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AA] NCAA 결승 결산...노스캐롤라이나 마침내 웃다
- 해외농구 / 주장훈 기자 / 2017-04-10 11:29:00

[점프볼=주장훈 칼럼니스트] 전미 대학농구는 대학풋볼과는 달리 마지막 우승팀만이 ‘승리’로 시즌을 마무리하고 나머지 팀들은 모두 패배의 쓴맛을 보면서 시즌을 마친다. 올해 ‘3월의 광란’에서는 노스캐롤라이나가 우승과 함께 웃으며 시즌을 마쳤다. 비록 나머지 팀들은 모두 토너먼트 도중에 고배를 마셨지만 저마다 많은 사연을 남기며 팬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 노스캐롤라이나 (남부 1번 시드) 우승
64강전 - (남부 16번) 텍사스 서던 (103-64 승)
32강전 - (남부 8번) 아칸소 (72-65 승)
16강전 - (남부 4번) 버틀러 (92-80 승)
8강전 - (남부 2번) 켄터키 (75-73 승)
4강전 - (중서부 3번) 오레건 (77-76 승)
결승전 - (서부 1번) 곤자가 (71-65 승)
1. 결승전 두 번의 승부처
사실 이번 결승전에서는 경기의 흐름이 곤자가 쪽으로 뒤바뀔 수 있는 결정적인 승부처가 두 군데 있었다. 곤자가는 전반 초반, 폭풍 7득점을 기록하면서 전반 9분 30초경 21-14, 7점차로 앞서나갔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곤자가는 조나단 윌리엄스와 조던 매튜스가 각각 한 번씩 수비수가 전혀 붙지 않고 완전히 열린 노마크 3점슛 찬스를 맞았는데 이를 모두 놓쳤다. 그러자 곧바로 이어진 노스캐롤라이나의 공격에서 포인트 가드 조엘 베리가 3점슛을 터트렸고, 반칙까지 얻어냈다. 자유투를 비록 놓쳤지만 곤자가의 리드 속에 10점차, 즉 두 자릿수 점수차로 벌어질 수 있었던 초반 흐름이 4점차로 오히려 좁혀지는 순간이었다.
승부처는 경기 막판 한 번 더 있었다. 노스캐롤라이나가 66-65 한 점차로 앞서고 있는 상황. 남은 경기 시간은 1분 25초. 곤자가의 공격에서 에이스이자 포인트 가드인 나이젤 윌리엄스-고스가 갑자기 발목을 다쳐 통증을 호소했다. 곤자가는 작전타임을 요청했고 윌리엄스-고스는 가볍게 뛰어다니면서 통증을 이겨보려 했다. 경기에서 빠져야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분명 발목이 불편해 보이는 건 사실이었다. 경기 막판 접전 상황이라 윌리엄스-고스가 결장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곧바로 이어진 곤자가의 공격에서 윌리엄스-고스는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는 대신, 턴 어라운드 점프슛을 던졌다. 이 슛은 림을 벗어났고 곤자가는 끝내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릴 때까지 단 한 득점도 더 올리질 못했다. 곤자가의 입장에서는 만약 윌리엄스-고스가 부상 없이 완전한 몸상태에서 공격 시도를 달리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었고 노스캐롤라이나는 이같은 흐름을 극복하면서 결국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2. 로이 윌리엄스 감독
