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에서도 시작된 핵 작전의 모든 것!

프로농구 / 김기웅 기자 / 2015-11-10 0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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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기웅 인터넷기자] 핵-어-승진이란 이름으로 KBL에도 핵전쟁이 시작됐다.


핵-어-XX 작전: 자유투 성공률이 좋지 않은 선수에게 고의적으로 반칙을 범해 상대의 득점을 저지하려는 작전



핵 전쟁의 시작
핵-어-XX라 불리는 고의 반칙 작전은 돈 넬슨 감독이 처음으로 시작했다. 넬슨 감독은 NBA를 대표하는 명장으로 통산 1,335승(1,063패)을 거뒀다. 그는 상식을 깨버리는 혁신적인 작전을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넬슨은 댈러스 매버릭스 감독이던 1997년 12월 29일 시카고 불스와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당시 시즌 자유투 성공률이 38%에 그치던 데니스 로드맨에게 경기 내내 고의적인 반칙을 지시해 핵-어-로드맨 작전을 시도했다. 그러나 로드맨은 이날 경기에서 12개의 자유투 중 9개를 성공했고 댈러스는 105-111로 패해 첫 번째 핵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핵-어-샤크로 유명해진 넬슨의 작전
넬슨 감독은 핵 작전을 다시 시도했다. 그 대상은 바로 샤킬 오닐이었다. ‘공룡 센터’라 불리는 그는 압도적인 힘을 앞세워 19시즌동안 1,207경기에 나서 NBA 우승 4회, 시즌 MVP 1회, 파이널 MVP 3회, 올스타 15회 선정됐다. 또한 58.2%라는 압도적인 필드골 성공률로 28,596점(경기당 23.4점)을 넣었다. 세계 최고의 리그인 NBA에서도 1대1로 그를 막을 선수는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에게도 약점이 있었다. 바로 자유투였다. 그의 커리어 통산 자유투 성공률은 52.7%였다.


넬슨이 오닐을 상대로 다시 이 작전을 시도하자 다른 감독들도 따라 사용하기 시작했다. 결국 이 작전은 핵-어-샤크라는 이름으로 유명해지며 ‘괴물’ 오닐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사용됐다. 경기종료 2분 전부터는 쓸 수가 없기 때문에 나머지 46분 내내 핵-어-샤크로 오닐을 괴롭혔다. 그러자 LA레이커스는 현역시절 자유투 성공률 90%에 빛나는 에드 팔루빈스카스 코치를 영입해 오닐에게 자유투를 가르쳤다. 오닐은 팔루빈스카스 코치와 자유투를 맹연습해 2002-03시즌에는 62.2%까지 올렸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5시즌동안 자유투 성공률이 50% 밑으로 떨어졌다. 상대팀들은 또다시 핵-어-샤크로 그를 괴롭혔다. 대표적인 사례는 2007-08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그렉 포포비치 감독은 핵-어-샤크 작전으로 오닐이 속한 피닉스 선즈를 4승 1패로 누르고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최근 NBA의 핵전쟁 타겟은?
핵-어-샤크 이후에도 다양한 선수들이 핵 작전의 타겟이 됐다. 최근 가장 많이 타겟이 된 조던은 지난 시즌 필드골 성공률이 무려 71%에 달했다. 이 기록은 시즌 전체 1위였다. 올시즌도 76.7%에 달하는 높은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의 통산 자유투 성공률은 단 41.6%다. 지난 시즌에는 39.7%, 올 시즌에는 단 33.3%에 그치고 있다. 높은 필드골 성공률에 비해 턱없이 낮은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는 조던을 수비하는 팀들은 여지없이 핵-어-조던 작전을 구사했다. 핵-어-조던 작전으로 인해 조던은 2014-15시즌 자유투 시도 횟수 NBA 전체 5위(471개)에 이름을 올렸다. 여느 팀 에이스 못지 않은 자유투 시도 횟수였다. 조던은 근거리 슈팅, 리바운드 실력이 뛰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오직 자유투 성공률 때문에 벤치로 향하는 일이 잦았다.


조던을 비롯해 대표적으로 핵 작전의 타겟이 된 선수는 조쉬 스미스(이상 LA 클리퍼스), 드와이트 하워드(휴스턴 로케츠) 등이 있다.




<2014-15시즌 자유투 100개 이상 시도 - 성공률 50% 이하를 기록한 선수>
선수(소속팀) - 성공률% (성공/시도)
이안 마힌미(인디애나) 30.4% (31/102)
안드레 드러먼드(디트로이트) 38.9% (142/365)
디안드레 조던(LAC) 39.7% (187/471)
에드 데이비스(LAL) 48.7% (92/189)
메이슨 플럼리(브루클린) 49.5% (157/317)
조쉬 스미스(휴스턴) 49.8% (127/255)
하산 화이트사이드(마이애미) 50% (78/156)


<2015-16시즌 핵전쟁 주요 타겟 Top5 - 자유투 20개 이상 시도>
선수(소속팀) - 성공률% (성공/시도)
메이슨 플럼리(포틀랜드) 24% (6/25)
디안드레 조던(LAC) 33.3% (12/36)
에드 데이비스(포틀랜드) 40% (8/20)
안드레 드러먼드 42.3% (22/52)
페스투스 이즐리(골든스테이트) 48% (12/25)


핵 작전 과연 효율적일까?
그렇다면 경기 내내 상대에게 자유투를 허용하는 핵 작전은 과연 효율적일까? 핵 작전에 있어 이득을 보려면 자유투 성공률이 얼마나 낮은 선수에게 시도해야할까?


