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스 돌아오는 KCC, 송교창 없이도 우승후보?
- 프로농구 / 김종수 / 2022-07-21 14:05:33

전주 KCC는 다음 시즌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팀중 하나다. 간판 스타이자 에이스인 송교창(26·201.3cm)이 군 입대로 인해 팀을 떠나있는 가운데 대대적인 전력 개편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송교창과 함께 팀을 이끌었던 베테랑 이정현이 삼성으로 둥지를 옮겼고 팀의 미래로 꼽혔던 유현준 또한 FA 보상선수로 떠났다. 지난 시즌 팀내 빅3로 불리던 선수가 올 시즌 한명도 뛰지 못하게 됐다.
물론 새로이 합류하게 된 선수도 그 이상이다. 비시즌간 공격적 행보를 통해 FA시장에서 국내 최고 파워포워드로 꼽히던 ’두목 호랑이‘ 이승현(30‧197cm)과 ‘KBL의 아이돌’로 불리고 있는 허웅(29‧185.2cm)을 동시에 영입했다. 약점으로 꼽혔던 토종 4번 자리가 단숨에 강점으로 바뀐 것을 비롯 이정현이 빠져나간 공백 역시 이제 막 전성기에 접어든 젊은 슈팅가드로 채워 넣었다. 그야말로 역대급 FA행보를 가져간 KCC에 대해 뜨거운 시선이 몰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시즌 우승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승현, 허웅을 영입했다고는 하지만 이정현, 유현준 등 빠져나간 전력의 공백도 크며 포지션별 밸런스, 선수층 등에서 여전히 약점이 지적되고 있다. 로테이션이 활발한 최근 농구 트랜드에서 그러한 부분들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더욱이 KCC는 공간을 넓게 쓰는 스페이싱 농구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때문에 대다수 팬과 전문가들은 이근휘, 김동현, 서정현 등 젊은 피들이 경험을 쌓고 송교창이 돌아오는 다음 시즌이 진짜 KCC의 농구를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이 될 것이다고 평가한다. 안정적으로 볼 운반을 해줄 수 있는 1번 부재는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지만 허웅, 송교창, 이승현, 라건아로 이어지는 2~5번 라인은 완벽한 공수밸런스가 기대되고 있다. SK 등 기존 강호와 충분히 자웅을 겨뤄볼만하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구태여 다음 시즌까지 갈 것도 없이 올 시즌에도 충분히 우승권에서 경쟁할 힘이 KCC에 생겨났다. KCC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선수 중 한명으로 꼽히는 타일러 데이비스(25·208㎝)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KCC는 성적, 인기 등에서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팀 답지 않게 외국인선수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신선우 감독 시절에는 조니 맥도웰, 재키 존스, 찰스 민랜드 등 개인기량과 팀플레이에 고루 능한 외국인선수의 덕을 보기도 했으나 사실상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경쟁팀들과 비교해 외국인선수 파워에서 항상 밀렸다. 그런 상황에서 지난 2020∼2021시즌 등장했던 데이비스는 강력한 외국인선수에 목말라했던 KCC팬들의 갈증을 단숨에 해소해주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해당 시즌 KCC는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는데 거기에는 팀 내 약점을 강점으로 탈바꿈시켜준 데이비스의 역할이 매우 컸다는 평가다. 그는 기량도 좋았지만 KCC와 궁합이 잘 맞았다. 각 팀마다 외국인선수에게 바라는 것은 다르다. 외곽슛까지 갖추며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한 팀이 있는 반면 토종 파워포워드 부재로 송교창이 4번을 볼 수밖에 없었던 KCC입장에서는 무조건 포스트를 사수해줄 선수가 절실했다.
데이비스가 딱 그런 스타일이었다. 좀처럼 골밑 근처를 벗어나지 않은 채 듬직하게 골밑을 지켜주며 클래식 센터로서의 위엄을 뽐냈다. 혼자서 상대 4, 5번을 거뜬히 상대할 정도로 무게감이 빼어난 데이비스가 있었기에 정통적인 4번이 아닌 송교창이 장기를 살려 내외곽을 오간 채 마음껏 본인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적어도 해당 시즌 한정으로 평가하자면 최고의 정통센터였다. 철저한 공수 리바운드 단속은 물론이거니와 동료의 슛이 실패하더라도 이를 풋백득점으로 연결하는 경우가 많아 팀플레이적인 측면에서 많은 시너지를 나게 했다. 파워는 물론 기동성도 나쁘지 않으며 슛 거리가 길지는 않지만 미들슛 능력까지 갖췄던지라 클래식 센터치고 쓰임새를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다는 부분도 장점이었다.
데이비스가 있고 없고에 따른 경기력 차이는 이후 행보에서도 알 수 있다. 데이비스가 버티고 있던 초중반에는 연승 행진을 달리는 등 단독 선두를 여유있게 지켰지만 팀을 떠난 후반기부터는 경기력이 뚝 떨어졌으며 결국 챔피언결정전에서 완패를 당하는 이유 중 하나로 작용하고 만다. 역대 최고의 외국인선수 자레드 설린저를 앞세운 KGC의 경기력은 사상최강 수준이었지만 데이비스가 건재했다면 일방적으로 당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는게 중론이다.
당시에도 증명됐다시피 데이비스가 든든하게 버티어 주게 되면 라건아(33·199㎝)의 쓰임새도 더 효율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 데이비스가 센터 본연의 클래식한 스타일에 강점이 있다면 라건아는 달리는 농구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둘이 번갈아 나올 경우 각각의 다른 전술이 가능하며 서로간 체력 세이브도 용이하다. 무엇보다 1옵션 라건아를 2옵션으로 쓸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상대팀에게는 엄청난 위협이 된다.
데이비스의 존재는 국내 선수들의 플레이에도 상당한 시너지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현은 오리온 시절부터 팀 내 수비 문제로 인해 본의 아니게 상대 외국인선수를 수비해야 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이승현의 버티는 힘과 수비센스가 좋기에 가능했던 일이지만 그로인한 체력소모는 물론 다른 플레이에도 영향이 갔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데이비스, 라건아가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외려 골밑수비에 대한 부담을 덜고 좀 더 전방위로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 플러스 요인이 많아 보인다. 더불어 이승현, 데이비스 등이 묵직하게 스크리너 역할을 해주게 되면 허웅은 물론이거니와 이근휘, 전준범 등 슈터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뒷선은 물론 앞선까지도 동시에 살아나는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살림꾼 정창영의 존재도 여전히 든든하다.
물론 여전히 송교창의 빈자리는 크게 느껴지며 확실한 1번 자원에 대한 부분도 숙제로 남아있지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2020~2021시즌 당시에도 포지션별 밸런스는 완벽하지 않았다. 김상규가 3~4번을 오가며 식스맨 역할을 잘해주고 김지완, 유병훈 등 베테랑 가드진이 부상없이 시즌만 소화해주더라도 경쟁력은 충분하다. 거기에 다가올 신인드래프트에서 즉시 전력감 포인트가드를 선발할 수 있다면 화룡점정이 될 것이다는 분석이다. 비시즌간 최고의 화제를 모았던 KCC가 다가올 시즌에서 대형 사고를 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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