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2017시즌 NCAA 농구 중간 점검

해외농구 / 주장훈 기자 / 2017-02-04 0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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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주장훈 NCAA전문 칼럼니스트] NCAA 농구 16-17시즌도 새해를 맞았다. 각 학교들은 이제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은 정규 시즌 일정 동안 '광란의 3월' 토너먼트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얻기 위해 치열하게 소속 컨퍼런스 내에서 일정을 치르고 있다. 이 시점에서 각 팀들의 현재 모습과 앞으로의 상황을 전망해 볼 수 있는 시즌 중간 점검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




1. 컨퍼런스 일정... 절대 강호는 없다


지난 12월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컨퍼런스 일정에서는 그 어떤 팀들도 이변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컨퍼런스 내 소속 학교의 선수와 감독들은 상대팀 서로를 너무나도 잘 아는데다가 컨퍼런스 일정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홈 텃세가 극심한 적진에서 경기를 치러야 하는 '진짜 원정 경기'들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 시간으로 설 연휴 직전 열린 1월 4째주 경기에서 당시 전미랭킹 1위였던 디펜딩 챔피언 빌라노바가 마켓 원정에서, 랭킹 2위 캔사스는 웨스트 버지니아 원정에서, 그리고 랭킹 4위 켄터키는 테네시 원정에서 각각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빅 이스트 소속 빌라노바의 경우, 마켓 원정에서 무려 15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막판 맹추격을 허용하면서 졌다. 빅12 컨퍼런스 소속의 웨스트 버지니아는 홈인 모건 타운에서 전미랭킹 1위였던 베일러를 무찌른데 이어 2위인 캔사스까지 잡으면서 적어도 컨퍼런스 일정 내에서만큼은 홈 초강세를 보여주고 있다. SEC의 켄터키는 테네시 원정에서 후반 한 때 11점차까지 뒤지던 경기를 막판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면서 2점차까지 따라붙었으나 끝내 역전에 성공하지는 못하였다.


지난 12월초 켄터키의 홈구장 럽 아레나에서 켄터키를 누르면서 전미 2위까지 랭킹이 치솟았던 팩12의 왕자 UCLA도 최근 컨퍼런스 내 전통의 라이벌 애리조나와 USC에게 잇따라 패하면서 컨퍼런스 일정의 두터운 벽을 절감해야 했다.




2. 초강력 컨퍼런스 ACC의 혼전 양상



대서양연안 컨퍼런스(Atlantic Coast Conference), 즉 ACC는 이번 시즌 가장 강력한 컨퍼런스로 평가받고 있다. ACC는 오는 3월 68강 토너먼트에 소속 15개 학교 중 최대 10~11개까지 학교들이 진출할 것으로 전망이 되고 있을 정도. 초강력 컨퍼런스답게 컨퍼런스 일정이 시작되자, 극심한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초 프리시즌 전미 랭킹 1위에 올랐던 듀크가 ACC내에서도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이 되었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보니 듀크는 버지니아 공대, 플로리다 주립, 루이빌 원정에서 잇따라 패하면서 5할 승률을 간신히 유지하며 중위권에 머물러 있는 반면, 라이벌인 노스캐롤라이나가 컨퍼런스 전적 1위로 나서면서 신흥 강호 버지니아가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여기에 플로리다 주립과 노틀담, 심지어는 조지아 공대의 선전도 두드러지고 있다. 여기에 제이미 딕슨 감독이 모교인 TCU 감독직을 찾아 지난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버린 전통의 강호 피츠버그가 벤더빌트의 감독이었던 케빈 스털링을 신임 감독으로 데리고 온 후 리그 내 최하위로 몰락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시즌 준우승팀 노스캐롤라이나(이하 UNC)는 비록 팀의 에이스였던 마커스 페이지와 빅맨 브라이스 존슨이 졸업했지만 남은 조엘 베리와 저스틴 잭슨 등 고학년들이 훌륭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데다가 신입생 토니 브래들리와 2학년 케니 윌리엄스도 각각 골밑과 외곽에서 예상 외의 선전을 해주고 있다. 이 때문에 올 시즌 다시 한 번 대권에 도전해 볼 수 있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컨퍼런스 일정 개막전 조지아 공대의 홈에서 불의의 일격을 맞기는 했지만 그 이후 파죽의 7연승을 거두면서 초강력 ACC 컨퍼런스 내에서 최강팀의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 UNC는 이제 3학년이 된 조엘 베리가 전미 최고 수준의 안정된 포인트가드 플레이를 하고 있고 2학년 케니 윌리엄스가 외곽에서 깜짝 활약을 해주면서 지난 시즌까지 약점으로 지적돼 온 외곽 슛과 수비가 완벽하게 보완된 모습이다. 여기에 아이제이아 힉스와 케네디 믹스가 버티고 있는 골밑은 여전히 압도적이어서 UNC는 ACC 내에서 우승을 위협할 마땅한 적수가 보이질 않고 있는 상황. UNC는 주내 라이벌 NC주립을 홈으로 불러들여 107-56 이라는 대학 경기에서는 믿기지 않는 점수로 승리를 거뒀고 자신들의 홈에서 랭킹팀인 플로리다 주립과 전통의 강호 시라큐스를 차례로 격파했다. 다만 7연승 직후 까다로운 마이애미 원정에서 업셋을 당했고 남은 ACC 일정에서 뒤로 갈수록 어려운 팀들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 변수이다. 자신들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버지니아와 최대 라이벌 듀크와 홈과 원정 두 경기씩을 각각 남겨 놓고 있는데다 현재 전미 13위에 올라있는 루이빌 전, 복수를 노리고 있는 주내 라이벌 NC주립 원정이 넘어야 할 또다른 산이다.