핵 작전은 상대의 공격이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반칙으로 자유투를 허용하는 작전이다. 따라서 핵 작전으로 이득을 보기 위해서는 자유투로 인한 기대 득점이 정상적으로 수비했을때의 기대 득점보다 낮아야 한다. NBA에서는 공격권(Possession) 1회당 기대 득점을 분석한 지표가 있다. 이것과 핵-어-작전의 대상의 자유투로 인한 기대득점을 비교하면 어느정도 답이 나온다. (올시즌은 경기수가 적어 신뢰도가 낮기 때문에 지난 시즌의 지표를 기준으로 기사를 작성했다)


2014-15시즌 공격권 1회당 가장 높은 기대 득점을 기록한 팀은 1.098점을 기록한 LA 클리퍼스였다. 2위에 오른 팀은 1.097점을 기록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였다. NBA 30개팀 중 5개 팀은 공격권 1회당 기대 득점이 1점이 되지 않았다.



<2014-15시즌 NBA 공격권(Possession) 1회당 평균 득점이 1점이 되지 않는 팀 (Pts/1 Pos)>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 0.930점
뉴욕 닉스 – 0.971점
샬럿 호네츠 – 0.976점
올랜도 매직 – 0.996점
미네소타 팀버울브즈 – 0.998점


산술적으로 수비팀에서 LA클리퍼스에게 이 작전을 사용한다면 타겟이 되는 선수의 자유투 성공률이 54.9%이하가 되야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 시즌 LA클리퍼스에게 핵-어-조던 작전을 펼쳤다면 조던의 자유투 성공률이 39.7%였기 때문에 공격권 1회당 0.304점이 이익이었다는 말이다.


올시즌 조던의 자유투 성공률은 33.3%로 더 낮아졌다. 자유투 투샷을 얻더라도 기대 득점이 0.667점에 그친다. 2015년 11월 9일 저녁을 기준으로 LA클리퍼스는 올시즌 6경기에서 공격권 1회당 1.054점을 득점했다. 따라서 올시즌 핵-어-조던 작전을 펼친다면 산술적으로 공격권 1회당 0.387점이나 이익을 볼 수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핵-어-조던 작전은 수비하는 입장에서 적절한 수비 전술이 될 수 있다.


미네소타 팀버울브즈 포함 5개 팀에게 핵 작전을 시도한다면 자유투 2개를 허용하므로 타겟이 되는 선수의 자유투 성공률이 50%이하가 되야 한다. 그래야 공격권 1회당 기대 득점이 1점 이하로 내려가기 때문이다. 필라델피아에게는 자유투 성공률이 46.5%이하인 선수에게만 시도해야 이익을 기대할 수 있었다.


반대로 하워드의 경우에는 지난 시즌 자유투 성공률이 52.8%(기대득점 1.056점)였기 때문에 공격권 1회당 기대 득점이 1.042점인 휴스턴 로케츠보다 높다. 핵-어-하워드 작전을 사용한다면 산술적으로 수비팀이 다소 손해를 본다는 계산이 나온다.



<2014-15시즌 주요 타겟의 공격권 1회당 자유투 기대득점(성공률)과 팀 기대득점의 관계>
선수(소속팀) - 자유투 기대득점(성공률) - 팀 기대득점 = 이익?손해?
디안드레 조던(LAC) 0.794점 (39.7%) - 1.098점 = -0.304점 => 손해
-> 핵 작전의 적절하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쉬 스미스(휴스턴) 0.966점 (49.8%) - 1.042점 = -0.076점 => 다소 손해
드와이트 하워드(휴스턴) 1.056(52.8%) - 1.042점 = 0.014점 => 다소 이


단순 계산법으로만 나타난 지표로는 핵 작전의 성과를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다. 수비팀 선수들의 반칙 개수도 생각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조던에게 핵-어-조던으로 반칙을 실컷 하고 조던을 코트에서 내쫓았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팀반칙에 걸린 상태로 상대를 수비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대신 조던이 없는 상태이기에 리바운드는 더 유리해질 수 있다.


그리고 해당 경기의 중요도나 선수의 당일 컨디션에 따라서도 핵 작전의 성공여부는 달라진다. 따라서 핵 작전을 시도할 때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KBL과 NBA의 차이점은?
지난 8일, 원주 동부는 전주 KCC의 하승진에게 핵-어-승진 전략을 시도했다. 경기종료를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하승진에게 핵 작전을 시도한 것이다. 심지어 하승진은 공을 소유하고 있지도 않았다. 많은 팬들은 의아했다. 저게 허용이 됐었나?


