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 & DOWN] 같은 출발선, 다른 종착지 ‘밀러·김지완·켈리·두경민·주희정’
- 프로농구 / 홍아름 기자 / 2017-04-09 08:30:00

[점프볼=홍아름 기자] 2016-2017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의 막이 올랐다. 3위 서울 삼성은 6위 인천 전자랜드와, 4위 울산 모비스는 5위 원주 동부와 각각 6강 플레이오프 시리즈를 치렀다. 원점에서 시작했기에 그 출발선은 같았으나 한 쪽은 3경기 만에 6강이 끝났고, 다른 한 쪽은 주어진 5경기를 다 소화한 후에야 끝을 맞았다. 이로써 삼성과 모비스가 4강 플레이오프 출전 티켓을 얻었고 전자랜드와 동부는 2016-2017 시즌의 끝을 맞았다. 선수들의 경기력이 팀의 종착지를 좌우했다고 볼 수 있는 플레이오프. 단기전에서 과연 누구의 집중력이 더 빛이 났을까. 「주간 UP & DOWN」을 플레이오프 무대로 옮겨보았다.
6강 PO의 UP _ 플레이오프에선 미친 선수가 나와야 된다면서?
네이트 밀러 (울산 모비스)
정규리그 41G 평균 13득점(3점슛 1.1개) 5.5리바운드 3.3어시스트 2.1스틸 0.2블록슛
6강 PO 3G 평균 24득점(3점슛 2.3개) 10.3리바운드 4.7어시스트 4스틸
모비스는 이번 6강 플레이오프에서 원주 동부를 상대로 3경기를 내리 이겼다. 이로써 일찌감치 4강 플레이오프 티켓을 얻으며 꿀맛 같은 휴식 기간을 가지게 됐다. 양동근의 앞선 조율과 적재적소에 터진 전준범의 3점슛, 그리고 이종현의 제공권 확보가 어우러진 결과였으나 밀러를 뺀다면 모비스의 쾌속 질주는 힘들지 않았을까.
밀러는 정규리그에서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보였다. 그렇기에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밀러에게 거는 기대치는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그러나 밀러는 보란 듯이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었다. 1차전에서는 19득점 10리바운드 6어시스트 2스틸로 더블더블은 물론, 다방면에서 존재감을 보였다. 2차전에서는 22득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 4스틸로 더욱 감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3차전, 밀러는 31득점 13리바운드 3어시스트 6스틸로 폭발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이날 밀러가 기록한 31득점은 모비스 소속 외국 선수로서는 1841일 만에 나온 30+득점 기록이었다.
유재학 감독은 이러한 모습이 비시즌에 밀러가 보여준 모습이라고 전했다. 날씨가 따뜻했던 가을의 비시즌을 지나 겨울 속 정규리그가 끝나고 다시 봄, 플레이오프가 됐다. 다시 따뜻해진 바깥 날씨와 함께 밀러 또한 이전의 모습을 되찾는 듯하다. 과연 밀러의 경기력은 4강 플레이오프에도 지속될 수 있을까. 살아나야 할 허버트 힐과 꾸준해야 할 국내 선수들의 분전, 그리고 그 속에서 더욱 매서워질 밀러의 4강 플레이오프를 기대해본다.
김지완 (인천 전자랜드)
정규리그 45G 평균 5.56득점(3점슛 1.1개) 1.4리바운드 3.1어시스트 0.4스틸 0.1블록슛
6강 PO 5G 평균 12득점(3점슛 0.8개) 3리바운드 6.2어시스트 1스틸
5차전까지 가는 혈전 속 전자랜드가 받아든 이번 플레이오프 결과는 ‘ing'가 아닌 ’ed'였다. 아쉬움 진한 끝. 그러나 김지완의 초반 화력만큼은 팬들의 뇌리에 남지 않았을까.
이번 6강 플레이오프에서 전자랜드는 삼성에게 먼저 1승을 내주며 확률적 약자가 됐다. 그러나 이후 2차전과 3차전에서 전자랜드는 반전의 드라마를 썼다. 그 중심에는 국내 선수들의 득점력이 있었다. 3차전까지 전자랜드는 국내 선수들이 55.3점을 만들며 전체 84.25점에서 득점 비중이 커지고 있었다. 이로써 팀 전체의 공격력이 되살아난 전자랜드는 이 두 경기를 내리 이겼다.