리그 2위 버지니아는 전미 최고의 수비력을 보여주면서 대학농구에서는 극히 어려운 양질의 원정 경기 승리들을 가져오고 있다. 특히 전미 베일러와 캔사스 등 1, 2위팀이 가서 격파를 당한 웨스트 버지니아의 홈과 역시나 홈 텃세가 극심한 노틀담에서 승리를 거두는 놀랄만한 저력을 선보였다. 비록 전미 1위 빌라노바 원정에서 패했지만 이 역시 10점차 이상으로 경기 내내 앞서가는 등 끈끈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훌륭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한편 버지니아와의 홈 경기에서 패하기는 했지만 노틀담 역시 깜짝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팀 중의 하나이다. 전미 톱10 팀인 루이빌 전 승리를 포함해 파죽의 ACC 개막 5연승을 거두면서 단박에 ACC 선두권에 진입한 노틀담은 그러나 그 이후 4경기 중 3패를 당하면서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노틀담 역시 잔여 일정에서 듀크와 UNC, 플로리다 주립, 루이빌 등 랭킹팀들과의 맞대결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 ACC 우승을 위해서는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플로리다 주립은 자비에 레탄-메이스와 드웨인 베이컨의 투 톱 윙맨이 ACC 올스타급 활약을 해주고 있으며 신입생 빅맨 조나단 아이작이 팀내 득점 2위, 리바운드 1위를 기록하는 등 1학년답지 않은 깜짝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아이작은 신입생 빅맨임에도 불구, 80%가 넘는 자유투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플로리다 주립은 버지니아 원정에서 60-58 깜짝승을 거뒀고 홈에서는 듀크, 노틀담, 루이빌 등 컨퍼런스 내 강호들을 잇따라 잡아냈다. 비록 최근 두 경기 조지아 공대, 시라큐스 원정에서 차례로 패했지만 ACC내 3위권 자리를 유지하면서 선두 자리까지도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포인트가드 부문 최대어로 꼽히는 데니스 스미스 주니어가 활약하고 있는 NC 주립은 컨퍼런스 일정이 시작되면서 약체로 평가받았던 보스턴 칼리지, 웨이크 포레스트, 조지아 공대 등에게 일격을 맞으면서 실망스런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가 ACC는 물론 전미에서도 가장 홈 텃세가 심한 경기장 중 하나인 캐머론 실내 체육관에서 맞붙은 듀크와의 경기에서 후반 막판 10점차 점수차를 따라잡으면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시즌 희망의 불씨를 되살렸다. 이는 NC주립이 지난 1995년 이후 듀크의 홈에서 거둔 첫 승리였던 반면 듀크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이전 시즌 신입생 리크루팅에서 그토록 눈독을 들였으나 NC주립으로 방향을 틀었던 데니스 스미스의 32득점 활약 때문에 당한 패배여서 더더욱 뼈아팠다. NC주립은 현재 ACC 내 15개 학교 가운데 10~11위권의 순위를 달리고 있지만 컨퍼런스 일정이 절반 정도 남은 상황, 남은 일정 가운데 홈 경기 모두 승리를 거두고 원정에서 한 두 경기 정도 업셋을 할 경우, 어렵게 어렵게 토너먼트 진출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CC가 최강의 컨퍼런스인 이유는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너나할 것 없이 강호들도 언제 어느 때든 예상치 않게 원정에서 잡힐 수 있고 약체들도 홈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컨퍼런스 바닥권을 헤맬 것으로 평가가 되었던 조지아 공대는 신임 감독 조쉬 패스트너의 지도 아래 홈에서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주립, 그리고 노틀담에게 깜짝 승리를 거두는 이변을 연출했다. 특히 노틀담과의 마지막 경기에서는 짜릿한 버저 비터 레이업슛을 성공시키면서 승리해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선두부터 하위권까지 그 어느 하나 방심할 수 없는 ACC가 과연 몇 개의 토너먼트 팀들을 탄생시킬 수 있을 지, 그리고 토너먼트에서는 또 어떤 성적을 거둘 수 있을 지 주목된다.



