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도전은 계속 된다! 다시 떠난 박지현 “꿈은 당연히 WNBA”

매거진 / 조영두 기자 / 2025-10-18 07: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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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조영두 기자] 지난해 생애 첫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박지현(25, 183cm)은 아산 우리은행의 구애를 뿌리치고 해외 도전을 선택했다. 1년 동안 호주, 뉴질랜드, 스페인까지 무려 3개 국가를 거치며 소중한 경험치를 쌓았다. 뉴질랜드에서는 준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이뤘다. 아직 그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뉴질랜드 토코마나와 퀸즈와 재계약, 호주리그 진출을 목표로 레이스를 이어간다. 큰 꿈은 세계 최고의 무대 WNBA다. 1년 동안 한층 성숙해져 돌아온 박지현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10월호에 게재됐으며, 인터뷰는 9월 10일 진행됐습니다.

1년 동안 호주, 뉴질랜드, 스페인까지 3개 국가를 돌아다녔는데?
나와 같은 사례가 없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될지 몰랐다. 1년 동안 할 수 있는 건 다 해본 것 같다. 힘들긴 했지만 그만큼 얻은 게 많았다. 경험도 많이 쌓였다. 1년 동안 바쁘고, 재밌고, 진짜 많은 걸 하면서 지냈다.

해외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진 않았는지?
힘든 걸 모르고 나간 건 아니다. 예상했지만 그래도 항상 힘들었다. 한편으로는 어떤 힘듦일지 궁금했다. 힘든 시기가 있었기 때문에 내가 강해졌다고 생각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언어의 장벽도 있었을 것 같다.
해외에서 계속 생활하려면 평생의 숙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한국에서 경기를 뛸 때도 동료들과 대화가 중요한데 해외 생활을 해보니 대화가 더 중요하다고 느꼈다. 처음 보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 아직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다. 좀 더 노력해야 된다.

가장 힘든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다른 선수들은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이 옆에 있었다. 나도 힘들 때 전화로 이야기 할 수 있지만 옆에 있는 건 다르지 않나. 혼자서 생활하다 보니 힘들 때 옆에 아무도 없다는 현실이 더 힘들게 느껴졌다.

각 나라마다 농구 스타일이 다를 것 같다.
우리은행 시절에는 좋은 언니들과 함께 뛰었다. 근데 호주에 가보니 팀에 대부분 어린 선수들이더라. 오히려 내가 어린 선수들을 끌고 가야 하는 입장이었다. 나에겐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호주에서 해외 생활을 적응하는데 도움이 됐다. 뉴질랜드는 나 말고 다른 나라에서 온 선수들이 많았다. 여러 나라의 선수들과 경기를 할 수 있어 재밌었다. 스페인에서는 팀 훈련할 때 얻는 게 많았다. 훈련이지만 정말 치열하다. 집에 오면 힘이 다 빠진다. 신체조건과 기량 좋은 선수들이 많아서 배울 점이 많았다.

뉴질랜드에서는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는데?

당연히 아쉽다. 팀에서도 내가 필요해서 영입한 건데 도움이 되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었다. 마지막 경기를 이기지 못해 아쉬웠다. 하지만 4강 플레이오프에서 우승 후보를 극적으로 꺾었다. 지나고 보니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올 시즌에 더 좋은 성적을 내면 되지 않을까 싶다.

해외에서 가장 배운 점이 있다면?
스스로 느낀 점이 많다. 처음엔 내가 어떤 포지션으로 뛰어야 장점을 극대화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해외에서 내 포지션을 찾고, 코칭스태프 의견도 들어보고 싶었다. 근데 막상 해외에 가보니 올어라운드 플레이어로 뛰는 걸 내 장점으로 생각해주고, 그렇게 활용하더라. 한국에서 착각을 한 것 같다. 내가 한계를 두고 경기를 뛴 것 같다. 쉽고 단조로운 플레이만 했다. 노력을 겸비해서 실력을 키운다면 더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애매하면 안 될 것 같다.