그 중심엔 단연 김지완이 있었다. 유도훈 감독은 물론, 동료들이 플레이오프 키 플레이어로 꼽을 만 했다. 흐름을 바꾼 3차전까지를 보면 김지완은 11-14-18이라는 두 자리 수 득점 행렬을 만들었다. 3점슛 또한 50%의 성공률로 4개나 몰아넣었다.
그간 발목 부상으로 이렇다 할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기에 그 아쉬움을 플레이오프를 통해 털어버리는 듯 했다. 김지완 본인도 “발목을 다치고 나서 정규리그 때 출전 시간이 줄었다. 그런데 플레이오프에 접어들면서 발목 상태도 좋아졌고 감독님께서도 자신 있게 하라고 격려해주셔서 자연스럽게 경기력이 좋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4차전에서는 3점슛이 들어가지 않았으나 그럼에도 김지완은 중거리 슛으로 끊임없이 삼성을 쫓으며 11득점을 기록했다. 이후 5차전에서 22%의 아쉬운 야투 성공률로 6득점에 그치긴 했으나 그럼에도 김지완의 존재감만큼은 확실했던 6강 플레이오프가 아니었을까.
6강 PO의 DOWN _ 아쉬움 속에 맞은 아듀! 플레이오프!
제임스 켈리 (인천 전자랜드)
정규리그 29G 평균 23.79득점(3점슛 0.7개) 10.5리바운드 1.6어시스트 1.6스틸 1.1블록슛
6강 PO 5G 평균 20.4득점(3점슛 1.8개) 8.6리바운드 2어시스트 1.4스틸 0.4블록슛
국내 선수들의 분전이 있었으나, 3차전까지 치르며 뒤바꾼 우열을 끝내 지키지 못한 전자랜드. 여운이 남는 플레이오프 속엔 켈리의 경기력 또한 자리하고 있지 않을까.
켈리의 6강 플레이오프 경기력은 단순한 수치로만 봤을 때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내용적인 측면에서 좋다고 할 수는 없었다. 다섯 경기 내내 40.4%의 야투율로 50%가 채 넘지 못했다. 벼랑 끝 제일 중요했던 5차전에서 켈리는 플레이오프 다섯 경기 중 가장 낮은 야투율(35%)을 기록했다. 그렇다고 시도 자체가 적은 것도 아니었다. 한 경기에 평균 2점슛 13개, 3점슛 6.8개를 던졌다. 흔히 말하는 가성비가 낮았던 것이다.
가장 켈리의 경기력에 아쉬움이 남았던 경기는 5차전. “선수들 본인이 가지고 있는 기량을 최대한 발휘했다. 하지만 5차전이라는 중압감을 이기지 못했다. 젊은 선수들이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라는 유도훈 감독의 말은 켈리에게도 적용이 됐다.
조급함이 앞서며 기회를 날렸고, 흐름을 내주게 된 결정적 실책 또한 켈리의 손에서 나왔다. 시동이 걸리기 시작한 외곽포도 때가 너무 늦었다. 이로써 켈리와 전자랜드는 5차전을 끝으로 봄 농구의 막을 내렸다.
유도훈 감독은 이번 시즌, 켈리를 ‘원석’이라고 칭했다. 외곽에서 경기를 하다가 골밑으로 옮겨야 하기에 적응하기 위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유도훈 감독의 말대로 원석이 빛나는 보석이 되기엔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도 켈리라는 원석은 어느 정도 이번 시즌을 통해 다듬어지지는 않았을까.
두경민 (원주 동부)
정규리그 17G 평균 9.82득점(3점슛 1.6개) 1.9리바운드 2.5어시스트 1.2스틸 0.1블록슛
6강 PO 3G 평균 7득점(3점슛 1개) 1.7리바운드 2.3어시스트 1.3스틸
이번 시즌, 동부는 가장 빨리 플레이오프를 끝낸 팀이 됐다. 3경기를 내리 지며 반격의 총성을 울릴 새도 없었다. 선수들의 부상이 뼈아팠다. 1차전 이후 허웅이 부상으로 빠지며 동부의 앞선 또한 경고등이 울렸다.