노스캐롤라이나는 사실 이번 시즌이 시작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극강의 우승 후보로 꼽힐 정도 전력으로 평가되지는 않았다. 같은 ACC에 소속된 듀크가 오히려 프리시즌 1위에 오르는 최강팀으로 전망이 되었고, UNC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다. 게다가 지난해 준우승의 주역이었던 팀의 에이스, 가드 마커스 페이지와 빅맨 브라이스 존슨이 졸업을 하면서 전력 공백이 불가피해 보였다. 그러나 시즌이 시작한 직후부터 마지막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까지 이 팀을 우승 전력으로 꾸준히 다듬어 올린 것은 노스캐롤라이나의 사령탑 로이 윌리엄스 감독의 공이 컸다. 이번 우승으로 윌리엄스 감독은 지난 2005년과 2009년에 이어 자신의 통산 세 번째 우승을 기록하게 되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지난 2년간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베테랑 저스틴 잭슨을 끝까지 믿고 활용했다. 결국 이번 시즌 잭슨은 ACC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고 토너먼트에서도 대활약했다. 또 벤치 멤버였던 2학년 케니 윌리엄스와 루크 메이, 3학년 테오 핀슨, 4학년 네이트 브리트 등을 적극 활용했고 신입생 3인방인 토니 브래들리, 브랜던 로빈슨, 그리고 세븐스 우드에게도 꾸준히 출장 기회를 줬다. 덕분에 UNC는 시즌 내내 두꺼운 선수층을 활용해 주전들의 체력적인 부담을 줄였고 후보들의 기량을 성장시킬 수 있었다. 프리시즌 랭킹 1위로 꼽혔던 라이벌 듀크의 마이크 슈셉스키 감독이 신입생 포워드 해리 자일스, 센터 마퀴스 볼든, 2학년 포워드 체이스 지터 등을 시즌 내내 거의 벤치에 앉혀 둔 채 6명 정도의 얇은 로테이션을 돌린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사실 로이 윌리엄스 감독은 최근 몇 년 동안 리크루팅에서 이렇다 할 스타 고교생들을 데려오지 못하고, 어릴 적부터 UNC의 팬으로 자라난 브랜던 잉그럼마저 라이벌 학교인 듀크에 뺏기면서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여기에 지난 2015-2016 시즌 한 수 아래의 전력으로 평가되었던 라이벌 듀크에게 홈 경기를 패했고 급기야 NCAA 토너먼트 결승전에서는 빌라노바에게 버저비터를 맞고 패하면서 홈팬들의 야유와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일부에서는 윌리엄스 감독이 이제 은퇴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회의론까지 고개를 들 정도였다. 그러나 이번 우승으로 이같은 회의론을 불식시켰다.
3. 노스캐롤라이나 베테랑의 승리
UNC는 3학년의 저스틴 잭슨과 조엘 베리, 그리고 4학년의 케네디 믹스과 아이제이야 힉스 등 고학년들이 주축이 된 팀이었다. 이들은 지난 시즌 준우승의 아픔을 직접 경험한 베테랑들이었고 결국 우승의 감격까지 일궈냈다. 이는 1년만 뛰고 곧바로 NBA 행을 택하는 이른바 ‘원앤던’ 신입생들이 판을 치는 최근 NCAA 흐름과 비교해보면 확연히 다른 경향이었다.
하지만 지난 2009년 이후 우승팀들을 살펴보면 2012년 앤써니 데이비스, 마이클 키드-길크리스트가 주축이었던 켄터키, 그리고 2015년 자히릴 오카포, 타이어스 존스, 저스티스 윈슬로우가 주축이 된 듀크를 제외하고는 모두 베테랑 중심의 팀들이었다. 결국 원앤던 위주의 재능을 앞세운 팀들보다는 노련미가 넘치는 베테랑들을 내세우는 팀들이 토너먼트에서는 더 롱런할 가능성이 높다는 진리를 확인시켜 준 셈이다.

4. 버저비터의 아픔 1년만에 극복
노스캐롤라이나는 지난해 바로 NCAA 토너먼트 결승전에서 빌라노바 크리스 젠킨스에게 3점 버저비터를 맞고 준우승에 그친 쓰라린 아픔이 있다. 그리고 이같은 상처는 2년 연속 파이널 포 진출이라는 업적과 함께 1년 만에 우승의 기쁨으로 치유하게 되었다. NCAA 토너먼트 역사상 특정 학교가 준우승 직후 곧바로 다음해에 우승을 차지한 경우는 이번을 포함해 총 4번 있었다.
