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곳 바라보는 형제 이야기…이현승·이현석 형제
- 프로농구 / 곽현 / 2016-11-08 02:11:00

[점프볼=곽현 기자] 같은 길을 가는 형제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7일 고양체육관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2016-2017 KBL D리그 SK와 전자랜드의 경기.
전자랜드 이현승(27, 190cm)과 SK 이현석(24, 190cm)은 세 살 터울의 친형제다. 이 둘은 이날 상대팀으로 만났다.
2쿼터까지 좀처럼 두 선수가 마주칠 일이 없었다. 한 명이 코트에 나오면 한 명이 벤치에 들어가는 상황이 반복됐기 때문. 그러다 3쿼터 중반 형제가 나란히 코트를 밟았다.
비슷한 포지션과 체격조건을 갖고 있는 두 선수는 자연스레 매치업상대로 만났다. 형 이현승은 동생을 앞에 두고 3점슛을 터뜨렸다. 이어 돌파로 연속 득점을 만들었다. 동생도 적극적인 돌파에 의한 득점을 성공시키며 맞불을 놨다.
이날 경기는 동생팀인 SK가 81-67로 승리를 거뒀다. 이현석은 4점 4리바운드 1스틸, 이현승은 7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경기 후 형제를 만났다. 코트에서 서로를 적으로 만난 소감이 어떨지 궁금했다. 이현석은 “경기에 집중해야 되는데 자꾸 형을 응원하게 되더라. 팀 형들이 전자랜드로 가라고 했다”며 웃었다. 이현승은 “동생과 붙어보니 재밌다”고 말했다.
3쿼터 형제가 매치업 되는 과정에서 기자는 재밌는 장면을 포착했다. 이현석이 동료와 매치업 상대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형에 대한 수비를 주춤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형을 막는 게 곤란한 듯 보였다.
이현석은 당시 상황에 대해 “형을 막고 싶었는데, 몸이 덜 풀린 상태였다. 준비된 상태에서 형을 잘 막고 싶었다. 오늘 열심히 막았다. 형이랑 3살 차이라 예전부터 연습경기를 할 기회가 없었다. 오늘 해보니까 역시 형은 형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현승은 “동생이 많이 큰 것 같다. 몸이 많이 올라온 것 같다. 동생이 경기에 많이 나섰으면 좋겠다. 난 일단 D리그에서 많이 뛰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프로농구에 형제 선수는 흔치 않다. 과거 조상현-조동현 형제, 박성배-박성훈 형제, 이승준-이동준 형제가 있었고, 현재는 문태종-문태영 형제가 대표적인 형제 선수들이다. 형제가 같은 길을 걸으면서 서로 많은 의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나이는 3살 차이지만, 프로 데뷔는 동생이 먼저다. 이현석은 2014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8순위로 SK에 지명됐다. 반면 이현승은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2순위로 전자랜드에 지명됐다.
건국대 2학년 때 농구를 그만둔 이현승은 6년간 농구를 하지 않다 지난해 일반인 자격으로 드래프트에 참가해 지명을 받았다.
이현승은 뒤늦게 프로에 진출한 계기에 대해 “방황을 많이 했다. 6년간 쉬었는데 억압 되서 운동하는 것에 대해 잘 적응하지 못 했다”고 말했다. 이현승은 농구를 다시 하기까지 동생을 보며 힘을 얻었다고도 전했다. “다시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동생을 보면서 힘도 얻었다.”
형의 모습을 보면서 동생도 느낀 점이 많았다고. “형을 보면서 자랐다. 형이 어릴 때 농구를 잘 했다. 형이 그만둘 때도 난 방황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웃음).”

이현석의 드래프트 지명 당시 현장에 있던 이현승은 “정말 좋았다. 그 자리에 계속 있으면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1년 후 동생은 형이 드래프트된 현장을 찾아 축하인사를 전했다.
이현석은 SK에서 2번 포지션에서 기대를 걸고 있는 선수다. 슛, 드라이브인 등 다방면에 재능이 있는 만큼 큰 선수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이현승은 출발은 늦었지만 소질은 있는 선수로 평가되고 있다. 전자랜드는 가드 포지션에서 이현승이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주요 전력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형제에게 서로에 대한 덕담을 부탁했다. 이현승은 “안 다치고 잘 했으면 좋겠다. 곧 상무도 가야하는데 몸 관리 잘 하고 좋은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생 역시 건강을 강조했다. “아무리 잘 해도 다치면 소용이 없다.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 기회는 온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트 위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같은 곳을 바라보는 형제. 형제의 이야기가 어떤 결과를 낳을 지 궁금하다.
#사진 -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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