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프리뷰(24)] '르브론 왔다!' 필라델피아, 우승 아니면 실패

해외농구 / 이규빈 기자 / 2026-09-24 07: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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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규빈 기자] 필라델피아에 역대급 기회가 찾아왔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는 1946년에 창단한 NBA에서 역사가 가장 긴 팀 중 하나다. 파이널 우승도 1955, 1967, 1983 등 3번이나 차지하며 명문 반열에 올랐다. 우리에게 익숙한 시기는 앨런 아이버슨 시절로 2000년대 초반 아이버슨을 중심으로 동부의 강호로 군림했다.

아이버슨 이후에는 뚜렷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안드레 이궈달라, 즈루 할러데이 등 스타 선수가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슈퍼스타는 없었고, 전력도 간신히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정도였다. 결국 수뇌부는 이런 애매한 상황에 질려 엄청난 결정을 내린다.

2013-2014시즌부터 고의로 패배해 드래프트 상위 순번을 노리는 '탱킹' 전략을 감행한다. 이런 노골적인 탱킹은 NBA에서 필라델피아가 원조였다고 할 수 있다. 2013-2014시즌 18승 64패, 2015-2016시즌에는 무려 10승 72패를 기록하며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대신 이에 따라 2014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조엘 엠비드, 2015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자힐 오카포, 2016 드래프트 전체 1순위 벤 시몬스, 2017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마켈 펄츠 등 최상위권 유망주를 수집했다.

펄츠와 오카포는 처참히 실패했으나, 시몬스와 엠비드는 대박이었다. 필라델피아는 두 선수를 중심으로 다시 강호로 떠올랐고, 이전과 달리 애매한 전력이 아닌 우승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탱킹 전략이 제대로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전력에도 우승은 커녕, 컨퍼런스 파이널도 1번 진출하지 못했다. 2018-2019시즌과 2020-2021시즌이 아쉬웠다. 2018-2019시즌에는 지미 버틀러를 영입하며 완벽한 전력을 갖췄으나, 카와이 레너드의 토론토 랩터스에 7차전 승부 끝에 패배했고, 2020-2021시즌에는 2라운드에서 전력이 약하다고 평가된 애틀랜타 호크스를 만나 졸전 끝에 7차전에서 패배했다.

결국 시몬스도 팀을 떠났고, 타이리스 맥시라는 초신성이 등장해 팀을 이끌었다. 여기에 2024-2025시즌을 앞두고 FA로 폴 조지라는 슈퍼스타를 영입하며 기대가 매우 컸다. 그런데 엠비드, 맥시, 조지의 부상이 연달아 나오며 24승 58패라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성적을 기록했다. 필라델피아의 미래에는 먹구름이 낀 것처럼 보였다.

2025-2026시즌 리뷰
성적: 45승 37패 동부 컨퍼런스 7위


2024-2025시즌의 충격이 컸다. 이제 필라델피아는 우승 후보가 아닌 웃음 후보로 바뀌었고, 야심 차게 영입한 조지의 대실패로 샐러리캡 여유도 막혀 전력 보강도 어려웠다. FA 시장에서 기존 선수들 재계약 외에 전력 보강이 없었고, 그나마 최악의 성적으로 얻은 2025 NBA 드래프트 3순위 지명권으로 VJ 엣지컴이라는 활동량과 운동 능력이 뛰어난 포워드를 뽑았다.

시즌 시작부터 4연승을 달리더니, 전반기 내내 꾸준히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이는 새로운 에이스 맥시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맥시는 매 경기 30점 이상을 기록하며 팀의 공격을 이끌었고, 엠비드는 이제 2옵션으로 전락했다. 신인 엣지컴의 활약도 대단했다. 수비에 장점이 있고, 공격도 간결하게 펼치며 맥시의 완벽한 백코트 파트너가 됐다. 조지의 부상과 부진, 건강하면 위력적이지만 시즌 절반을 날리는 엠비드에도 필라델피아가 상위권을 달릴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트레이드 데드라인 행보는 의문이었다. 엣지컴의 존재로 입지가 좁아진 자레드 맥케인을 내보내며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1장을 받았다. 마치 리빌딩 팀처럼 구단을 운영한 것이다. 맥케인은 이번 시즌은 잠잠했으나, 지난 시즌만 해도 신인상 유력 후보였다. 맥케인의 이탈에 엠비드를 비롯한 핵심 선수들이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후반기에 대형 사고도 터졌다. 부진하던 조지가 금지 약물 징계로 출전 정지를 당한 것이다. 냉정히 타격이긴 했으나, 치명적인 타격은 아니었다.

45승 37패로 시즌을 마쳤고, 동부 7위로 플레이-인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플레이-인 첫 경기에서 올랜도 매직을 꺾고 단번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상대는 숙적 보스턴 셀틱스였다.

