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인물] 더욱 날카로워진 눈빛, 맏형이 된 살림꾼, 성균관대 이윤기
- 매거진 / 김용호 / 2020-03-26 08: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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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용호 기자] 묵묵하고 조용하다. 그러나 코트에서 내뿜는 에너지는 누구보다 뜨겁다. 어느덧 팀의 맏형이 된 성균관대 이윤기는 신입생 시절부터 그렇게 자신의 자리를 지켜왔다. 어떤 역할이든 마다하지 않고 최선을 쏟아 부으며 남모르게 발전했던 선수이기도 하다. 이제는 그 노력의 결실을 조금씩 맺어갈 때다. 어깨는 무거워졌지만, 그만큼 눈빛은 더 매서워진 이윤기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이 인터뷰는 3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통한의 블록’ 다시 일어서게 한 2019 챔프전
2019년 10월 27일. 아마도 이윤기의 농구인생에서 가장 아쉬움이 많이 남을 날일 것이다. 대학농구 U-리그 플레이오프 4강에서 고려대를 꺾고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랐지만 끝내 우승에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날 이윤기는 팀이 한참 추격세를 타던 시점에 박지원의 레이업을 쫓아가 뒤에서 쳐냈다. 하지만 심판은 이를 파울로 선언했다. 본인은 블록이라는 확신이 있었지만, 심판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만약 블록이었다면, 성균관대가 분위기를 완벽하게 뒤집을 수 있었던 상황이었기에 아쉬움은 더 짙을 수밖에 없었다.
동계훈련 막바지였던 이윤기는 작년 챔피언결정전을 돌아보며 “경기가 끝난 직후에는 그 어느 때보다 아쉬웠다. 힘들게, 그리고 열심히 올라갔던 무대인만큼 간절함이 컸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아쉬움은 그날뿐이었다. 곧장 다음 시즌만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올 시즌 전력누수가 크다. 이윤수(DB), 박준은(현대모비스), 이재우(삼성), 임기웅(KGC인삼공사)이 프로에 진출하면서 사실상 새 판을 짜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간 많은 시간을 뛰지 못했던 3학년 최주영이 주전 센터로 나서게 된 가운데, 가드 포지션에 신입생들이 대거 합류했다. 이윤기는 이들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해내야 한다. 여태껏 해본 적이 없는 리더의 역할도 그의 몫이다. “형들 빈자리가 클 것 같긴 하다”고 2020년을 내다본 이윤기는 “맏형이 됐다는 책임감이 됐다는 마음에 동계훈련 시작부터 많이 힘을 줬던 것 같다. 경기 중 역할은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지만, 내가 스스로 꼭 해내야 하는 역할은 확실하게 해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남다른 눈빛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2014년 부임한 김상준 감독은 이윤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이윤기는 궂은일에 주력하는 블루워커부터 시작해 주축으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부지런한 성장세를 보였다. 김상준 감독도 이를 인정하고 있었다. “현대 대학무대에서 수비 레인지가 가장 좋은 선수”라며 말이다. 이윤기 스스로도 자신의 수비만큼은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코치님들이 훈련 때 해주셨던 말인데, 수비를 할 때 눈빛이 다르다고 하시더라. 나도 내가 잘 해낼 수 있는 플레이인 만큼 더욱 집중하게 되는 것 같다.” 이윤기의 말이다.
기록에서도 이윤기의 수비 능력은 충분히 드러난다. 지난 대학농구 U-리그에서 이윤기는 16경기 동안 17개의 블록슛을 기록했다. 팀의 기둥 이윤수(18개)와도 단 한 개 차이. 리그 5 위에 올랐을 정도로 센터 못지 않은 센스를 보였다. 리바운드도 5.9개로 이윤수에 이어 팀 2위였다. 이렇듯 이윤기는 올 시즌에도 자신의 수비로 확실히 팀에 공헌하겠다는 각오다. 이윤기는 “올 시즌도 내게 원하는 역할은 수비다. 맏형이 된 만큼 수비에서는 더 실수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지난 시즌에 수비에서 아쉬운 실수들이 많았다. 그걸 줄이고자 한다”며 나름의 목표를 전했다. 그가 수비에 더욱 시선을 집중하는 이유는 또 있었다. 바로 팀원들에 대한 믿음이 그만큼 강했기 때문이다.
이윤기는 “같은 학년에 (양)준우도 있고, 동생들 중에서도 공격을 해줄 선수들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수비에서 더욱 힘을 내면 졸업한 형들의 빈자리를 메우면서 올해도 목표로 하는 곳까지 올라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쩌면 프로 진출을 앞둔 마지막 시즌이기에 개인의 퍼포먼스도 생각 안 할 수 없는 상황. 그러나 이윤기는 개인보다는 팀에 더 신경을 쓰겠다고 강조했다. “냉정하게 말해서 정규리그 개인상 중에 내가 받을 수 있는 상은 수비상 정도다. 그러나 먼저 상을 신경 쓰고 뛰지는 않을 것이다.”
이윤기라는 단단한 자물쇠와 함께 시즌을 맞을 성균관대, 과연 이들이 2020시즌에도 대학농구 정상을 향해 비상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이윤기 프로필_
1997년 11월 7일생, 189cm/95kg, 포워드, 안남중-제물포고-성균관대
# 사진_점프볼 DB(한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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