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오 사리치, 신인왕 수상과 함께 팀의 미래로 올라설까?
- 해외농구 / 양준민 / 2017-04-10 23:55:00

[점프볼=양준민 기자]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올 시즌의 신인왕은 조엘 엠비드(23, 213cm)의 수상이 유력했다. 엠비드는 2014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에 입단했다. 하지만 그간 오른쪽 다리 부상으로 코트를 밟지 못하다 올 시즌 코트에 그 모습을 드러냈고 의외의 맹활약을 펼치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와 함께 NBA의 미래로 떠올랐다.(*올 시즌 엠비드는 개막 후 31경기에서 평균 20.2득점(FG 46.6%) 7.8리바운드 2.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1월 엠비드는 무릎부상을 당하며 시즌아웃을 선고받았다. 이에 올 시즌 신인왕 수상구도는 한순간에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문제는 엠비드 이외에 특출 난 활약을 보여주는 신인 선수들이 없다는 점이었다. 때문에 일부 美 현지 언론들은 “엠비드에게 신인왕을 안겨야한다”라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반대의견들 역시도 만만치 않았다. 이들은 “엠비드에게 신인왕을 안겨주기엔 출전경기 수가 너무 적다”고 주장하는 등 美 현지 언론들은 신인왕 수상에 대해 계속된 갑론을박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런 갑론을박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수그러들었다. 바로 다른 신인선수들의 맹활약이 연일 이어졌기 때문. 전반기 엠비드에 이어 신인왕 랭킹 2위를 달리던 말콤 브록던은 소속팀 밀워키 벅스의 주전 포인트가드를 맡으며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뽐냈다. 또, 후반기를 앞두고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에서 새크라멘토 킹스로 둥지를 옮긴 버디 힐드도 대학시절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며 새크라멘토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들 말고 또 한 명의 신인 선수 역시 엠비드가 전력에서 이탈한 후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엠비드의 팀 동료, 다리오 사리치(23, 208cm)다. 올 시즌 사리치는 개막 후 80경기에서 평균 26.3분 출장 12.9득점(FG 41.2%) 6.3리바운드 2.2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후반기에는 24경기 평균 30.7분 출장 17.5득점(FG 43.6%) 7.3리바운드 3.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엠비드가 빠진 빈자리를 잘 메우고 있다.
실제로 사리치는 최근 두 달 연속으로 이달의 신인으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시즌 막판 다수의 美 현지 언론들이 발표한 올 시즌 신인왕 랭킹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는 등 사실상 올 시즌의 신인왕은 사리치에게로 돌아가고 있는 분위기다. 여담으로 사리치가 2달 연속 이달의 신인왕을 수상하면서 올 시즌 필라델피아는 시즌 개막 후 이달의 신인왕을 단 한 번도 다른 팀에게 뺏기지 않는 진풍경을 보여주고 있다.(*엠비드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이달의 신인왕을 놓치지 않았다)

▲유럽 최고의 선수, 이제는 NBA 정복을 노리다
크로아티아 출신의 사리치는 2010년 U-16 유럽선수권대회 결승에서 30득점 11리바운드 11어시스트를 기록, 2006년 리키 루비오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무대에서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선수에 이름을 올리는 등 대회 만장일치 MVP에 선정, 많은 팬들과 구단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사리치는 당시 2010 U-16 유럽선수권대회에서 평균 24.3득점 11.5리바운드 5.8어시스트를 기록했다.(*루비오도 2006년 대회 결승에서 51점 24리바운드 12어시스트를 기록, 만장일치 MVP를 수상)
이후 자국인 크로아티아 리그와 터키 리그를 거치면서 유럽 최고의 선수로 떠오른 사리치는 2014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2순위로 필라델피아에 입단했다. 하지만 당시 터키리그에서 뛰던 사리치는 소속팀과의 계약이 남아있어 유럽 잔류를 결정했다. 그러나 이는 결과론적으로 사리치의 성장에 있어 큰 도움이 됐다. 유럽무대와 국제무대를 거치며 풍부한 경험을 쌓은 사리치는 드래프트 당시 지적되던 자신의 약점들을 조금씩 극복해나갔다. 지난해 2016 리우올림픽에 참가, 자신의 이름을 전 세계 팬들에게 알리기 시작한 사리치는 마침내 올 시즌을 앞두고 꿈에 그리던 NBA 무대에 합류했다.
208cm 101kg의 파워포워드인 사리치는 내외곽을 넘나드는 득점력이 강점인 선수다. 다른 유럽선수들처럼 사리치도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다. 실제로 유럽 무대에서 3번과 4번 포지션을 소화한 사리치는 포스트업과 페이스업이 모두 가능한 스트레치형 포워드다. 이 때문에 美 현지 언론들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자신의 포지션을 확실히 정하지 않는다면 사리치는 3번도 아니고 4번도 아닌 어정쩡한 트위너로 전락할 수도 있다"라는 말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또, 사리치는 슛거리도 3점슛이 가능할 정도로 긴 비거리를 자랑한다. 실제로 올 시즌 사리치는 평균 31.2%(평균 1.3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뿐만 아니라 코트를 보는 시야까지 넓어 패스능력까지 갖추고 있는 등 다재다능함이 장점인 선수다. 다만, 그에 비해 수비력이 떨어지고 운동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의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이는 드래프트 당시부터 지적되던 약점이었지만 사리치는 끝내 과제를 풀어내는데 실패한 채 NBA 무대에 입성했다.
#2016-2017시즌 다리오 사리치 3점슛 성공률 분포도(*10일 기준)

