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에이스, 존 월과 앤써니 데이비스의 동병상련

해외농구 / 양준민 / 2016-11-05 2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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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양준민 인터넷기자] ‘동병상련(同病相憐)’.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이들끼리 서로 불쌍히 여긴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필자는 올 시즌 존 월과 앤써니 데이비스, 두 선수들을 보고 있자면 계속해 이 성어가 떠오른다. 두 선수 모두 시즌 초반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에 걸맞는 팀 성적이 따라오지 않아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동료선수들의 부진이 이어지며 도무지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이들을 대상으로 한 트레이드설까지 불거지면서 소속팀의 분위기도 계속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美 현지 언론 CP 엔터테인먼트는 “데이비스와 월이 내년 시즌을 앞두고 각각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LA레이커스로 트레이드될 것이다”이라 보도하기도 했다.

물론 ESPN, CBS Sports 등 미국의 대형 언론들은 이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고 있지 않아 이들의 트레이드설은 루머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그저 웃어넘길 일만은 아닌 듯하다. 아니 땐 굴뚝에도 연기는 난다는 말이 있듯 현재 월과 데이비스의 가치와 이들의 스타성을 고려해볼 때 위에 언급한 두 팀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다른 팀으로의 이적은 발생가능한 일이다.

무엇보다 두 선수 모두 NBA를 대표하는 스타들이기에 이들도 당연히 우승에 대한 열망이 있을 것이다. 두 선수의 소속팀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와 워싱턴 위저즈 모두 우승에 도전하기엔 많이 부족한 팀들이다. 특히 뉴올리언스의 경우 이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아닌 꼴지를 면할 걱정을 해야 할 정도로 최근 그 전력이 급격히 나빠졌다. 이에 데이비스가 스스로 트레이드를 요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반면, 월은 스스로가 아닌 레이커스가 월의 영입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뉴올리언스와 워싱턴이 계속해 두 명의 스타와 동행을 이어가고 싶다면 적어도 앞으로 미래에 대한 비전이라도 보여줘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두 팀의 상황을 미루어볼 때 이마저도 쉽지가 않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최악의 출발 뉴올리언스 펠리컨스, 정녕 탈출구는 없나?

개막 후 5연패. 지난 시즌에 이어 뉴올리언스는 올 시즌 또 한 번 최악의 출발을 알리고 있다. 지난 시즌도 뉴올리언스는 7경기 만에 첫 승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5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피닉스 선즈전에서 뉴올리언스 선수들은 연패를 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며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이날 무려 55득점을 합작한 에릭 블렛소와 데빈 부커, 피닉스의 백코트진을 막지 못했고 뉴올리언스는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피닉스에 112-111로 패했다. 뉴올리언스로선 4쿼터 경기 종료 직전 터진 랜스 스티븐슨의 결승득점을 지키지 못하고 곧바로 부커에게 동점을 허용한 것이 뼈아팠다.

시즌 개막 전 타이릭 에반스를 제외하고 지난 시즌 부상악령에서 시달리던 대부분의 선수들이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데이비스 또한 벌크업에 성공했다. 여기에 특급신인 버디 힐드가 가세했고 FA시장에서도 테런스 존스, 솔로몬 힐 등 알짜배기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뉴올리언스는 내심 올 시즌을 무척이나 기대했었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즈루 할러데이가 가정사로 인해 무기한 결장을 확정, 시작부터 올 시즌 계획이 꼬이기 시작한 뉴올리언스는 조직력이 완벽히 무너진 모습을 보이며 현재 서부 컨퍼런스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데이비스의 고군분투다. 지난 시즌 업-템포 농구를 바탕으로 한 공격농구를 선호하는 엘빈 젠트리를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지만 지금의 뉴올리언스는 공격의 팀도, 수비의 팀도 아닌 어정쩡한 모습이 돼버렸다.

데이비스는 6일 현재 평균 30득점(FG 45.6%) 11.8리바운드 2.2어시스트 3.2블록을 기록 중이다. 개막전인 덴버 너게츠전에서 50득점(FG 50%) 15리바운드 5어시스트 5스틸 4블록을 기록, 이른바 혼자 북치고 장구 치고를 다했지만 팀은 패배를 면하지 못했다. 이날 앤써니가 기록한 50득점은 역대 개막전 최다점수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이어진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전에서도 팀은 122-114로 패배했다. 이날도 데이비스 혼자 45득점(FG 54.8%) 17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 2블록을 기록, 계속해 고독한 싸움을 이어갔다. 개막전 이후 2경기에서 평균 47.5득점을 기록하는 등 데이비스의 경기력을 실로 놀라웠다. 다만, 동료선수들의 지원이 부족하며 데이비스는 통한의 눈물을 흐릴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현재 뉴올리언스 가장 큰 문제점은 데이비스를 제외하고 뛰어난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없다는 점이다. 할러데이와 에반스를 대신해 주전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팀 프레이저는 주전으로 활용하기엔 2% 부족한 선수들인 것이 사실이다. 벤치에선 스티븐슨과 이트완 무어가 힘을 내주고 있지만 외곽슛 능력이 부족한 선수들이라 데이비스에 집중되는 수비를 분산시켜주지는 못하고 있다. 최근 스티븐슨이 2경기에서 평균 15.5득점을 기록, 데이비스가 홀로 이끄는 공격에 지원사격을 하고 있지만 수비에서 조직력이 무너진 모습을 보이며 그의 활약 역시도 빛을 바래고 있다.