3. 그레이슨 앨런의 '발걸기' 구설수와 듀크의 추락


여기에서 듀크의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당초 듀크는 프리시즌 랭킹 1위에 전망되면서 이번 시즌 압도적인 우승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이 되었다. 그러나 해리 자일스, 제이슨 테이텀, 마퀴스 볼든 등 초특급 신입생들이 시즌 시작부터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팀웍에 이상이 생겼고 12월부터 이들이 부상에서 하나둘씩 복귀한 이후에도 수비 조직력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질 않고 있다.


게다가 팀의 에이스이자 그레이슨 앨런이 지난 시즌에 이어 또다시 상대편 선수를 향한 '발걸기(tripping)'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팀 전체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었다. 앨런은 지난 시즌 루이빌과 플로리다 주립과의 경기에서 두 번에 걸쳐 상대 선수들의 발을 걸어서 넘어뜨리는 비신사적인 행동을 보이면서 언론과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이번 시즌 개막 직전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는 듯한 인터뷰를 하며 비난 여론을 무마시키는 듯 했으나 12월말 마지막 비컨퍼런스 일정이었던 일론(Elon) 대학교와의 중립 지역 경기에서 또다시 상대편 포인트 가드 스티븐 샌타 애나의 발을 걸어 넘어뜨리면서 비난 여론의 기름에 불을 붙였다. 마이크 슈셉스키 듀크대 감독, 즉 코치K는 앨런에게 무기한 출장 정지라는 자체 징계를 내리면서 불을 끄는가 싶었다. 그런데 듀크가 ACC 첫 경기 버지니아 공대 원정에서 패하자 코치K는 앨런을 부랴부랴 한 경기만에 복귀시켜 버리면서 여론을 악화시켰다. 이렇게 되자 '더티 플레이어'로 낙인찍힌 앨런의 일거수 일투족이 언론과 팬들의 조명을 받기 시작했고 이후 벌어지는 경기에서 나온 앨런의 단순한 허슬 플레이나 반칙까지도 언론의 주목을 받고 논란이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원정 경기를 치르며 앨런이 공을 잡을 때마다 상대편 홈 관중들은 야유를 보내기 시작했고 상대편 선수들은 앨런에게 트래쉬 토크를 쏟아 붓고 거칠게 몸싸움을 거는 등 도발하는 작전도 서슴치 않았다. 이 때문에 당초 프리시즌 올해의 선수로까지 꼽혔던 앨런의 플레이는 극도로 위축됐고 이는 팀 성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치K가 고질적인 허리 디스크를 치료하기 위해 수술을 받게 되면서 약 한 달여의 회복 기간 동안 제프 케이플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게 되어 감독 없이 컨퍼런스 초반 일정을 치러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듀크는 최근 웨이크 포레스트 원정에서 2점차 승리를 거두기 이전까지 ACC 초반 원정 경기들에서 전패했다. 심지어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컨퍼런스 내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NC주립에게까지 22년만에 홈인 캐머론 실내 체육관에서 패하면서 ACC 5할 승률도 유지하지 못하는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이대로라면 3월의 토너먼트 진출마저도 불투명해 보이는 상황이었다. 당당하게 프리시즌 1위로 출발한 듀크로서는 실망스런 시즌 행보가 아닐 수 없었다.


