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루카 돈치치의 카운터

매거진 / 편집부 기자 / 2025-10-19 08: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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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편집부] 루카 돈치치는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픽앤롤 볼 핸들러이자 약점이 없는 공격수이다. 유럽 최강자를 가리는 유로바스켓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거리를 가리지 않는 득점능력과 다양한 액션을 활용하는 패스능력의 조합은 돈치치를 상대하는 최선의 수비가 무엇인지 상대로 하여금 항상 고민하게 만든다. 돈치치의 플레이는 현존하는 여러 픽앤롤 수비의 약점을 교과서적으로 보여주는 교본과 같다.본문에서는 각 픽앤롤 수비의 형태와 돈치치의 카운터 스킬을 함께 짚어본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10월호에 게재됐습니다.

돈치치의 스킵 패스, 블리츠, 헷지 앤 리커버리

블리츠 수비에서는 수비수 두명이 볼 핸들러에게 붙기 때문에 나머지 공간은 4:3이 되면서 공격자가 한명 더 많아진다. 따라서 압박 앞에서 볼을 지켜내면서 오픈이 발생하는 곳을 빠르게 찾아 패스를 전달하는 것이 볼핸들러의 임무가 된다.

돈치치는 코트 전체를 가로지르는 ‘오버헤드 스킵 패스’를 활용하여 압박을 무산시키고 누구보다 빠르게 오픈된 선수에게 볼을 전달하는 패서이다. 사이드라인에서 반대쪽 사이드 코너까지 미사일처럼 날아가는 돈치치의 투핸드 점프패스는 구속과 정확도에서 니콜라 요키치를 제외하면 비교할 상대가 없을 정도로 강력하며 돈치치에 대한 압박 뒤편에 배치되는 수비수들은 3:4 아웃넘버 상황에서 공격수들과 일정한 간격을 두고 있기 때문에 패스가 정확하게 전달되면 받은 선수가 바로 슛을 쏘지 않아도 클로즈아웃 상황이 발생하여 수비대형이 깨지게 된다.

돈치치는 블리츠 수비의 이러한 메커니즘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선수이다. 먼저 압박 앞에서 드리블을 끝낸 상태에서도 항상 당황하지 않고 볼을 높이 들고 흔들면서 키핑을 유지한다. 그리고 빈 자리가 보일 때 제자리에서 점프하여 마치 빈 곳에 점을 찍는 듯한 다이렉트 패스를 던지는데 자세가 흡사한 축구의 스로인 상황과 비교해보면 도움닫기를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매우 높은 난이도의 패스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볼 핸들러들은 드리블을 멈추기 전에 가까운 거리에서 볼을 받아 대신 볼을 운반해줄 빅맨의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으며 (숏 롤) 압박을 피해 달아나는데 일차적인 목적을 두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돈치치는 유럽에서 뛰던 10대 시절부터 드리블이 끝난 상황에서의 키핑과 점프패스를 무기로 상대의 압박을 역이용해왔다. 제자리에서 아웃넘버를 찾아내고 장거리 패스를 던지는 돈치치의 모습은 포켓 안에서 압박을 이겨내고 패스를 성공시키는 미식축구의 쿼터백을 연상하게 한다.

돈치치의 미드레인지 게임, 드랍 커버리지

드랍 커버리지를 상대하는 볼핸들러는 앞뒤로 수비가 자신을 감싸는 상태에서 미드레인지에 진입하게 되는데 이런 상황에서의 카운터는 크게 3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번째는 드랍하는 빅맨 뒤쪽을 공략하는 픽&앨리웁. 미드레인지에서 드리블을 오래 가져가면서 빅맨 뒤로 스크리너가 침투할때까지 기다렸다가 앨리웁 패스를 올려주는 공격이다. 돈치치가 드와이트 파웰과 수년간 보여줬던 하이라이트 장면이기도 하다.

두번째는 뒤에서 추격해오는 가드 뒤쪽을 공략하는 픽&팝. 빅맨이 내려가고 볼 핸들러 수비수는 볼핸들러를 추격하는 상황이므로 탑 위치가 비게 되는데 이 자리에서의 3점슛은 드랍 커버리지를 유지하는 상태에서 커버하기 매우 어렵다.

