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인터뷰] 조선대 이승규 “지방대 나와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 증명하고파”

아마추어 / 맹봉주 / 2016-08-16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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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맹봉주 기자] “선수들이 어느 대학이든 가서 열심히 하면 프로에 진출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줬습니다. 조선대도 가능성이 있다가 아니라 우리도 된다는 걸 보여준 거죠.”


지난 2015 KBL 신인 드래프트가 끝나고 조선대 이민현 감독은 이와 같이 말했다.


이날 드래프트에서 조선대는 김동희(23, 186cm)가 전체 12순위로 원주 동부에 지명되고, 이어 박준우(23, 191cm)가 18순위로 전주 KCC의 부름을 받으며 졸업생 전원이 프로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로써 조선대는 지금까지 남정수, 최고봉, 최수현에 이어 총 5명의 선수를 프로에 배출하게 됐다.


지난해 드래프트 결과는 항상 언더독(이길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으로 불리며 지방대 설움을 겪던 조선대 선수들에게 “우리도 열심히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다. 그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오는 10월에 열릴 2016 KBL 신인 드래프트에선 이승규(22, 183cm)가 조선대 출신으론 여섯 번째로 프로행을 노린다.


“지방대인 조선대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꼭 성공하고 싶어요”라며 강하게 자신을 어필한 이승규. 그는 신입생 때부터 줄곧 풀타임 주전으로 뛰며 조선대를 이끌어왔다.


현재 조선대는 대학리그 2승 11패로 최하위에 그쳐있는 상태. 팀의 탈꼴찌와 프로 지명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안고 있는 이승규에게 이번 여름은 중요한 시기가 될 전망이다.



방학을 맞아 대학리그도 휴식기에 들어갔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휴가를 마치고 몸을 만드는 중이에요. 웨이트를 중점적으로 하면서 기본기 훈련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어요. 조선대가 멀리 있어 다른 팀들과 연습경기는 못하고 저희끼리 자체적으로 운동하고 있어요.


지방에 있는 학교 선수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우리끼리 연습경기 한다”였어요. 지금 수도권 대학들은 한창 프로팀들과 연습경기를 갖는데 아쉬움이 크겠어요.




학교가 지방에 있다 보니 프로팀들이나 다른 대학과 연습경기를 하기가 힘들어요. 오히려 삼일상고 시절 때 연습경기를 더 많이 한 것 같아요. 항상 우리끼리만 경기를 하니까 실전 감각이 떨어진 상태로 대회에 나가요. 우리 팀 선수들은 서로를 잘 알잖아요. 똑같은 상황에서 계속 반복된 연습을 하니까 한계가 있죠. 모르는 상대와 연습경기를 했다면 다양한 상황을 미리 경험해보니까 실력이 늘거든요. 그래서 항상 리그 초반보다는 중 후반에 경기내용이 좋아져요. 한 경기, 한 경기 치르면서 서서히 실전경기에 적응이 되는 거죠. 문제는 적응하려고치면 리그가 끝난다는 거에요. 그래서 시즌 마지막엔 ‘진작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있죠. 하지만 이 부분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 받아들여야죠.


올 시즌 대학무대 데뷔 후 커리어하이인 평균 14.31득점을 올리고 있어요. 그 활약을 인정받아 올해 열린 이상백배에선 대학 대표팀에 선발되기도 했는데요. 선수 인생 첫 태극마크였는데, 대표팀에서 뛰어 본 소감이 궁금해요.




대표팀에선 패스만 하면 선수들이 알아서 넣더라고요. 반대로 저는 패스를 받아서 넣기만 하면 됐고요(웃음). 각자 조금씩 본인 몫만 하면 경기가 쉽게 풀리더라고요. 지금껏 한 번도 이런 농구를 해본 적이 없었어요. ‘농구가 이렇게 쉽구나’라고 처음 느꼈죠. 조선대에선 한 경기에 어시스트 3개하기가 정말 힘들거든요. 하지만 이상백배에선 패스 한 번이 어시스트 하나로 연결되더라고요. 좋았어요. 이런 팀에서 계속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한편으론 지방대 출신 설움도 많이 받았지만요.


지방대 출신 설움이요?




네. 경기가 다 끝나고 사람들이 다른 선수들은 다 알아보는데 저는 잘 모르더라고요. 팬들이 서울, 수도권 선수들과는 사진 찍고 사인 요청하는데 저는 몰라보니까 민망했죠. 그래도 농구를 10년 이상했는데 알아봐 주는 사람이 없다는 게 속상하기도 하고요. 프로에 가면 팬 관리를 정말 열심히 할 생각이에요(웃음).