NC주립 전이 끝난 후 코치K는 수술 회복 중인 상황에서 팀 미팅을 소집해 선수들의 소극적인 태도를 다그치면서 향후 별도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학교 캠퍼스 내에서 듀크 유니폼과 훈련복 착용, 그리고 라커룸 출입을 금지시키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에 이르렀다. '듀크의 유니폼을 입으려면 그에 걸맞는 투지를 갖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선수들에게 강조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같은 조치가 효과를 발휘했는지 듀크는 최근 벌어진 웨이크 포레스트 원정에서 슈터 루크 케너드의 원맨쇼에 가까운 활약으로 진땀승을 거두면서 시즌의 희망을 살렸다. 하지만 여전히 노틀담 원정과 라이벌 노스캐롤라이나와의 두 경기, 버지니아 원정, 시라큐스 원정, 마이애미 원정이 남아 있는 상황이어서 시즌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은 상황. 1월 30일 현재 4승 4패로 5할 승률을 겨우 맞추고 있는 듀크로서는 코치K의 복귀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4. 서부 - UCLA 숨고르기... 곤자가, 애리조나 상승



시즌 초반 신입생 론조 볼과 TJ 리프의 대활약으로 일약 전국적인 주목을 받으며 돌풍을 일으킨 UCLA는 전미 랭킹 2위로 컨퍼런스 일정을 시작했다. 팩12 개막전인 전미 랭킹 21위 오레건 원정에서 딜런 브룩스에게 버저비터 3점포를 때려 맞으며 87-89 2점차 패배를 당했으나 그 이후 파죽의 6연승을 거두며 다시 상승세를 탔다. 특히 이 연승 행진 속에는 유타-콜로라도 원정 2연승이 포함된 전적이어서 의미가 컸다. 유타와 콜로라도 대학교가 지난 2011년 팩12에 가입한 이후 이 두 학교에서 차례로 치러야 하는 이른바 '록키 산맥 원정' 일정은 팩12 소속 타팀들에게는 그야말로 두려움의 대상이다. 두 학교는 록키 산맥 자락의 해발고도 1,300미터와 1,600미터 지점에 각각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2011년 팩10이 팩12로 확장된 이후 이 '록키 산맥 원정' 2연전을 스윕한 학교는 여태껏 단 한 팀도 없었다. 록키 산맥 원정 싹쓸이 승리에 힘입어 UCLA의 전미 랭킹도 3위까지 회복됐다.


그러나 그 이후 UCLA는 중요한 라이벌 전 일정에서 실망스런 경기력을 보였다. 특히 홈 구장인 폴리 퍼빌리온에서 치러진 컨퍼런스 전통의 라이벌이자 전미랭킹 14위 애리조나 전에서 경기 내내 끌려다닌 끝에 85-96 으로 두 자릿수 점수차 패배를 당했고 곧바로 이어진 LA 더비 전인 USC 원정에서 76-84 로 졌다. 대학 스포츠에서도 최고의 라이벌 중 하나로 꼽히는 UCLA-USC 전이지만 이미 지난 15-16시즌 중 UCLA는 USC로부터 홈-원정, 팩12 컨퍼런스 토너먼트 경기를 모두 스윕당하는 굴욕을 겪은 터라 이번 UCLA는 이번 원정 패배로 라이벌전 4연패의 상처를 안게 되었다.



반면 또다른 팩12 전통의 강호 애리조나는 컨퍼런스 개막 파죽의 9연승 무패 행진을 거두고 있다. 금지 약물인지 모르고 복용하는 바람에 시즌 초반을 통째로 결장한 윙맨 알란조 트리어가 최근 UCLA 전에서 복귀하자마자 12득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대활약하며 애리조나의 귀중한 원정 승리를 챙겼다. 애리조나는 특히 9명의 선수가 경기당 14분이 넘는 출장 시간을 기록하는 두터운 선수층을 활용하면서 극강의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개막 전부터 기대를 받았던 신입생 콤보 가드 코비 시몬스의 경기당 두자릿수 득점 활약도 주목할 만하지만 '핀란드 특급' 신입생 포워드 라우리 마캐넌의 깜짝 활약은 애리조나를 일약 파이널 포 후보로 올려놓고 있다. 마캐넌은 7피트(213cm)의 길고도 긴 기럭지가 무색한 빠른 드리블 능력과 50.5%라는 믿기지 않는 3점슛 성공률, 84%의 정확한 자유투까지 갖추고 있는 '대학판 덕 노비츠키'와 같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마캐넌은 현재 팀내 득점과 리바운드 1위(경기당 17득점, 7.7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UCLA의 론조 볼을 위협할 수 있는 팩12의 강력한 신인왕 후보이다.