그나마 프레이저가 평균 13득점(FG 49.1%) 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고군분투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에게 오랜 시간 팀의 야전사령관을 맡기엔 안정성과 수비력이 너무나도 떨어진다. 주전 스몰포워드인 힐도 공격보단 수비에서 강점을 보이는 선수라 공격력을 갖춘 선수가 필요한 현 뉴올리언스의 로스터 구성상 힐이 빛을 내기는 많이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서머리그와 프리시즌에서 폭발적인 득점력으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던 힐드도 최근 3경기에서 평균 12.7득점(FG 35.9%)을 올리고 있다. 기록만 본다면 신인치고 준수한 성적이다. 하지만 들쭉날쭉한 경기력과 야투성공률이 40%에도 못 미치지는 등 실질적인 생산성은 떨어지고 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시즌 초반 3경기까지 들어가지 않던 3점슛이 조금씩 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더해 오마르 아식과 알렉시스 야진사가 버티는 프런트라인업도 데이비스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2014-2015시즌 데이비스의 든든한 보디가드 역할을 하며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크게 공헌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두 선수 모두 부상악령에 시달리며 제몫들을 다하지 못했다. 특히, 아식의 경우 지난해 여름 뉴올리언스와 대형 재계약을 맺은 터라 아식의 부진은 한순간에 그의 계약을 악성계약으로 만들어 버렸다.

아식과 야진사 모두 프리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부활의 기미가 보였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시즌에 들어오면서 지난 시즌과 별반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아식은 느린 스피드로 인해 수비에서 계속해 공략대상이 되고 있다. 또한 아식은 1대1 공격옵션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 선수다.

2014-2015시즌에는 할러데이와 에반스가 돌파 이후 날카로운 패스들을 찔러주며 이른바 받아먹는 득점들을 많이 올렸지만 두 선수가 전력에서 이탈한 지금 공격에서 아식의 활용가치는 극도로 떨어져있다. 그래도 아식은 큰 몸집을 이용, 박스아웃으로 데이비스가 수비리바운드를 잡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아식은 이번 시즌 6경기 평균 1.6득점(FG 27.3%) 6.7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이렇게 뉴올리언스의 현재 상황은 한 마디로 총체적인 난국이다. 데이비스를 중심으로 빠른 템포의 농구를 보여주고는 있지만 공격에서 마무리를 지어줄 선수들이 부족한 터라 뉴올리언스의 업-템포 농구는 속도만 빠를 뿐 그 효율성은 크게 떨어지고 있다. CBS Sports도 새크라멘토 킹스의 드마커스 커즌스와 데이비스를 비교하면서 “데이비스의 주위엔 좋은 선수들이 없다. 뉴올리언스는 NBA에서 가장 약한 로스터를 가진 팀이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고독한 에이스 존 월, 브래들리 빌의 부활이 절실히 필요해!

그나마 월은 사정이 조금 낫다. 워싱턴은 5일 애틀랜타 호크스와 경기에서 모처럼 마신 고탓과 마커스 모리스가 골밑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며 난적 애틀랜타를 95-92로 제압, 3연패에 마침표를 찍고 올 시즌 첫 승을 신고함과 동시에 지난 경기 패배의 아픔을 되갚는데 성공했다. 이날 고탓과 모리스는 30득점 24리바운드를 합작하며 팀의 승리를 지켰다. 고탓은 온몸으로 드와이트 하워드의 공세를 막았고 월과의 2대2 플레이로 워싱턴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개막 후 계속해 부진을 보였던 브래들리 빌도 이날 28득점(FG 42.9%)을 올리며 올 시즌 처음으로 +20득점을 기록했다. 그간 빌은 이전의 3경기에서 평균 14득점(FG 38.1%)을 올리는데 그치고 있었다. 올 여름 빌은 워싱턴과 5년 약 1억 3,000만 달러에 재계약을 맺었다. 그만큼 빌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던 워싱턴이었다. 하지만 빌은 워싱턴의 믿음에 제대로 화답하지 못했다. 이날도 빌은 전반전까지 8득점을 올리는데 그쳤었다.