세번째는 드랍 커버리지 전술이 허용하는 슛을 잘 넣는 것. 드랍 커버리지는 통상적으로 미드레인지 공격의 기대값이 3점슛과 골밑슛보다 낮다는 전제 하에 시도하는 수비이다. 그러나 기대값 이상으로 미드레인지에서 높은 확률을 보여준다면 수비는 전략을 수정할수밖에 없는데 돈치치는 3-10FT 구간에서 통산 51.3%의 야투율을 보여주는 훌륭한 플로터 슈터이며 10-16FT에서도 50%대 성공률을 여러 차례 기록한 페이드어웨이 전문가이다.

미드레인지에서 보여주는 안정적인 호스티지 드리블과 앞뒤로 나가는 정확한 타이밍의 패스, 확률높은 득점력으로 크리스 폴과 함께 가장 교과서적인 드랍 커버리지 카운터를 보여주는 선수이며 상대에게 드랍 커버리지의 포기를 강요하는 선수이기도 하다.

돈치치의 미스매치 헌팅, 스위치

돈치치의 하이라이트에서 가장 화려한 장면중의 하나는 댈러스 시절의 돈치치가 유타에서 활약하던 고베어를 3점라인으로 끌어내어 농락하던 장면들일 것이다. 드랍 커버리지를 시도하는 유타를 상대로 골밑까지 들어간 돈치치가 다시 3점라인까지 후진하거나 코트를 넘자마자 스크린을 대각선으로 받아 윙쪽으로 도망가며 고베어를 끌어내는 장면이 반복되었고 밖에서 시도하는 스텝백 3점슛과 체인지 오브 페이스, 크로스오버에 고베어는 수차례 춤을 추고 말았다.

이처럼 상대의 드랍 커버리지를 미스매치 1:1로 바꿔내는 능력 또한 돈치치가 오랜기간 보여준 강점이다. 주무기인 스텝백 3점슛과 이를 이용한 헤지 무브, 드라이브는 빅맨이 스위치해서 반응하기에는 너무 현란하고 압도적인 웨이트와 페이더웨이 능력을 바탕으로 포스트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이는 선수이기 때문에 돈치치는 상대 포인트가드와 언제나 미스매치 효과를 낼 수 있다.

때문에 돈치치의 수비는 상대 빅 윙이 맡는 시간이 가장 길다. 와이드오픈 3점슛, 골밑에서의 이지 찬스를 상대적으로 적게 허용한다는 점에서 돈치치에 대한 수비는 빠른 윙이 최대한 일대일로 맡는 것이 최선으로 여겨지며 대부분의 팀들은 블리츠를 시도해본 후 돈치치의 패스를 받는 슈터들의 컨디션을 확인하면서 다음 카드로 사이즈 좋은 윙이 스크리너 수비수로 투입되는 스위치를 꺼내는 경우가 잦다.

돈치치의 무기를 열거해보면 다음과 같다.
득점_스텝백 3점슛, 드라이브, 숏미드에서의 플로터, 페이더웨이
패스_오버헤드 스킵패스, 킥아웃 패스, 호스티지 드리블에서의 앨리웁, 픽앤팝 어시스트

특별히 선호하지 않는 구역과 거리, 패스 형태가 없으며 하이라이트를 시청해봐도 모든 수비에 대해 정석적인 카운터를 고르게 구사하는 선수라는 점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패스 하이라이트에는 블리츠, 득점 하이라이트에는 스위치, 앨리웁 하이라이트에는 드랍 커버리지 수비가 빼곡하게 등장하며 돈치치의 능력과 각종 수비전술들의 정석적인 카운터를 항상 동시에 확인하고 이해할 수 있다.

우월한 능력과 정확한 판단력으로 마치 사칙연산을 하는 듯한 돈치치의 픽앤롤 볼핸들러 게임은 25~26시즌에도 상대 감독들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골칫덩이일것이다.

# 글_바스켓볼 다이제스트 Sonic44
# 정리_정지욱 편집장
# 사진_AP/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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