1981년 노스캐롤라이나 준우승(우승:인디애나)
1982년 노스캐롤라이나 우승(준우승:조지타운)
1990년 듀크 준우승 (우승:UNLV)
1991년 듀크 우승 (준우승: 캔사스)
1997년 켄터키 준우승 (우승: 애리조나)
1998년 켄터키 우승 (준우승: 유타)
2016년 노스캐롤라이나 준우승(우승:빌라노바)
2017년 노스캐롤라이나 우승 (준우승: 곤자가)
지난 1981년 전설의 명장 고 딘 스미스 감독이 이끌던 노스캐롤라이나는 제임스 워디, 샘 퍼킨스 등이 이끌던 강팀이었으나 또 다른 전설의 명장 밥 나이트 감독이 이끌던 인디애나에게 결승에서 패하면서 준우승에 그쳤다. 그러나 바로 그 다음해 일약 한 슈퍼스타 신입생의 대활약으로 조지타운을 결승에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 슈퍼스타 신입생은 다름 아닌 마이클 조던이었고 조지타운은 패트릭 유잉이 이끌고 있었다. 그리고 이 우승은 딘 스미스 감독의 첫 우승으로 기록되었다.
1990년 크리스천 레이트너, 바비 헐리가 이끌던 듀크는 명장 故제리 타케니언 감독이 이끌던 래리 존슨, 스테이시 오그맨, 그렉 앤써니 주축의 UNLV 팀을 토너먼트 결승에서 만나 73-103이라는 토너먼트 결승 역사상 최다 득점차로 패하는 굴욕을 당했다. 그러나 곧바로 이듬해 준결승에서 UNLV를 다시 만나 이를 꺾으면서 설욕하고 결승에서 캔사스에 승리를 거두면서 감격의 첫 우승을 차지했다.
1997년 릭 퍼티노 감독이 이끌던 켄터키도 결승에서 마일스 사이먼과 마이크 비비, 두 명의 걸출한 투 포인트가드를 앞세운 애리조나에게 일격을 맞으면서 준우승에 그쳤다. 그러나 켄터키는 이듬해 새 사령탑이 된 터비 스미스 감독의 지휘 아래, 결승에서 릭 마주러스 감독이 이끈 안드레 밀러와 마이클 돌리악의 유타 대학교를 맞아 승리를 거두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5. 마이클 조던, 모교 위해 직관 포기
노스캐롤라이나가 배출한 최고의 선수이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농구 선수인 마이클 조던. 작년 모교의 버저 비터 패배 직후 관중석에서 쓴웃음을 짓던 조던의 모습을 모두가 기억할 것이다. 그런데 이번 결승전에는 조던의 모습이 보이질 않았다. 마이클 조던이 미신과 징크스를 믿기 때문이다.
조던은 작년에 자신이 ‘직관’을 갔다가 UNC가 패하자 자신의 직관이 모교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을 해서 올해에는 경기장에 가질 않았다. 그리고는 UNC가 결국 우승을 차지했다.
한편 곤자가 관중석에는 위대한 NBA 포인트가드였던 존 스탁턴이 자리했다. 스탁턴은 자신의 아들 데이비드 스탁턴 역시 곤자가에서 선수 시절을 보냈던 터라 더욱 뜻깊은 자리였다. 다만 모교의 패배로 스탁턴의 응원은 빛을 바랬다.
6. 크리스 젠킨스
이번 결승전을 시청한 노스캐롤라이나 팬들은 UNC 벤치 바로 뒤 관중석에 잡힌 한 얼굴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바로 작년 빌라노바 우승을 이끈 버저비터의 주인공 크리스 젠킨스였다. 작년 결승전 칼럼에서도 소개를 했지만 젠킨스는 현 UNC 라인업의 4학년 포인트가드 네이트 브리트와 혈육은 아니지만 법적으로 친형제 사이이다.