인생에 대해 얻은 점도 있을 것 같다.
혼자서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농구선수지만 농구 외적으로 선수들과의 관계나 예의, 행동 이런 게 정말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선수보다 사람으로서 모습이 우선이구나라고 깨달았다. 선수 생활하면서 열심히 노력하는 건 당연하다. 이외에도 내 모든 것에 감사함을 잃지 않고 생활하려고 신경 쓰고 있다.

“이제 대표팀의 주축? 책임감 갖고 뛰어야 해요”
정신없이 시즌을 마치고 돌아온 박지현에게 휴식은 없었다. 곧바로 박수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농구 대표팀에 합류한 것. 7월 중국 선전에서 열린 2025 FIBA(국제농구연맹) 여자 아시아컵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이제 대표팀의 주축 멤버가 된 박지현은 4강 진출에 앞장섰다. 6경기 평균 29.7분을 뛰며 14.2점 5.5리바운드 3.7어시스트 2.2스틸로 활약하며 베스트5에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시즌이 끝나고 대표팀에 합류했는데 이전과 다른 점이 있었는지?
세대교체가 됐고, 나도 해외에서 1년을 보냈다. 해외에서 뛰다 보니 책임감이 더 생겼다. 부담 아닌 부담도 있었다. 해외에서 뛰고 있지만 나 스스로 잘하고 있는지 생각이 들었다. 이런 걸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국제대회라고 생각한다. 항상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대표팀에 합류하는 날을 기다려왔던 것 같다. 해외에서 한 시즌 치른 뒤 내 모습이 궁금했다.

여자 아시아컵 준비 기간이 다른 때보다 길었다.

선수단끼리 관계나 훈련 분위기 모두 좋았다. 박수호 감독님과는 청소년 국가대표 시절에 함께 했다. 다들 열심히 했다. 그러다보니 훈련 분위기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뉴질랜드에 설욕하고 싶었기 때문에 대회를 준비하는 자세가 다를 수밖에 없었다.

대회 개막 전 4강 진출이 쉽지 않을 거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나 평가가 틀린 말은 아니었다. 어느 팀과 붙어도 긴장해야 되는 게 현재 우리나라의 위치다. 오히려 외부의 평가 덕분에 경각심이 더 생겼다.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던 요소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다.

박지수(KB스타즈)를 제외하면 빅맨이 없어서 높이에 대한 고민이 컸을 것 같다.
감독님이 빠른 농구를 요구하셨다. 공을 주고 움직이는 플레이에 대한 연습을 많이 했다. 신장이 낮으면 다르게 생각해서 장점을 극대화시키려고 했다.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준비를 했다.

첫 경기 뉴질랜드전을 극적으로 승리했다.
마지막까지 진땀 승부였다. 솔직히 너무 이기고 싶은 상대였다. 지난 대회 8강전에서 패배한 이후로 가슴속에 응어리가 있었다. 이겨야 풀릴 것 같은 느낌이었다. 나를 포함 선수단 전체가 한 마음이었다. 뉴질랜드에 대비해 준비를 정말 많이 했다. 이겨서 다행이고 기분 좋았다.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는데?
사실 아쉬움이 컸다.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었다. 4강이 목표였지만 만족할 수 없었다. 대회가 끝나고 선수들끼리 아쉽다고 대화를 나눴고, 벌써 다음 대회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4강에서 일본과 붙어보고 싶었다. 만나지 않은 상대라 경기를 해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대회 올스타5에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다. 너무 영광스럽다.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올스타5를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항상 남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받게 되니까 기분 좋았다. 한국에서 받는 상도 영광스럽지만 국제대회에서 받는 상은 의미가 남다르다. 해외에서 한 시즌 보내고 와서 처음 치른 국제대회였는데 좋은 상까지 받게 되어 감사했다.

이제는 대표팀의 주축이라고 봐도 될까?
나 스스로 주축이라고 생각해야 될 것 같다. 부정하는 게 아니라 그렇게 말씀해주시는 것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준비하고, 경기를 뛰어야 되지 않을까 싶다.