[미생인터뷰]에서 단국대 하도현 선수가 “우리 학교 기사에는 꼭 지방대를 비하하는 댓글이 달린다”며 안타까운 얘기를 한 기억이 납니다. 이승규 선수는 어떤가요?




(하도현의 이야기는)제 입장에서는 배부른 소리죠. 우리 학교가 더 심하거든요(웃음). 조선대 관련 기사에도 ‘조선대는 어디 있는 학교냐’는 댓글이 꼭 달려요. 말도 안 되는 조롱조의 댓글들도 있고요. 그런 글들을 보면 어이도 없고 기분도 나쁘죠.


그런 얘기를 들을 때 ‘더 좋은 학교에 갔었으면’하는 후회를 한 적은 없나요?




서울에 있는 학교에 갔다면 좋은 조건에서 더 나은 성적을 거뒀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후회는 안 해요. 여기 와서 1학년부터 주전으로 경기를 뛰면서 많은 출전시간을 가졌거든요. 덕분에 다른 학교의 동기생들보다 다양한 실전경험과 경기감각을 익혔어요.



프로 선수 중에 자신의 롤모델이 있나요?




창원 LG에서 뛰는 (정)성우형이 제 롤모델이에요. 중학교 때부터 형을 좋아 했어요. 성우형도 잘 알아서 평소에 연락도 자주하고 조언도 많이 들어요. 코트 위에 있는 형을 보면 정말 멋있는 거 같아요. 얼굴 말고요(웃음). 폭발적인 스피드로 수비수를 제치며 득점하는 모습을 보면 ‘와’하는 소리가 나죠. 특히 저는 형의 패스 센스를 좋아해요.


이승규 선수의 기록 중 한 가지 눈에 띄는 게 자유투 성공률인데요. 이번 시즌 정확히 50%의 자유투 성공률을 보이고 있어요. 빅맨인 이호연(69.7%)선수 보다도 낮은 팀 내 꼴찌에요.




하하, 자유투만 보면 NBA의 디안드레 조던이죠. 이상하게 첫 슛이 들어가면 그 다음 슛이 안 들어가고, 첫 슛이 안 들어가면 그 다음 슛이 들어가고. 어떻게든 둘 중 하나는 놓치더라고요. 심리적인 영향이 큰 것 같아요. 자유투 라인에 서면 꼭 넣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거든요.


2점슛 성공률(38.7%)도 낮은 편이에요. 1학년 이후 꾸준히 상승하던 3점슛 성공률(21.4%→32.1%→36%)도 올해는 31.71%로 주춤한 모습이고요.




무슨 말을 하더라도 핑계로 들릴 것 같아요. 원래 오른 손목이 좀 안 좋았는데 그 영향도 있고 부담감도 크고요. 작년 (김)동희 형이 있을 때만 해도 부담이 덜했거든요. 형이 워낙 찬스를 잘 살리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제가 팀의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하잖아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무리한 슛이 늘었어요. 그래도 2점 성공률은 말이 안 되죠(웃음). 경기 끝나고 기록지에 있는 제 야투 성공률을 보면 저도 어이가 없어요.


지난해와 올해, 조선대 경기를 보면 전반까지는 잘 싸워놓고 후반 집중력이 떨어지며 대패를 당한 경우가 많아요.




선수들끼리도 그런 얘기를 많이 해요. 실력은 수도권 학교들과 크게 차이 나지 않지만 선수층이 다르거든요. 우리는 주전들이 거의 40분 풀타임을 뛰지만 수도권 학교들은 선수들의 체력안배를 해주잖아요. 전반에는 접전으로 가다 후반 가서 큰 점수 차로 패하는 게 그런 이유죠. 작년에도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많이 내줬어요. 체력 때문에 후반에 무너진 게 타격이 컸죠.


신인 드래프트가 얼마 남지 않았어요. 자신의 예상 순위를 점쳐 본다면?




빠르면 2라운드 초중반? 늦으면 2라운드 후반까지 밀리지 않을까요? 솔직히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어요. 어떻게든 무조건 프로에 가고 싶어요. 경쟁에서 살아남는 건 그 다음이라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농구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저를 어필하고 싶어요. 저처럼 지방에 있는 학교를 다니는 선수는 팬들에게 알려질 기회가 많지 않아요. 제가 어떤 선수이고 얼마나 열심히 하는 지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어요. 또 지방대인 조선대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꼭 성공하고 싶어요.


사진_유용우 기자, 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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