브리트의 부모가 젠킨스를 중학생 시절 법적으로 입양했기 때문이다. 크리스의 어머니 펠리샤 젠킨스는 남편과 이혼한 후, 크리스에게 농구를 할 수 있는 더 나은 환경, 그리고 엄격한 가정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예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인 브리트 부부에게 자신의 아들을 입양시킨 바 있다. 이렇게 크리스 젠킨스와 네이트 브리트는 법적으로 형제가 되었고 어릴 때부터 둘도 없는 친형제처럼 지내왔다. 이 때문에 젠킨스는 자신의 형제인 브리트를 응원하기 위해 노스캐롤라이나 응원석에 앉아 있었던 것이다. UNC 팬들은 젠킨스의 얼굴을 보고 잠시 섬뜩한 기분이 들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젠킨스의 응원 덕분인지 브리트는 결승전에서 13분이라는 짧은 출장 시간 동안 2득점, 2어시스트, 2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우승에 일조했다.

7. 파이널 포의 업적에 만족한 곤자가
비록 준우승에 그치긴 했지만 학교 역사상 첫 4강, 즉 파이널 포를 달성한 곤자가와 마크 퓨 곤자가 감독의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곤자가는 지난 19년 연속 토너먼트에 진출하면서 명실상부 미드메이저의 강호로 군림해 왔다. 반면 9년 연속 2회전의 문턱에서 좌절하는 등 큰 경기에 약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던 마크 퓨 감독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매번 1, 2번 시드를 포함한 상위권 시드를 받아온데다가 애덤 모리슨, 오스틴 데이, 켈리 올리닉, 도만타스 사보니스, 로버트 새크리, 카일 윌처 등 올 아메리칸급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낸 성적이어서 더더욱 그랬다. 이 때문에 마크 퓨 곤자가 감독의 4강 진출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사실 곤자가는 이번 토너먼트에서 1번 시드를 받으면서 서부 지구에 배정을 받았,고 2번 시드의 애리조나가 두자릿수 시드의 제이비어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8강 상대로 제이비어를 만나는 행운이 따르기도 했다. 그러나 곤자가의 지난 19년 신데렐라 스토리는 이번 파이널 포와 준우승으로 그 절정에 이르게 되었다.
8. 신데렐라의 경연장
NCAA 토너먼트는 흔히들 시즌을 마무리하는 무도회에 비유된다. 이 때문에 토너먼트에서 혜성 같이 나타난 돌풍팀들은 ‘신데렐라’라고 불릴 때도 있다. 이번 토너먼트의 파이널 포는 네 학교 중 UNC를 제외한 세 학교가 신데렐라로 불리는 그야말로 ‘신데렐라의 경연장’이 되어 버렸다. 그도 그럴 것이 오레건 대학교는 77년 만에, 그리고 사우스캐롤라이나와 곤자가는 사상 처음으로 파이널 포에 진출했다. 물론 세 학교의 사령탑인 대나 얼트맨 오레건 감독, 프랭크 마틴 사우스캐롤라이나 감독, 그리고 마크 퓨 곤자가 감독도 생애 처음으로 파이널 포 무대에 선 감독들이었다.
동부 지구에서 1번 시드의 빌라노바, 2번 시드의 듀크, 서부 지구에서 2번 시드 애리조나, 중서부 지구에서 1번 시드 캔사스, 남부 지구에서 2번 시드의 켄터키, 3번 시드의 UCLA 등 당초 파이널 포 후보로 꼽혔던 강호 학교들은 쓸쓸히 짐을 싸서 돌아가야 했다.
9.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겹경사
학교 역사상 처음으로 파이널 포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는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지난 대학야구 칼리지 월드시리즈에서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내에 위치한 조그만 학교인 코스털 캐롤라이나 대학교가 깜짝 우승을 차지했을 뿐 아니라 지난 1월에 열린 대학 풋볼 결승전에서도 역시 클렘슨 대학교가 앨라배마 대학교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면서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클렘슨 역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내에 위치한 주립대학교이다.
더 놀라운 일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여자 농구팀도 올해 토너먼트에서 남자팀과 동반 파이널 포를 달성한 것도 모자라 내친 김에 우승까지 차지해 버린 것이다.