이로 인해 시즌 초반 사리치는 출전시간을 확보하는데 크게 애를 먹었다. 약한 수비력이 계속해 그의 발목을 잡았고 그렇다고 그의 강점인 공격력이 코트 위에서 빛을 발하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 자신과 같은 포지션에 엠비드를 비롯해 이미 NBA 무대에서 기량검증이 끝난 널린스 노엘, 자릴 오카포 등 다른 선수들이 있었던 것도 사리치에게는 악재였다.
무엇보다 다른 유럽 선수들처럼 사리치 또한 시즌 초반 NBA 코트 적응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내 사리치는 빠른 속도로 NBA 코트에 적응했고 서서히 다른 선수들을 벤치로 밀어내면서 팀 내에 자신의 입지를 넓혀가기 시작했다. 결국 사리치는 엠비드의 시즌아웃과 함께 자신과 비슷한 유형의 선수인 어산 일야소바가 팀을 떠나며 필라델피아의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 잡는데 성공했다.
사리치는 공격에서 양손을 다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 포지션 대비 볼 핸들링이 좋아 코스트 투 코스트 공격이 가능할 정도다. 더불어 탄탄한 체격조건을 앞세워 상대와 부딪혀도 끝까지 슛을 올려놓는 등 신체 밸런스와 집중력까지 갖추었다. 그러다보니 최근 자유투를 얻어내는 능력까지 좋아진 사리치다. 올 시즌 평균 2.7개의 자유투를 얻어내고 있는 사리치는 후반기에만 무려 평균 4.1개(FT 77.6%)의 자유투를 얻어내고 있다. 이는 전반기2.1개를 기록했던 것보다 약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에 그치지 않고 골밑으로 돌파 이후 간결하게 팀 동료들에게 패스를 빼주며 찬스를 만들어주는 등 필라델피아의 공격은 사실상 현재 사리치의 손에서 시작해 사리치의 손으로 끝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경기를 보면 사리치가 돌파 후 한 손으로 간결하게 내주는 패스에 상대 센터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들을 볼 수가 있다.
더욱이 무서운 점은 최근에는 약점으로 지적되던 수비력까지도 덩달아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세로수비는 여전히 약한 모습이지만 외곽수비까지 가능한 사리치는 가로수비에 강한 모습을 보이며 전문가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이들은 "공격에서 얻은 자신감들이 수비력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는 말로 사리치가 수비력이 좋아진 것에 대한 나름의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 필라델피아의 경기를 보면 사리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선수들이 수비에서 뛰어난 집중력이 보이는 등 팀 전체의 수비조직력이 좋아진 모습이다.
이런 사리치의 활약에 대해 브렛 브라운 감독은 “사리치는 후반기가 시작한 이후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현재의 모습을 본다면 그가 정말 올 시즌 데뷔한 신인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사리치는 충분히 NBA 최고가 될 기술과 체격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런 점들이 나를 매우 흥분시킨다. 만약, 사리치가 올 시즌 신인왕을 수상한다면 나에게 이보다 더한 감동은 없을 것이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그간 필라델피아는 이른바 고의적인 탱킹을 단행, 매년 신인드래프트 상위지명권을 손에 쥐면서 리빌딩을 단행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참담했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최근 몇 년간 필라델피아에 입단한 신인들은 모두 데뷔시즌 코트를 밟지 못하는 불운을 맛봤다. 올 시즌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필라델피아에 입단한 벤 시몬스 역시 시즌 개막을 목전에 두고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코트를 밟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했다.
이런 가운데 사리치의 예상치 못한 성장세는 우울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필라델피아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美 현지 언론들은 다음 시즌이 기대되는 팀들 중 하나로 필라델피아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이미 검증이 끝난 엠비드와 사리치가 지키는 인사이드에 시몬스의 활약까지 더해진다면 필라델피아의 인사이드 전력은 그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또, 이번 신인드래프트는 론조 볼, 마켈 펄츠 등 가드진의 젊은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에 여기서 팀에 필요한 조각들을 잘 맞춘다면 필라델피아의 암흑기는 곧 끝이 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올 시즌 엠비드라는 보석과 함께 사리치라는 또 하나의 원석을 가공시키는데 성공한 필라델피아는 길고 긴 암흑기를 끝낼 수 있을지, 또 사리치 개인도 많은 팬들이 바라는 것처럼 필라델피아를 넘어 NBA를 대표하는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앞으로도 계속해 사리치의 활약이 궁금해진다.
#다리오 사리치 프로필
1994년 4월 8일생 208cm 101kg 파워포워드 크로아티아 출신
2014 NBA 신인드래프트 전체 12순위 올랜도 매직 지명 후 트레이드
2016-2017시즌 평균 26.3분 출장 12.9득점(FG 41.2%) 6.3리바운드 2.2어시스트 기록 중
#사진=NBA 미디어센트럴, 유로리그 NBA.com(*슛차트)
[ⓒ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양준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