서부에서 반드시 주목해야 할 또다른 팀은 미드 메이저의 명문 곤자가 대학교이다. WCC 소속의 곤자가는 현재 전미를 통틀어 남아있는 유일한 무패 전적 팀으로 AP랭킹 기준 전미 3위까지 올라 있다. 곤자가의 경우, 전학생과 다국적 선수들로 팀 구성이 이뤄져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팀의 에이스인 포인트 가드 나이젤 윌리엄스-고스는 워싱턴에서, 4학년 윙 조던 매튜스는 버클리에서, 그리고 3학년 포워드 조나단 윌리엄스는 미주리에서 각각 전학을 와서 팀내 중추적인 역할을 해주고 있다. 여기에 주전 센터 프쉐멕 카르노우스키는 폴란드, 포워드 킬리언 틸리는 프랑스, 가드 더스틴 트리아노는 캐나다, 그리고 루이 하치무라는 무려 일본 출신이다.


곤자가는 WCC라는 다소 손쉬운 컨퍼런스에 속해 있다는 점이 지적을 받고는 하지만 WCC 내에도 랭킹 팀인 라이벌 세인트 매리가 버티고 있고 브리검 영, 샌디에이고와 같은 학교들은 원정 가기 만만치 않은 팀들이다. 앞으로 브리검 영 원정과 세인트 매리 원정 경기가 곤자가의 무패 행진을 위협할 수 있는 일정이다. 만약 곤자가가 무패 행진을 이어가면서 컨퍼런스 토너먼트까지 승승장구한다면 68강 토너먼트에서 1번 시드를 받을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된다.




5. 특급 포인트 가드들의 활약



올해 NBA 신인 드래프트는 '포인트가드 드래프트'가 될 전망이다. 그만큼 현재 NCAA에서는 특급 1번 자원들이 넘쳐 나고 있다. 워싱턴 대학교의 마켈 펄츠, NC주립의 데니스 스미스 주니어, UCLA의 론조 볼, 그리고 켄터키의 디에런 폭스 등이 각각의 팀에서 활약해 주고 있는데 이들이 모두 1학년이란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미 UCLA의 론조 볼은 선배인 러셀 웨스트브룩급의 폭발력을 갖고 있는 장신 가드로 평가받고 있다. 특이한 슛폼을 갖고 있지만 3점슛 적중률도 43.1%에 이른다. 경기당 득점은 14.9점, 경기당 어시스트는 무려 8개나 기록하고 있다. 전후반 합쳐서 경기 시간이 40분인 대학농구에서 경기당 8개의 어시스트는 엄청난 기록이다.


NC주립의 데니스 스미스 주니어와 워싱턴의 마켈 펄츠는 모두 혼자서 팀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는 신입생 포인트 가드들이다. 이들은 NBA급 운동 신경과 기량을 보여주고 있지만 팀 성적이 부진해 이들이 NCAA 토너먼트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지가 불투명하다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전미에서 가장 폭발적인 백코트를 자랑하는 켄터키는 신입생 가드 듀오, 포인트 가드 디에런 폭스와 콤보 가드 말릭 몽크가 이끌고 있다. 이들은 한 번 불이 붙으면 겉잡을 수 없이 활활 타오르는 기량을 갖고 있다. 다만 경험 부족으로 인해 팀이 끌려가거나 침체에 빠져 있을 때 다소 플레이가 위축된다는 약점도 안고 있다.




6. 빌라노바, 캔사스 여전히 건재...



앞서 전미 랭킹 1위의 빌라노바가 마켓 원정에서 일격을 맞았다고 언급했다. 그 이후 전미랭킹 12위 버지니아를 홈으로 불러들인 최근 컨퍼런스외 경기에서 버지니아의 끈끈한 수비 조직력에 막혀 후반 10분을 남기고 12점차까지 뒤졌으나 그 이후 에이스 조쉬 하트와 지난 시즌 우승 버저비터의 주역 크리스 젠킨스가 외곽슛을 터뜨리면서 맹추격한 끝에 경기 종료 버저와 함께 터진 버저 비터 팁인 슛으로 61-59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빅 이스트 내에서 아직까지 빌라노바를 위협할 팀은 버틀러 정도를 제외하고는 없어 보인다. 당초 빌라노바를 견제할 것으로 보였던 크레이튼은 팀의 에이스였던 모리스 왓슨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전력에 크나큰 손실을 입게 됐다.



