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독기 품고 나온 2001년생 허예은, 챔프전서 개인 최다 득점 기록

여자농구 / 김호중 / 2021-03-10 01:4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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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용인/김호중 인터넷기자] 패배한 KB스타즈이지만 허예은의 활약만큼은 너무나도 긍정적이었다. 

청주 KB스타즈는 9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83-84로 패했다. KB스타즈는 시리즈 2패째를 당하며 벼랑 끝에 놓였다. 역대 챔프전 역사상, 0승 2패를 뒤집은 팀은 단 한 팀도 없다.

경기 내용만 놓고 살피면, KB스타즈 입장에서는 1차전보다는 긍정적인 경기 내용이 조금은 더 있었다.

박지수에 대한 의존도가 극심했던 1차전과 달리, 2차전에서는 지원군이 든든하게 있었다. 강아정(23득점), 최희진(10득점) 등 베테랑들이 1차전과는 다른 생산력을 보인 것.

특히, 2019-2020 WKBL 신입선수선발회 1라운드 1순위로 지명된 2년차 유망주 허예은도 언니들 못지 않은, 어쩌면 그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허예은은 이번이 생애 첫 챔프전이다. 1차전에서는 3분 58초만 출전한 허예은은 2차전부터는 경기 초반부터 중용되기 시작했다.

냉정하게 처음 코트를 밟은 허예은은 코트를 겉돌았다. 박지수, 강아정으로 공이 이어지는 연결 고리 정도의 역할을 소화하고 있었다.

하지만 분위기는 3쿼터 중반, 한 순간에 바뀌었다.

3쿼터 5분 25초를 남기고 모처럼 공격 기회를 잡은 허예은은 매서운 돌파를 통해 자유투를 얻어냈다. 하지만 허예은은 분노를 못 이긴듯 “쾅!”하고 손으로 바닥을 내리쳤다. 메이드를 못 시켜 득점인정반칙을 얻지 못한 것에 대한 스스로의 분노였다.

그간 ‘코트 위의 순둥이’ 정도로 통한 허예은이 프로 데뷔 후 가장 큰 분노를 표출했다. 장내에 있던 모든 사람이 허예은의 돌출 행동에 일제히 깜짝 놀랄 정도.

그 후 허예은의 플레이는 달라졌다.

180도 달라진 적극성으로 코트를 누비기 시작한 허예은은 곧바로 챔프전 첫 3점슛을 성공시켰다. 저돌적인 드리블로 파울을 얻어내 자유투 득점도 더했다. 수비 상황에서는 상대 패스 길을 읽고 스틸까지 성공했다.

백미는 감탄을 자아내는 패싱 센스. 3쿼터 종료 2분 1초전 골밑에 홀로있던 박지수에게 노룩 패스를 건네며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들어냈다. 박지수는 외곽에 킥아웃 패스를 전했고, 이는 강아정의 3점슛으로 이어졌다. 어시스트는 박지수에게 돌아갔지만, 실질적인 도움은 허예은이 만들어냈다.

강심장다운 면모도 인상적이었다.

팀이 32.6초를 남기고 70-72로 지고 있던 상황. 허예은은 골밑에서 박지수의 패스를 받고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슛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배혜윤으로부터 파울을 얻어내며 자유투 2개를 얻어냈다. (배혜윤은 이 반칙으로 5반칙 퇴장당했다.)

허예은의 통산 자유투 성공률은 66.7%밖에 되지 않는다. 이날도 앞서 4개의 자유투 중 2개를 실패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허예은은 침착하게 두 개의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켰다. 허예은의 득점 덕분에 KB스타즈는 연장으로 향할 수 있었다.

이날 허예은의 최종 기록은 12득점 1어시스트 1스틸. 본인이 2021년 2월 15일 부산 BNK 상대로 기록했던 커리어 최다득점 10점을 갈아치웠다. 시즌 통틀어 가장 중요한 무대인 챔프전에서 말이다. 클러치 상황에서만큼은 자유투 두 개를 모두 성공시킨 허예은은 불과 2001년생이다. 그녀의 담대함은 베테랑 이상이었다.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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