프로구단이 없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스포츠 팬들은 대학 팀들의 잇따른 승전보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10. 프랭크 마틴 감독
여기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를 역사상 첫 파이널 포로 이끈 프랭크 마틴 감독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마틴 감독은 NCAA 농구 디비전1 학교 감독들 중에서는 극히 드물게도, 현역시절 단 한 번도 농구 선수로 뛰어 보지 않은, 즉 선수 출신이 아닌 감독이다.
마틴 감독은 특이하게도 마이애미 출신 쿠바계 이민 2세로서 플로리다 인터네셔널 대학교에서 체육 교육학을 전공했다. 대학을 졸업한 후 고등학교 농구 코치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마틴 감독은 이후 고등학교 농구 코치직에서 쫓겨나기도 했고, 일자리를 얻기 위해 농구팀이 있는 대학교 수백 곳에 코치직 일자리를 구하는 구직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리고 결국 노스이스턴, 신시내티, 캔사스 주립 대학교 등에서 코치직을 거쳐 캔사스 주립의 감독으로 ‘승진’을 했고 캔사스 주립에서 6년 동안 성공적으로 감독직을 수행한 후 지난 2012년 전격적으로 사우스 캐롤라이나 감독 자리로 옮겼다.
마틴 감독은 쿠바계 이민 출신답게 히스패닉과 라틴계 출신 고교 선수들을 리크루팅해 왔고 덕분에 노스이스턴 시절에 JJ 바레아를, 캔사스 주립 시절에 엔젤 로드리게즈 등을 발굴해 내기도 했다.
사실 마틴 감독은 미식축구 선수에 버금가는 풍채와 코트 위 행동들로 인해 팬들에게는 오해를 많이 사는 감독이다. 경기 중 선수들에게는 대단히 혹독하게 행동하는 ‘호랑이 감독’이기 때문이다. 캔사스 주립 감독 시절, 선수 한 명이 작전 지시를 듣지 않고 딴청을 피우자, 고함을 지르면서 들고 있던 작전 보드를 부숴버린 행동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힌 적도 있었다.
그러나 마틴 감독은 코트 밖에서는 다정한 아버지와도 같은 감독으로서 선수들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캐릭터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자신이 쿠바계 이민자 가정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특히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거나 넉넉하지 않은 배경을 가진 선수들을 잘 이해하고 포용한다. 결국 이같은 지도력과 주관은 농구의 변방과도 같은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교를 파이널 포에 올려놓는 전대미문의 업적을 쌓는 밑바탕이 되었다.
11. 소년 기자 에피소드
이번 토너먼트에서는 맥스 본스테터라고 하는 13세의 소년 기자가 화제를 낳았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포 키즈(FOR KIDS)』, 즉 ‘소년판’ 잡지의 기자인 맥스는 16강을 승리로 마친 프랭크 마틴 사우스캐롤라이나 감독과의 기자 회견에서 기자단의 첫 질문을 던진 일로 순식간에 전국적인 스타가 됐다.
맥스의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감독님, 승리를 축하드립니다. 오늘 (베일러와의 경기에서) 수비로 승리를 거두셨는데요, 선수들에게 수비를 지도하실 때 태도와 테크닉 중 어느 쪽에 더 중점을 두시나요?”
이를 가만히 보고 있던 마틴 감독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우선, (기자님께) 무한한 존경을 표합니다. 정말 훌륭한 질문이네요. 제가 감독직에 그동안 수십년간 일해 왔지만 여태껏 그 질문을 받은 적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태도가 우선입니다. 선수들이 어떤 목표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되면 그 다음에 테크닉을 가르칠 수 있습니다. 멘탈이 가장 중요하고 우리 팀 선수들은 이같은 믿음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날 8강전을 앞두고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마틴 감독은 기자회견이 시작되자 가장 먼저 이 소년 기자를 찾았다. 마침 이 기자 회견에는 불참했고 다음날 기자 회견에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동료 어른 기자들의 말에, 마틴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어제 그 어린 기자가 질문을 했을 때, 제가 뭐 이런 걸로 화제를 불러일으키려는 게 아니라, 정말 제 자신도 저 나이였을 때 제 생각을 저렇게 잘 표현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년내내 받아본 질문 중 가장 깊이 있고 훌륭한 질문이었습니다. 대단히 강력한 경험이었습니다.”
