가서 (곧바로 연습)경기를 뛰었다면 잘 했을까? 새로운 시스템과 새로운 환경에서는 절대 못한다고 생각한다. 박지성 선수도 결국 (해외리그에서) 적응을 해냈다. (적응하는) 그런 시간들이 당연히 있다. 그 때 더 믿어줘야 한다. 물론 미디어는 믿을 필요가 없다. 이런 이야기를 쉽게 하는 구조 자체가 되게 아쉽다. 그런 걱정을 전혀 안 한다.
벨란겔 선수가 한 번 깨졌다. 시즌 전에 이 깨진 횟수가 최대한 많으면 많을수록 시즌 들어가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욕을 듣고, 더 많이 깨지고, 저 선수 아무 것도 아니네라는 말이 100번 나오냐, 101번 나오냐에 따라서 벨란겔 선수의 경쟁력이 나올 거라고 여긴다.
벨란겔 선수와 아침 훈련을 같이 한다.
사실 많이 힘들어하는데 같이 (아침) 운동을 하겠다는 자체가 더 나아지겠다는 뜻이다. 제가 동료들에게 제 생각, 제 에너지를 전달하는 선이 있다. 지금 양준우처럼 나아지고 싶어서 미칠 거 같은 선수들, 예전의 현대모비스 이대성처럼, 그런데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친구들에게는 제가 가질 걸 다 알려주고 싶다.
배가 고파서 미칠 거 같은 선수들의 그릇에 밥을 퍼주면 너무 고마워한다. 그런데 다이어트를 하는 선수에게 밥을 많이 주면 그 선수에게 부담이다. 저는 그 선을 인지하려고 한다. 벨란겔 선수는 준우만큼은 아니지만, 배가 고프고, 그 밥 그릇에 누군가 뭔가를 담아주기를 바라는 느낌이다. 뭔가 알고 싶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싶은 에너지를 느꼈다. 같이 훈련을 하자고 해서 같이 하기로 했고, 같이 운동을 하는데 근성이 있다.
다른 구단보다 외국선수 입국이 늦다(유슈 은도예는 7일 입국, 머피 할로웨이도 곧 입국 예정).
사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결론적으로 걱정을 하지 않는다. 어쨌든 해결 능력이다. 적응의 문제, 동료와 손발 맞추는 것과 코트 안팎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잘 해결하면 문제가 안 된다. 그 핵심은 멘탈 터프니스(mental toughness)다.
할로웨이는 같이 지내면서 이미 제가 확인을 했다. 멘탈의 강인함이 다른 선수들을 초월한다. 은도예 선수는 제가 모르지만, 세네갈 국가대표의 주장이라면, 한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이고 그 선수들을 대표하는 선수라면, 이게(멘탈의 강인함)이 없었으면 그 자리에 못 갔을 거라고 생각한다. 멘탈 터프니스의 최정점에 있는 선수라고 믿고 있어서 그런 걱정을 제가 굳이 할 필요가 없다(웃음)고 생각한다.
다음 주(13~17일) 통영에서 외국선수와 함께 연습경기를 갖는다.
KBL 컵대회를 앞두고 전지훈련을 간다. 과정도, 결과도 어느 것 하나도 소홀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새로 시작하는 팀이고, 어느 팀과 경기를 해도 이기는 좋은 습관이 만들어져야 한다. 다만, 가장 첫 번째는 이런 결과든 저런 결과든 나올 건데 후회를 하지 않으려면 선수들이 모두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팀 융화에 최대한 초점을 맞춰서 지더라도 다음이 있게 졌으면 좋겠다. 이겨도 다음이 있는 승리여야 한다. 이겼지만, 우리끼리 이야기를 나눠서 우리 더 나아질 수 있겠는데, 져도 이런 문제로 졌는데 이렇게 하면 이길 수 있겠네라며 매 순간, 순간이 다음이 있는 결과였으면 한다. 동료들에게 강조하는 것도 그런 거다. 좀 심오한 대답일 수 있지만, 그런 점에 초점을 맞춘다.
팀도 트랜지션에서 더 극한 상황을 만들어 선수들이 극한 상황에서의 인지, 이해 능력을 만들도록 몰아붙인다. 저도 이번 주까지는 제 스스로 몰아치는, 그렇게 만드는 단계다. 더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제가 가진 새로운 기술을 확신을 가지고 만드는 기간을 이번 주까지로 본다.
다음 주부터는 좀 더 시즌 개막에 맞게 슛도 많이 쏘고, 힘든 훈련보다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잘 준비를 할 거다. 결국에는 결과를 내기 위한 거다. 과정이 의미 있으니까 결과도 잘 나오도록 남은 시간도 잘 준비하겠다.
#사진_ 이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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