이로써 두경민의 앞선과 외곽에는 무게감이 실렸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 두경민의 손끝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저조한 야투율을 보이며 앞선을 이끌지 못했던 것이다.
1차전, 두경민은 2점슛 성공률은 50%(성공 3/시도 6)였다. 무난하다고 보일 수 있겠으나 3점슛이 4개 중 단 하나만 성공하며 9득점에 그쳤다는 대목은 아쉬움이 남기 충분했다.
2차전에서도 두경민의 3점슛 성공률은 25%(성공 2/시도 8). 그러나 2점슛이 7개 중 단 하나만 성공하며 전체 야투율은 더욱 하락했다. 이날 결과는 동부의 61-70, 9점 차 패배. 결과론적이지만 무위에 그친 두경민의 슈팅이 성공했다면 동부는 모비스와 나란한 경기를 치렀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쐐기를 박을 수 있는 기회, 그리고 모비스에게 내준 우위를 뒤집을 수 있는 기회가 두경민에게 찾아왔으나 그 슈팅이 번번이 림을 벗어났기 때문이었다.
이후 3차전에서 두경민의 외곽포 4개는 모두 불발됐다. 그리고 끝까지 모비스를 추격하는 중에도 두경민은 본인의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스윕으로 내준 플레이오프는 동부, 그리고 두경민 본인에게도 잔상이 남을 것이다. 그렇기에 비시즌 두경민에겐 새로운 절치부심이 필요하지 않을까.
6강 PO의 숨은 진주 _ 역시 경험은 최고의 자산!
주희정(서울 삼성)
정규리그 51G 평균 1.47득점(3점슛 0.3개) 1리바운드 1.3어시스트 0.4스틸
6강 PO 5G 평균 5.6득점(3점슛 1.6개) 1.4리바운드 3.6어시스트 0.4스틸
6강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은 조금의 부조화가 있었다. 주전 포인트가드인 김태술이 무릎 부상으로 강한 골밑에 비해 앞선이 제몫을 해주지 못하는 상황이 잦았다. 실책 또한 삼성의 발목을 잡았다.
이후 전자랜드에게 내리 2경기를 내주고 맞이한 4차전. 삼성에게 더 이상 갈 곳은 없었다. 이때 ‘구관이 명관이다’라는 말을 코트 위에서 보여준 선수가 있었다. 1차전 승리 때도 성공적으로 팀을 조율했던 주희정이었다.
경기 종료 3분여를 남기고까지 삼성과 전자랜드는 68-68, 팽팽한 경기를 이었다. 제일 중요한 3분. 그때가 주희정이 본인의 관록을 1차전에 이어 재차 발휘하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주희정은 천금 같은 리바운드로 라틀리프의 득점을 도우며 균형을 깼다. 이 균열은 경기 종료까지 계속 됐다. 그리고 그 사이 우위를 지키기 위한 주희정의 노련미가 빛을 발했다.
36초를 남기고 76-72, 4점 차 앞서는 상황에서 전자랜드는 파울 작전을 택했다. 삼성의 입장에서는 최대한 시간을 끈 후 자유투를 성공하는 것이 최적의 시나리오. 공을 잡은 주희정은 전자랜드의 파울을 피해 10초의 시간을 벌었다. 이후 삼성은 속공 기회로 조금은 다른 전개를 맞았다. 대부분의 선수들이라면 바로 슈팅을 했겠지만 주희정은 골밑을 돌아 나오며 시간을 보냈다. 주희정의 베테랑 면모가 가장 돋보였던 순간이었다. 그러나 주희정은 경기 후 선수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제일 중요한 순간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치며 옥의 티를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5차전에는 3점슛 3개로 외곽 지원에 나선 주희정. 4강 플레이오프라는 새로운 시작점을 맞이한 삼성의 최전방에서 주희정의 관록은 더욱 빛을 발할지 기대감이 모아진다.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윤민호, 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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