2위팀인 캔사스 역시 웨스트 버지니아 원정 패배 이후 빅12/SEC 챌린지에서 어려운 켄터키 원정을 승리로 가져가며 전미 1위 자리를 노리고 있다. 특히 이 경기 승리는 프런트 코트의 선수층이 극도로 얇아진 상황에서 거둔 승리이기 때문에 더욱 값졌다. 캔사스의 빌 셀프 감독은 최근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주전 포워드인 칼톤 브래그에게 무기한 자격 정지라는 중징계를 자체적으로 내렸다. 이 때문에 캔사스에서 이렇다할 빅맨은 랜던 루카스 한 명 밖에 남지 않았고 켄터키 전에서도 루카스와 함께 네 명의 가드 라인업을 세우는 초스몰 라인업을 가져가면서 승리를 갖고 왔다. 현재 캔사스는 장학금 수여 선수가 8명밖에 남지 않은 얇은 선수층을 갖고 잔여 일정에서 전미 2위인 베일러 대학교와 홈/원정 2경기를 치르는 산을 넘어야 한다.


한편 이 날 캔사스와 켄터키의 경기가 열린 켄터키의 홈 구장 럽 아레나는 경기장 내에서 측정된 소음도가 126.4 데시벨을 기록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함성이 큰 경기장'으로 기네스북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켄터키는 이같은 홈 관중 응원의 잇점을 살리지 못하고 캔사스에게 승리를 내줬다.




7. 빅텐 - 매릴랜드, 노스웨스턴 상승... 인디애나 하락



빅텐에서는 전통의 강호 미시건 주립이 최근 6경기에서 2승 4패를 기록하면서 주춤한 사이, 매릴랜드가 파죽의 6연승을 거두면서 빅텐 1위 자리를 질주하고 있다. 여기에 학교 역사상 최초로 NCAA 토너먼트 진출을 노리고 있는 노스웨스턴이 오하이오 주립 원정 승과 인디애나 전 승리를 포함해 최근 6연승을 거두면서 순항하고 있다.




매릴랜드는 여전히 건재한 베테랑 콤보 가드 멜로 트림블과 함께 신입생 3인방 포워드 저스틴 잭슨, 케빈 후터, 그리고 포인트 가드 앤써니 코원이 깜짝 활약을 해주면서 팀의 빅텐 우승과 지난 시즌 토너먼트 16강 진출 이상의 성적을 노리고 있다. 특히 최근 열린 미네소타 원정에서는 저스틴 잭슨이 3점슛 5개를 시도해 100%의 성공률을 보이며 28득점을 폭발시키는 대활약을 펼쳤고 외곽슈터 케빈 후터 역시 3점슛 5개 포함 19득점을 올렸다. 이같은 신입생들의 활약에 힘입어 매릴랜드는 현재 위스콘신과 함께 빅텐 우승 자리를 넘보고 있다.


젊은 감독 크리스 콜린스의 지휘 아래 최초의 토너먼트 진출을 노리고 있는 노스웨스턴에서는 포인트 가드 브라이언트 맥킨토시의 공수 전방에 걸친 활약이 주목할 만하다. 여기에 두 전천후 윙맨 스코티 린지와 빅 로우가 주 득점원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 시즌 초 빅텐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인디애나는 지금까지 4승 5패의 승률 5할이 넘지 않는 전적에 그치면서 컨퍼런스 중위권에 머물고 있다. 인디애나는 펜 주립 전 승리를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원정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있어 원정 경기 울렁증을 극복하는 게 가장 큰 숙제이다.




맺으며...
3월 첫째 주까지 계속될 컨퍼런스 일정의 절반 정도가 지나갔다. 이미 각 컨퍼런스 별로 상위권 팀들의 윤곽이 약간씩 보이고 있지만 아직 일정은 많이 남아 있고 3월초가 되어봐야 토너먼트 진출 팀들의 향방이 드러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비록 정규 시즌 일정에서 부진하더라도 컨퍼런스 토너먼트에서 어떤 신데렐라 팀이 떠오를 수 있을 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과연 치열한 컨퍼런스 일정 속에서 살아 남는 팀들은 누구일지, 그리고 상위권 시드를 노릴 팀들은 어디일지 남은 일정을 지켜보도록 하자.


# 사진출처= 한필상 기자, 각 학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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