KBL은 로컬 룰을 없애고 FIBA룰을 전격 사용하고 있다. FIBA룰에는 4쿼터 2분 전 공을 소유하지 않은 선수에게 고의 반칙을 범하는 것에 대한 관련 규정이 없다. 따라서 아무에게나 반칙을 범해도 일반 반칙과 똑같이 처리된다. 승부처에서 반칙 작전이 더 쉬워졌다. 상대팀의 공격이 시작하자마자 자유투 성공률이 가장 낮은 선수에게 반칙을 범하면 되기 때문이다. 동부는 규정의 맹점을 이용해 상대의 약점을 집중 공략했다. 경기 마지막 순간 동부는 KCC의 리카르도 포웰이 덩크를 실패해 역전승을 할 기회를 잡았지만 실패해 77-78로 아쉽게 패했다.


KBL발 핵전쟁의 주요 타겟이 될 위험인물은?
KBL에는 공격 1회당 기대 득점과 같은 자세한 분석 자료가 없다. 따라서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지난시즌 NBA의 공격권 1회당 기대득점을 자유투 성공률로 환산한 46.5%-55% 내외로 기준을 잡아 타겟을 선정했다. KBL에서 올시즌 10개 이상 시도, 55%이하의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한 선수는 총 6명이다. 신명호(KCC)가 10개중 단 3개만을 시도해 30%에 머물렀고, 커스버트 빅터(모비스)는 54.93%로 안타깝게도 타겟 후보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KBL 올시즌 자유투 10개 이상 시도 + 55% 이하 선수들>


선수명(소속팀) 성공률 (성공/시도)
신명호(KCC) 30% (3/10)
윤호영(동부) 43.75% (7/16)
하승진(KCC) 47.83% (11/23)
이현석(SK) 50% (5/10)
블레이클리(케이티) 50% (44/88)
빅터(모비스) 54.93% (39/71)


은퇴한 선수까지 대상(통산 자유투 성공개수 50개 이상)을 확장해보자면 가장 먼저 퍼비스 파스코(전 LG)가 있다. 불명예스러운 사건으로 영구제명된 파스코는 KBL에서 210개의 자유투를 시도해 단 85개만을 성공해 40.5%를 기록했다. 국내 선수 중에서는 정경호(49.2%), 손준영(50%), 하승진(52.7%)이 낮은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했다. 한때 3점슛 성공률보다 자유투 성공률이 더 낮다고 화제가 됐던 차재영(전자랜드)의 통산 자유투 성공률은 58.3%로 비교적 높아 핵 전쟁의 타겟으로는 부적합했다.


KBL에도 평화유지군이 필요하다


동부가 비록 8일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했지만 핵 작전으로 나름 쏠쏠한 효과를 봤다. 하승진이 막판 자유투를 연이어 놓쳐 패색이 짙었던 동부에게 승리의 희망을 가져다줬기 때문이다. 동부의 모범사례(?)로 핵 전쟁이 확산될 조짐이 보인다.


핵 작전은 과연 문제가 없을까? 분명 규정상으로는 문제가 없다. 정해진 규칙을 이용한 정당한 작전이다. 핵 작전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말한다. “정해진 규칙을 이용해 상대의 약점을 공략하는 것이 왜 비난의 대상인가? 핵 작전은 좋은 전술이다”라고 말이다.


맞는 말이다. 분명 핵 작전은 규칙으로도 정당하며 비겁한 작전이 아니다. 그러나 NBA에서는 이러한 핵 전쟁을 막기위해 오래 전부터 ‘어웨이 파울’ 규칙을 도입해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핵-어-조던 같은 작전을 막기 위해 또다시 개정의 바람이 불고 있다. 왜 정당한 핵 작전을 막으려는 걸까?


가장 핵심이 되는 이유는 바로 프로농구가 상업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핵 작전을 즐길 수 있는 팬들은 다양한 경우의 수에 대해 생각하고 그것에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골수팬의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농구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아 규칙, 작전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팬들에게는 재미가 반감될 수 있다. 그들은 아직 규칙, 작전보다는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와 뜨거운 승부에 감동을 느끼며 농구를 배워가는 단계인 팬들이다. 핵 전쟁을 자칫 잘못하다가는 소중한 팬들을 잃을 수 있다. KBL이 매니아층 스포츠가 아닌 대중적인 스포츠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핵 작전의 정당성, 농구 규칙의 정통성을 주장하기보다 많은 팬들의 재미를 위해 핵 전쟁을 막아야한다. 설령 또다시 FIBA룰을 깨버리더라도 말이다.


농구가 인기가 많아지기 위해서는 팬들이 어떤 것에 더 열광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전쟁에서 승리자는 없다. 많은 팬들은 평화를 원한다. KBL도 어서 비핵화 선언을 해야할 때가 다가왔다.


#사진 -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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