워싱턴의 고독한 에이스 월도 이날 21득점(FG 41.2%) 10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 팀 승리에 일조했다. 월은 지난 시즌 종료 직후 곧바로 양쪽 무릎 모두를 수술 받았다. 이후 생각보다 재활이 오래 걸려 워싱턴의 트레이닝캠프 합류가 불투명했지만 극적으로 트레이닝캠프에 합류, 컨디션을 점검할 수 있었던 월이었다. 월은 프리시즌에서 5경기 평균 12득점(FG 43.4%) 6.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마쳤다.

전 시즌에 비해 체중이 늘어난 월이었지만 여전히 날카로운 돌파와 패싱력으로 월은 이번시즌 평균 22득점(FG 44.3%) 5.3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월은 어시스트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록에서 커리어-하이를 기록하고 있다. 월의 이와 같은 활약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워싱턴은 앞서 언급했듯 다른 선수들의 부진이 이어지며 시즌 초반 고전을 이어가고 있다.(※6일 경기 이전 작성 된 기사로 당일 경기기록들이 미반영 된 점 양해의 말씀 구합니다.)

특히나 앞서 언급했듯 빌의 부진이 무척이나 심각해 보인다. 실제로도 워싱턴 포스트 등 현지 언론들과 팬들은 “빌은 올 시즌 어디로 사라졌는가. 빌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정말 모르겠다”라는 등의 말들로 빌의 부진에 대해 비판을 보내기도 했다. 더군다나 올 시즌 고탓이 월의 2대2 파트너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고 모리스 역시도 돋보이지는 않지만 쏠쏠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더해 주전 스몰포워드 오토 포터 주니어도 올 시즌 평균 13.5득점(FG 61.9%) 5.8리바운드를 기록,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렇기에 이들이 활약이 빛나면 빛날수록 빌의 부진은 더욱 돋보일 수밖에 없었다. 더불어 팬들과 전문가 모두 “빌이 충분히 평균 +20득점을 해줄 수 있는 선수”라 평가하고 있었기에 그의 부진에 대한 비판은 더 거셀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들과 달리 월은 자신의 백코트 파트너가 용기를 잃지 않도록 “빌은 충분히 올스타가 될 자질을 갖춘 선수다. 나의 올 시즌 목표 중 하나는 빌과 함께 올스타전 무대에 서는 것이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의 승리도 승리지만 워싱턴의 거둔 가장 큰 수확은 ‘빌의 부활’이었다. 스캇 브룩스 워싱턴 감독도 빌의 활약에 대해 “희망적인 밤이다”라는 말을 시작으로 “나는 우리 백코트진이 언젠가는 제 컨디션을 찾을 것이라 믿고 있었다. 오늘 밤은 무척이나 희망찬 밤이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월도 “승리보다는 오늘 게임을 통해 빌이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이 더 큰 수확이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빌도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올 여름 나는 공격기술을 늘리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기울였다. 그러나 시즌이 시작한 후 부진이 이어지면서 나 역시도 안타까웠다. 하지만 오늘 상대가 나에게 3점슛을 주지 않으려 애를 쓰는 모습을 보고 내가 아직 막을 가치가 있는 선수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자신감 있게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라는 말을 남겼다. 더불어 “올 시즌 신임 감독으로 부임한 브룩스 감독의 전술을 신뢰한다. 우리는 올 시즌 그와 함께 충분히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워싱턴은 월을 중심으로 조직력이 비교적 잘 갖춰진 팀이다. 그러나 월 혼자서는 팀을 승리로 이끌 수는 없다. 월이 상대들로부터 견제를 덜 받고 좀 더 효율성을 발휘하려면 빌의 득점지원이 절실하다. 올 시즌 고탓과 모리스, 포터로 이어지는 프런트코트라인이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빌만 부활해준다면야 워싱턴 역시도 충분히 플레이오프 경쟁을 벌일 수 있는 팀이다.

월과 데이비스, 두 선수 모두 NBA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들이다. 하지만 이들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소속팀의 성적은 항상 아쉬웠다. 이들 역시도 프로이기에 우승에 대한 열망이 절실할 것이다. 향후 뉴올리언스와 워싱턴 두 팀 모두 자신들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지키고 싶다면 이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그 의지를 보여줄 때가 됐다.

#존 월 프로필
1990년 11월 6일생 193cm 95kg 포인트가드 켄터키 대학출신
2010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 워싱턴 위저즈 지명
NBA 올스타 선정 3회(2014-2016) 2015 NBA 올-디펜시브 세컨드팀 2011 NBA 올-루키 퍼스트팀

#앤써니 데이비스 프로필
1993년 3월 11일생 211cm 115kg 파워포워드/센터 켄터키 대학출신
2012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 뉴올리언스 호네츠 지명
NBA 올스타 3회 선정(2014-2016) 2015 올-NBA 퍼스트팀 선정 2015 NBA 올-디펜시브 세컨드팀 선정 NBA 블록슛왕 2회 수상 2013 NBA 올-루키 퍼스트팀

#사진=손대범 기자, NBA 미디어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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