“뉴질랜드에서 두 번째 시즌, 첫 시즌보다 잘해야”
새 소속팀을 찾던 박지현은 지난해 뛰었던 뉴질랜드 토코마나와와 재계약을 맺었다. 뉴질랜드에서 한 시즌을 더 소화한 뒤 새로운 행선지를 물색할 예정이다. 8월에는 2025 WKBL 올-투게더 위크에 참가해 유소녀 선수들과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국내에서 개인 훈련에 매진한 그는 9월 15일 뉴질랜드로 출국했다. 곧바로 팀 훈련에 합류해 새 시즌을 위한 준비에 돌압할 예정이다.

여자 아시아컵 종료 후 국내에서 어떻게 지냈는지?
재밌게 준비했다. 힘들지 않고, 제대로 준비를 안 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작년에도 해외 진출을 앞두고 준비했는데 혼자서 훈련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다. 이제는 어떻게 해야 될지 알고 있다. 주변에 도와주는 분들도 너무 많다. 스킬 팩토리 박대남 대표님, WTC 우건영 선생님께 도움을 받아서 몸을 잘 만들었다. 요즘 새벽 운동을 하는데 몬스터 훕스에서 도움을 주셔서 체육관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수원에 ‘핏드포레’라는 센터가 있는데 원장님이 내 팬이다. 한번 와서 체험해보라고 연락을 주셔서 가봤는데 너무 좋더라.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아서 잘 준비하고 있다.

2025 WKBL 올-투게더 위크에서 유망주 선수들과 시간을 보내기도 했는데?

공식적으로 유망주 친구들과 만난 건 처음이었다. 해외에서는 이런 프로그램이 많다. 하지만 언어의 장벽이 있어서 나는 옆에서 도와주는 입장이었다. 한국에 유망주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 생기면 잘 가르쳐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좋은 기회가 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해외 도전에 대해 유소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다.
사실 조심스럽다. 나도 아직 경험 중이고 1년 밖에 안 됐다. 그래서 무조건 도전하라고 할 수 없다. 해외 도전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는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도 한 친구가 해외 도전에 대해 질문을 했었다. 본인도 나가보고 싶다고 하더라. 열린 마음으로 해외 도전을 생각하고 있다는 걸 보며 뿌듯했다.

뉴질랜드 토코마나와와 재계약을 맺었는데?
지난 시즌 막판부터 계속 다음 시즌 이야기를 했다. 한번 뛰었던 팀에서 또 불러준 거니 감사할 따름이다. 다른 몇몇 팀에서도 오퍼가 왔는데 더 큰 무대를 생각했다. 첫 번째 목표는 호주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호주에 갈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뉴질랜드는 시즌이 짧고, 잘하면 호주에서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토코마나와와 재계약을 맺었다.

두 번째 시즌이라 첫 시즌과는 다를 것 같다.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할 때가 아닐까. 첫 시즌에는 농구 이외에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았다. 농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이제 한번 경험했으니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플레이를 보여드리고 싶다.

어떤 부분을 더 발전시키고 싶은지?
시즌을 치르며 기량이 발전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훈련을 하며 준비를 다 끝내놓고 시즌 때 보여줘야 한다. 오프시즌에 무엇에 집중해야 될지 많이 생각하면서 훈련했다. 개인적으로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 있게 슈팅을 던지고 싶다. 확률도 더 높이기 위해 슈팅 훈련에 집중했다. 내가 장점으로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이 뭔지 생각해서 연습을 했던 것 같다.

해외 무대 도전의 최종 목표는?
큰 꿈은 당연히 WNBA다. 앞서 언급했듯 우선 호주가 목표다. 거기에 도달했을 때 다음 목표로 갈 수 있는 길이 보이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한 마디?
해외에서 두 번째 시즌을 보내게 됐다. 꾸준히 많은 응원 보내주시고 항상 지켜봐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부상 없이 좋은 플레이 보여드릴 테니 계속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 사진_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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