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언성 히어로] 캡틴이 인정한 캡틴 “박지훈의 희생, 팀이 안 될 수가 없다”

프로농구 / 최창환 기자 / 2026-10-19 10:00:35
  • 카카오톡 보내기

[점프볼=최창환 기자] 누구나 화려한 역할을 맡길 원하지만, 이를 위해선 결국 누군가 희생해야 한다. 정관장의 시즌 초반 상승세를 논하는 데에 있어 주장 박지훈의 공헌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2026-2027 KCC 프로농구 정규시즌 초반, 서울 삼성과 안양 정관장이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고 있다. 삼성은 세간의 평을 뒤집으며 23시즌 만의 개막 5연승을 질주했고, 정관장도 지난 시즌 포함 홈 12연승을 이어가는 등 6승 1패로 순항하고 있다. 라숀 토마스가 결장, 존 무니만으로 치렀던 삼성전이 패배한 유일한 경기였다.

뒤늦게 시즌 개막을 맞이하기 전, 9개 팀의 경기 영상을 모두 분석했던 전희철 서울 SK 감독은 “삼성이 잘한다는 느낌이라면, 정관장은 세다. 외국선수 동시 출전 제도에서는 가드 전력이 좋은 팀이 유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무니가 수비에서 안정감을 심어주니 공수에 걸쳐 단단함이 느껴진다. 가드들의 압박 수비도 강하다”라고 견해를 전했다.

주전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정관장의 상승세를 논할 때 빼놓아선 안 될 이름도 있다. 바로 박지훈이다. 정관장이 와이어 투 와이어를 달성한 2022-2023시즌에 식스맨상을 수상했던 박지훈은 2023-2024시즌을 기점으로 주전으로 도약했다. 승부처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주며 ‘지미 타임’이라 불리는 등 최근 3시즌 동안 평균 12.2점 3점슛 1.1개 3.9리바운드 4.7어시스트 1.4스틸을 기록하며 정관장의 앞선을 이끌었다.

올 시즌 초반, 박지훈에게 주어진 역할은 식스맨이다. 7경기 가운데 6경기에 교체 출전, 평균 19분 11초를 소화했다. 지난 시즌(27분 9초)에 비하면 약 8분 줄어들었지만, 효율은 매우 높다. 8.6점 2.6리바운드 1.1어시스트 1.3스틸을 기록하며 정관장의 선두권 질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정관장은 ‘가드 왕국’이라 불릴 정도로 화려한 가드 전력을 구축했다. 이 가운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변준형과 문유현이 복귀 후에도 쾌조의 컨디션을 유지, 나란히 주전으로 나서고 있다.

팀으로선 주전급 전력이 많을수록 장기 레이스를 치르는 데에 큰 힘이 되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희생이 불가피하다. 농구는 5명만 코트에 나설 수 있고, 경기 시간도 제한됐다. 누군가는 벤치멤버 역할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FA 대박을 터뜨린 데다 이후에도 꾸준히 주전으로 활약했던 선수가 이 역할을 맡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박지훈의 희생은 기록 이상의 평가를 받아야 마땅하다. 특히 18일 부산 KCC와의 경기에서는 문유현과 번갈아 허훈 수비를 맡으며 정관장이 역전승을 따내는 데에 기여했다. 박지훈은 이날 18분 39초만 뛰고도 8점 2리바운드 2스틸로 활약했다.

양희종 코치는 박지훈에 대해 “FA 대박을 터뜨렸던 주전이 식스맨 역할을 받아들인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팀을 위해 희생해 줬다. 코칭스태프의 고충에 공감해 주고 팀을 위해 희생해 주니 코치로서 고마울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박지훈 이전까지 정관장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캡틴이 바로 양희종 코치였다. 양희종 코치는 2014-2015시즌부터 은퇴하는 순간까지 코트 안팎에서 든든한 리더로 정관장을 이끌었다. 박지훈은 2024-2025시즌 중반 트레이드된 정효근(DB)의 뒤를 이어 정관장의 새로운 주장이 됐고, 올 시즌에 이르기까지 줄곧 주장을 맡고 있다.

양희종 코치는 “동료였을 때도 든든한 후배였는데 그때보다 더 성장한 것 같다. 많이 컸다(웃음). 주장이 이렇게 희생하면 팀이 안 될 수가 없다.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면 대견하다. 얼마 전 (변)준형이와 함께 외국선수들에게 저녁 식사를 대접하기도 했다. 코트 안팎에서 리더십을 발휘해 줘서 고맙다”라며 박지훈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 정도면 박지훈을 정관장의 숨은 영웅으로 꼽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사진_점프볼DB(문복주 기자)

[ⓒ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포토뉴스

많이 본 기사

최근기사

JUMPBALL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