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진가 드러내는 2017년 고려대

아마추어 / 곽현 / 2017-07-14 23: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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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곽현 기자] 지난해까지 고려대는 대학리그 최고의 팀이었다. 대학리그 우승은 연세대가 차지했지만, 아마 이종현이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트로피의 향방은 어떻게 달라졌을 지 모르는 일이다.

고려대는 이종현 입학 후 대학리그를 호령했다. 이승현과 문성곤, 이동엽, 그리고 이종현과 동기인 강상재까지. 지난 4년 동안 대학리그 정규리그 3연패를 휩쓸었고, 챔프전 우승은 3번을 달성했다. MBC배는 3번 우승했다.

그런 고려대는 올 해 이종현과 강상재, 최성모, 정희원 등 4학년들이 졸업하면서 전력 약화가 예상됐다.

올 해 대학리그를 전망할 때 고려대는 연세대, 중앙대, 단국대와 함께 4강으로 꼽혔다. 절대 강자라 불린 예년과는 위상이 달라진 것.

하지만 2017년의 고려대는 그러한 예상이 무색할 정도로 변함없는 강력함을 과시하고 있다. 대학리그 정규리그에서 15승 1패로 우승을 차지, 정규리그 4연패를 달성했고, 14일 막을 내린 MBC배에서도 라이벌 연세대를 82-66으로 압도하며 통산 9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기자를 비롯해 많은 농구관계자, 팬들의 예상보다 훨씬 좋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MBC배를 지켜보며 고려대의 조직력이 점차 견고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과연 그 비결은 무엇일까.

▲코치에게 지도자상 양보한 감독


MBC배 시상식에서는 뜻밖의 장면이 나왔다. 남자부 지도자상에 고려대 강병수 코치가 수상을 한 것이다. 보통 우승팀 감독이 상을 받는 것이 보통인데 무슨 일일까?

이는 이민형 감독의 배려였다. 이 감독은 “강 코치가 그 동안 많이 고생했다. 정규리그를 거의 강병수 코치가 맡았다. MBC배 준비도 잘 해줘서 고마웠다. 지도자상의 자격이 충분한 사람이다. 그 동안 고생해준 강병수 코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상을 돌린 이유를 전했다.

고려대는 이민형 감독이 입시비리에 연루돼 자격정지 징계를 받으며 한 차례 위기가 있었다. 비록 수장이 빠졌지만, 그 동안 강병수 코치가 선수들을 잘 이끌어왔다. 김낙현을 제외하면 주전들이 모두 바뀐 올 해 고려대의 전력이 빠르게 안정감을 찾은 것은 코칭스태프의 지도력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강 코치는 이민형 감독이 빠졌던 빈자리를 잘 메웠다.

이 감독도 복귀 후 특유의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잘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그 결과 정규리그 우승, MBC배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이렇듯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완벽한 호흡이 있었기에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박준영·박정현 더블포스트의 위력
그 동안 고려대를 대표해온 이종현, 강상재에 비하면 이 둘에 대한 무게감이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박준영은 195cm로 골밑에서 뛰기에 큰 신장이 아니다. 저학년 때는 3번으로 뛰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4번으로서 골밑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던 박준영은 올 해 대학 최고의 인사이더로 거듭났다. 힘과 타이밍을 절묘히 이용하는 페인트존 득점 기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여기에 속공 가담과 드라이브인, 점프슛 등 득점 루트도 다양하다. 박준영은 올 해 정규리그에서 득점 1위(21.75점)에 오르며 기량이 만개한 모습을 보였다.

박정현은 고교 시절 최고의 유망주였다. 마산고 1학년 시절 이미 고교 최고 수준의 기량을 선보였다. 하지만 3학년 때 전학 징계로 많은 경기를 출전하지 못 했고, 대학 1학년 때는 선배들에 밀려 많은 기회를 받지 못 했다.

올 시즌 초반에도 무릎수술 여파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 했으나, 조금씩 감각을 되찾고 있는 모습이다. 연세대와의 결승전에서도 박정현은 팀 최다인 24점에 9리바운드로 승리를 견인했다.

박정현은 204cm의 신장을 이용한 포스트업, 그리고 긴 슛 거리를 가지고 있다. 골대 근처에서 슛 터치가 좋고, 터닝슛 등 큰 덩치에도 신체 밸런스를 잘 잡는 편이다.

이렇듯 이들이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두 선수 모두 패스 센스도 갖추고 있어 콤비 플레이도 자주 나오고 있다. 현재 고려대가 안정적인 전력을 구축할 수 있는 데에는 이처럼 든든한 포스트진이 있기에 가능하다.

▲파괴력과 노련미 더한 가드진
김낙현은 4학년이 되면서 주로 슈팅가드로 출전하고 있다. 경기 리딩은 최성원에게 맡기며 자신의 장점인 공격력을 극대화시키고 있는 것. 김낙현은 여천중 시절부터 득점능력이 탁월했다. 3점슛과 점프슛 등 거리를 가리지 않고 성공시키는 슈팅능력이 매우 좋다. 골밑을 파고드는 돌파 능력도 좋다. 김낙현은 연세대와의 결승전에서 17점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이번 MBC배에서 또 눈에 띤 선수가 바로 최성원이다. 팀의 주전포인트가드로 과감함과 안정감을 동시에 보여줬다. 상대 수비를 끌고 다니며 영리하게 득점과 어시스트를 전달했다. 올 해 최성원이 안정감을 보여주며 김낙현의 득점력도 살릴 수 있게 됐다. 최성원은 경기 리딩은 물론 득점에도 힘을 보태고 있고, 김낙현 역시 장점인 득점력, 그리고 경기리딩도 함께 하고 있다. 안정적인 백코트진을 구축하고 있는 것.

3번 포지션에는 전현우가 있다. 국가대표로 발탁되어 FIBA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 다녀온 전현우는 한 번 꽂히면 폭발적인 3점슛이 장점이다. 정규리그 우승을 결정짓던 중앙대 전에서는 과감한 드라이브인으로 쐐기골을 넣기도 했다.

여기에 김윤은 궂은일과 외곽포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상대 에이스를 전담마크하거나 외곽에 대기하고 있다 슛을 던지곤 한다.

이렇듯 고려대는 저학년들이 고학년으로 올라서면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현 대학팀들 중 가장 짜임새 있는 전력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김낙현은 올 해 각오에 대해 “남은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고 싶다. 그래서 팬들로부터 고려대가 강하다는 걸 각인시키고 싶다”고 전한바 있다.

2017년 고려대의 행보가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하다. 대학리그 플레이오프 일정이 남은 가운데, 그들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흥미로울 것 같다.

#사진 -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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