이렇게 다시 한 번 스타 소년 기자를 칭찬했다. 이 영상은 전국적인 방송을 타고 전 미국으로 퍼져 나갔고 어린 기자 본스테터는 사우스캐롤라이나 뿐 아니라 모든 선수단과 코칭스탭, 그리고 관계자들의 환대와 따뜻한 취재 협조를 받았다.
이 가운데, 한 성인 기자는 “귀엽고 다 좋은데, 기사 마감시간 다가오는데 질문으로 시간을 끌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트윗을 날렸다가 다른 기자들로부터 거센 비난의 역풍을 맞기도 했다.
12. 판정 시비
이번 토너먼트 역시 판정 시비로부터 자유롭지는 못했다. 결승전 종료 49초 전, 노스캐롤라이나가 66-65로 앞서고 있던 상황. 루즈볼 다툼 상황에서 노스캐롤라이나 빅맨 케네디 믹스의 손이 베이스라인에 닿은 모습이 분명하게 카메라에 잡혔지만 심판들은 점프볼을 선언했고, 공격권은 노스캐롤라이나 쪽으로 돌아갔다. 그때 만약 공격권이 곤자가에게로 갔다면 1점차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반칙 숫자도 문제였다. 결승전 전반 동안 양 팀 통틀어 17개의 반칙이 일어났는데 심판들이 후반에는 무려 27개나 휘슬을 불었다. 이 때문에 양 팀, 특히 곤자가의 빅맨들은 파울 트러블에 일찌감치 걸려버렸고 이는 경기 전체에 영향을 주기에 충분했다.
노스웨스턴과 곤자가의 2회전에서는 더더욱 자명한 오심이 벌어졌다. 노스웨스턴이 경기 막판 5점차로 맹추격하는 상황에서 시도한 덩크를 곤자가의 빅맨 잭 콜린스가 림 속에 손을 넣어서 블록한 것이다. 이 플레이가 나오자마자 크리스 콜린스 노스웨스턴 감독은 심판들에게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오히려 심판은 콜린스 감독에게 테크니컬 파울을 주고 말았다. 3점차가 되었어야 할 상황이 오심 하나로 순식간에 7점차로 벌어져 버린 것이다.

13. 오레건
준우승팀 오레건의 활약 역시 대단했다. 오레건은 중서부 지구에서 로드 아일랜드와 캔사스에 역전 승리를 거둔 것이 더욱 값졌다. 더구나 캔사스와의 8강전은 무려 캔사스 시티에서 벌어졌다. 홈 관중들의 전폭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시드 1번 캔사스를 8강에서 물리친 것이다.
원래 팩12는 컨퍼런스 전체적으로 화끈한 공격 농구를 구사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러던 것이 최근 좋은 감독들이 많이 영입되면서 수비 전술을 접목한 짜임새 있는 농구로 전체적인 스타일이 변모하게 되었다. 오레건이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대나 얼트맨 감독은 농구에 있어서는 변방과도 같았던 오레건 농구를 팩12의 강호로 바꿔 놓았다.
여기에 오레건 주에 본사가 위치한 나이키의 창업자 필 나이트 명예 회장의 전폭적인 응원도 볼만 했다. 8강에서 캔사스를 물리치고, 파이널 포 진출 및 지구 우승을 확정지은 기념으로 골 네트를 자르는 행사에서 오레건 팀은 그동안의 후원과 응원에 감사하는 의미에서 나이트 나이키 명예 회장을 사다리 위로 초청해 골 네트를 자르게 했다.
맺으며…
노스캐롤라이나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결국 이번 토너먼트는 ‘작년 패배자의 컴백 우승’이라는 스토리로 마무리됐다. 신데렐라들의 향연과 강호들의 탈락, 그리고 끝내 우승을 차지한 전통 강호 노스캐롤라이나의 복귀와 베테랑 선수들의 활약은 이번 토너먼트의 가장 큰 특징이었다.
#사진=나이키 제공, 대학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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