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드 많은 KCC, 1번은 무주공산?
- 프로농구 / 김종수 / 2022-07-27 05:06:40

전주 KCC는 다음 시즌 성적이 가장 궁금해지는 팀 중 하나다. 비시즌 FA 시장에서 공격적 투자를 통해 이승현(30‧197cm)과 허웅(29‧185.2cm)을 동시에 영입하며 팀 색깔 자체가 확 바뀌어버렸기 때문이다. 이승현은 자타공인 국내 최고의 파워포워드다. 외인 수비까지 어느 정도 가능할 정도로 힘과 몸싸움 능력이 좋으며 높은 BQ에서 나오는 팀플레이 공헌도도 일품이다.
개인 능력도 빼어나지만 궂은일, 스크린 플레이 등을 통해 동료들을 강하게 해줄 수 있는 선수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근휘, 전준범 등 슈터들은 물론 김지완, 박경상 등 공격성 강한 가드들도 혜택을 많이 볼 것으로 예상된다. 기동성까지 준수한지라 정통센터 타일러 데이비스(25·208㎝), 달리는 농구에 강점이 있는 라건아(33·199㎝), 누구와도 원활한 호흡이 가능하다. 외곽 능력을 갖춘 장신 식스맨 김상규(33·201㎝)의 활용도도 더 높아질 수 있다.
확실한 앞선 에이스 허웅의 가세 또한 KCC 전력에 큰 플러스로 작용할 것이다는 분석이다. 허웅은 지난 시즌을 통해 리그를 대표할만한 슈팅가드로 발돋움했다. 이전까지 준수한 주전급 2번이었다면 현재는 동 포지션 최고 선수 중 한명으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다. 최근 아시안컵에서도 중요한 순간에 알토란같은 득점을 올려주며 킬러 본능을 뽐냈다.
허웅이 더욱 기대되는 것은 매 시즌 성장을 거듭하며 이제 막 전성기에 들어섰다는 부분이다. 프로 초창기의 허웅은 스팟업 슈터에 가까웠지만 이후 돌파나 패싱능력 등 하나씩 아이템이 추가되며 전천후 슈팅가드로 진화했다. 최근 들어서는 공격력은 더 날카로워진 채 볼 핸들링, 보조리딩 등도 부쩍 늘며 1.5번까지 가능한 자원이 됐다. 때문에 데이비스(라건아), 이승현이 지키는 강력한 골밑과 서로간 상당한 시너지가 기대되고 있다.
이런 부분만 봤을 때 KCC는 엄청난 전력상승이 예고되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들어온 자원 이상으로 나간 전력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일단 지난 시즌까지 팀내 원투펀치로 꼽히던 송교창(26·201.3cm)과 이정현(35‧190.3cm)이 모두 없다. 송교창은 군문제 해결을 위해 상무에 입대했으며 이정현은 FA를 통해 삼성으로 둥지를 옮겼다.
팀을 떠난 이정현은 이제 전력외가 되었고 송교창이 돌아올 다다음 시즌에 제대로 우승에 도전할 것이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사실 이승현, 허웅이 건강하게 시즌을 치르고 그로인해 다른 선수들까지 살아날 경우 다음 시즌부터 우승전력이 되지말란 법도 없다. 2020∼2021시즌 정규리그 우승에 공헌했던 데이비스의 가세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문제는 농구는 팀 스포츠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좋은 선수가 추가되었어도 특정 포지션이 구멍이 된다면 제대로 된 위력을 내기 힘들다. 특히 코트 위에서 선수들을 지휘해야 할 야전 사령관의 부재라면 더욱 그렇다. KCC가 현재 그러한 상황이다. 현재 가드진에는 유병훈, 허웅, 박재현, 정창영, 김지완, 김동현, 박경상, 이진욱까지 8명이나 된다. 양적으로는 풍부해 보인다. 이름값도 좋다.

하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누가 주전 1번을 맡을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여기서 주전 혹은 핵심 가드로 구분될만한 선수로는 허웅, 정창영, 김지완이 있다. 일단 허웅은 주전 슈팅가드이며 정창영같은 경우 2~3번을 오가는 살림꾼 유형의 선수다. 나머지 선수들은 물음표 투성이다. 유병훈 정도를 제외하고는 하나같이 듀얼가드 성향인데 그마저도 색깔이 불분명한 선수 일색이다.
김동현은 검증되지 않은 2년차 유망주며 박재현, 박경상, 이진욱 등은 프로에서 제대로 보여준 것이 적다. 박재현, 박경상은 꾸준히 하락세이며 최근 기회를 꾸준히 받은 이진욱은 수비형 가드라고는 하지만 디펜스가 탁월하다기보다는 말 그대로 열심히만 하는 선수다. 특정 선수 스토퍼나 상황에 따라 미션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리딩이나 메인 볼 핸들링을 맡길 만한 전력은 아니다.
이같은 문제는 KCC가 상당한 기대를 걸고 영입했던 김지완(32·187㎝), 유병훈(32·188㎝)만 어느 정도 해준다면 해결된다. 둘 다 1번으로서 신장도 나쁘지 않고 수비에서도 구멍 수준은 아니다. 패스와 리딩능력이 준수한 유병훈과 공격력이 돋보이는 김지완이 교대로 중심을 잡아준다면 다수의 가드진이 뒤를 받치며 원활한 로테이션이 가능해진다.
문제는 둘 다 KCC에 온 후 단 한번도 풀시즌을 소화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유병훈은 크고 작은 부상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코트에 선 날이 얼마 없으며 김지완은 플레이 기복이 심하다. 팀 내에서 이들을 믿고 시즌을 준비하기 어려운 이유다. 유현준 또한 보상선수로 이적한 상태인지라 차후에 돌아올 전력도 없다.
때문에 전감독 역시 1번에 대한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으며 다가올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이 부분에 신경을 쓰고 지명권을 행사할 공산이 커보인다. KCC팬들 사이에서도 이민서, 이채형, 이경도, 김태완 등 신인드래프트 참가 가능성이 있는 가드 기대주 이름이 끊임없이 언급되는 분위기다. 신형 무기로 재무장한 KCC가 이지스함의 일등항해사 부재를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박상혁 기자, 홍기웅 기자
[ⓒ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종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