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종별] 홍대부고, “휘문고 평균 201.8cm, 상상하기 싫은 팀”

아마추어 / 이재범 / 2019-07-25 08: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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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영광/이재범 기자] “저 선수들이 1년 정도 훈련을 해서 나왔다면 너무 무서운 팀이 되었을 거다. 상상도 하기 싫은 팀이다. 좋은 경험을 했다.”

홍대부고는 24일 전라남도 영광스포티움 국민체육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과 함께 하는 제74회 전국종별농구선수권대회 남자 고등부 D조 예선에서 휘문고에게 86-59로 이겼다.

이날 양팀의 맞대결에서 승부보다 휘문고의 평균 신장 201.8cm의 선수 구성에 관심이 더 쏠렸다. 휘문고는 이날 이두원(204cm, C), 정희현(202cm, C), 이강현(200cm, C), 이대균(201cm, F), 프레디(202cm, C)라는 2m 이상 5명을 선발로 내보내 전반 내내 교체 없이 경기를 운영했다.

특히, 이두원은 어릴 때부터 센터로서 성장하며 주목 받았고, 올해 대학이 아닌 프로 무대에 뛰어든다면 드래프트 1순위에 지명될 거라는 평가까지 듣는 선수다. 그럼에도 이두원이 포인트가드를 맡아 장신라인업을 이끌었다. 전주남중 김학섭 코치의 말에 따르면 이두원이 양손 드리블을 익혔고, 다른 선수들보다 습득 능력이 빨랐다고 한다.

휘문고 김승관 코치는 이날 경기 전에 “가드들이 아직 어리고, 부상 선수도 있어서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7~8경기 정도 장신 라인업으로 연습경기를 해봤다”며 “앞선 경기(vs. 가야고)에서 이두원을 가드로 기용했는데 드리블을 하다 실책도 했지만, 본인이 농구를 보는 눈을 넓히는 기회였다. 이두원도 ‘가드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면서 재미있어 한다. 그렇다고 이두원이 가드로 전향하는 건 아니다”고 했다.

골밑 플레이만 하던 2m 장신 선수들이 가드나 포워드로 외곽에서 플레이를 하며 다른 포지션 선수들을 이해하고, 또한 스스로 가진 다른 재능도 끌어낸다. 그렇지만, 2m 장신 선수가 드문 상대팀에겐 공포의 대상이다.

홍대부고는 이런 휘문고를 상대로 전반까지 36-31로 앞섰다.

홍대부고 이무진 코치는 “2m 넘는 선수들이 지역방어를 서니까 19세 청소년 대표팀 감독으로 나갔던 세계대회가 떠올랐다. 유럽 팀과 경기를 할 때 패스할 구멍이 없을 정도로 위협적이었다. 휘문고 장신 라인업이 투박해도 상당히 위압감을 줬다”며 “우리 앞선이 이런 경험을 처음 해봐서 당황하기도 했다. 또 완벽한 슛 기회에도 작은 선수보다 워낙 큰 선수들이 수비를 하니까 부담을 느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이어 “그나마 우리가 압박 수비를 해서 휘문고의 공격을 위력적으로 느끼지 못했다. 외곽에서 플레이를 하는 건 오히려 우리에게 도움을 줬다”며 “그래도 전반에 리바운드에서 9개 정도 적었다. 높이가 확실히 부담이었다”고 덧붙였다.

한 대학 감독은 “홍대부고니까 버틸 수 있었다. 다른 대학이었다면 20~30점 뒤졌을 거다”고 했다. 홍대부고가 휘문고에게 앞설 수 있었던 건 지승태(200cm, C)와 인승찬(200cm, F/C)이 골밑에서 버티고, 박무빈(187cm, G)이 휘문고 수비를 흔든 뒤 고찬혁(188cm, G/F)이 외곽포를 터트려준 덕분이다.

이무진 코치는 “전반에 앞선 건 휘문고의 실책(특히 속공 아울렛 패스가 부정확했다) 덕을 봤다. 또 이두원의 뱅크 3점슛(1쿼터 5분 57초에 성공, 휘문고 첫 득점이었음) 이외에는 3점슛이 또 안 들어갔다. 우리 외곽수비가 괜찮았다. 또 지승태(200cm, C)와 인승찬(200cm, F/C)이 골밑에서 몸싸움과 리바운드를 해줬기에 우리가 앞설 수 있었다. 다른 팀이었다면 상당히 고전했을 거다”며 “이두원이 쉽게 공을 뺏기지 않았다. 저 선수들이 1년 정도 훈련을 해서 나왔다면 너무 무서운 팀이 되었을 거다. 상상도 하기 싫은 팀이다. 좋은 경험을 했다”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이두원과 매치업을 이뤘던 박무빈은 “2m 이상 선수 5명이 3-2 지역방어를 섰다. 앞선에 이두원이 서 있고, 뒤에도 모두 장신 선수였기에 돌파해서 골밑으로 들어가도 또 2m 선수가 나오니까 중거리슛이나 레이업을 거의 할 수 없었다(웃음). 그래서 돌파한 뒤 외곽의 빈 곳으로 빼주는 플레이를 했는데 신장이 큰 선수들이라서 느린 면이 있어 외곽슛을 못 막았다”며 “압박수비를 하면 두원이가 센터 중에선 드리블을 잘 하지만, 패스까지 보면서 드리블을 하는 건 아직 부족하다. 압박수비를 하면서 지공보다 속공으로 경기를 풀었다”고 휘문고 장신 5명과 경기한 느낌을 전했다.

박무빈은 이날 3점슛 라인에서 한 두 발 더 떨어진 곳에서 3점슛을 던졌다.

박무빈은 “원래 (3점슛 라인에서 떨어져서 3점슛을) 던졌지만, 포인트가드로 바꾼 뒤에는 완벽한 기회가 아니면 (먼거리 3점슛을) 안 던졌다. 하이 포스트로 치고 들어가도 장신 선수가 수비를 나오고, 공격 시간도 안 남았을 때 먼 거리 3점슛을 시도했다”며 “두원이가 앞에 서 있을 때 팔이 워낙 기니까 기본 3점슛 거리에선 슛을 던질 수 없었다. 그래서 멀리서 던졌다”고 했다.

박무빈은 이어 “두원이가 3점슛보다 돌파 중심으로 수비를 했다. 돌파를 어떻게 하더라도 그 다음에 슛을 던지지 못하고 밖으로 빼줄 수 밖에 없었다”며 “수비할 때는 압박수비를 하며 스틸을 노리면 괜찮은데 하프라인을 넘어선 뒤에는 (골밑으로) 패스를 넣는 건 정확한 타이밍을 잡지 않으면 막기 힘들었다. 그런 점이 힘들었다”고 이두원과 매치업을 돌아봤다.

휘문고는 이번 대회뿐 아니라 8월 초 열리는 주말리그 왕중왕전까지 2m 이상 장신선수 5명을 종종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교 농구의 새로운 볼거리다.

홍대부고는 이런 휘문고의 높은 벽을 넘어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종별선수권 우승을 향해 순항했다.

#사진_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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