모든 사람이 필라델피아의 무난한 패배를 예상했다. 실제로 1승 3패로 탈락 직전에 놓이며 이번에도 끝나나 싶었다. 하지만 5차전부터 경기력이 살아나더니, 보스턴 에이스 제이슨 테이텀의 부상까지 겹치며 필라델피아가 3연승으로 7차전 끝에 2라운드에 진출했다. 엠비드, 맥시의 활약이 눈부셨다. 플레이오프만 되면 작아지는 필라델피아의 놀라운 반전이었다.

2라운드에서도 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였으나, 상대 뉴욕 닉스는 너무나 강했다. 0승 4패로 스윕당했고, 경기력도 처참했다.

2라운드 탈락이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지금 로스터로는 우승이 어렵다는 지적이 등장했다.

오프 시즌 IN/OUT

IN: 르브론 제임스(FA), 제일런 브라운(트레이드), 딘 웨이드(FA), 앤퍼니 사이먼스(FA), 라바론 파일론(드래프트), 켄타비우스 칼드웰-포프(FA), 아리엘 헉포티(FA)

OUT: 폴 조지(트레이드), 퀸튼 그라임스(FA), 안드레 드러먼드(FA), 조니 브룸(FA), 켈리 우브레 주니어(FA), 트렌든 왓포드(FA)


미친 오프 시즌이었다. 단연 이번 오프 시즌 최고 승자이자, 단번에 우승 후보로 거듭났다.

일단 브라운 트레이드부터 충격이었다. 야니스 아데토쿤보 영입 실패 이후 불만이 생긴 브라운을 트레이드 할 수밖에 없었고, 필라델피아가 접근해 이를 성사한다. 대가는 조지와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2장으로, 트레이드 뉴스가 나오자마자 필라델피아의 완승이라는 여론이었다. 브라운은 지난 시즌 평균 28.7점 6.9리바운드 5.1어시스트로 커리어하이를 만들었다.

그런데 핵폭탄이 터진다. FA를 선언한 르브론이 필라델피행을 선택한 것이다. 지난 시즌 눈에 띄게 노쇠화 기미를 보였으나, 여전히 리그 정상급 기량을 갖춘 선수다. 심지어 최저 연봉 계약이므로 말도 안 되는 가성비다. 르브론, 브라운, 엠비드, 맥시의 빅4는 역대급 구성을 갖추게 됐다.

여기에 웨이드, 사이먼스와 같은 롤 플레이어 보강도 성공한다. 두 선수 모두 벤치에서 빅4가 하지 않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쏠쏠한 영입이라는 평이다.

화룡점정은 칼드웰-포프 영입이었다. 2년 연속으로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낸 칼드웰-포프는 멤피스 그리즐리스에서 방출 통보를 받았고, 필라델피아 이적을 선택했다. 이는 당연히 르브론 때문이었다. 르브론 효과로 칼드웰-포프라는 준수한 3&D 자원을 추가하게 됐다.

그라임스, 드러먼드, 우브레 등 최근 필라델피아를 지탱하던 벤치 자원들이 이탈했으나, 아무런 영향이 없는 수준일 정도로 엄청난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키 플레이어: 조엘 엠비드
지난 시즌 기록: 평균 26.9점 7.7리바운드 3.9어시스트


카메룬 출신으로 늦은 나이에 농구를 시작했으나, 곧바로 뛰어난 기술과 신체 능력의 조화로 정상급 유망주가 됐다. 농구 명문 캔자스 대학교에 진학했고, 당시 최고의 유망주였던 앤드류 위긴스와 함께 활약한다. 대학 무대 기록은 평균 11.2점 8.1리바운드로 특출나지 않았으나, 워낙 압도적인 신체 조건으로 드래프트 최상위 순번이 유력했다.

2014 NBA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필라델피아의 선택을 받는다. 필라델피아는 역대급 탱킹을 달리는 상황으로, 새로운 슈퍼스타가 절실했다. '모 아니면 도' 유형의 유망주로 꼽힌 엠비드는 필라델피아에 어울리는 선택이었다.

NBA에서 1경기도 뛰지 못하고 부상으로 무려 2년을 날렸다. 엠비드의 데뷔는 3년차 시즌인 2016-2017시즌이었고, 이때도 31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미친 기량으로 단번에 슈퍼스타로 거듭났다. 평균 20.2점 7.8리바운드와 무시무시한 골밑 지배력으로 압도적인 센터의 모습을 보인 것이다.

본격적으로 경기에 나선 4년차 시즌부터는 올스타와 디펜시브 팀, 올-NBA 팀에 모두 선정되며 슈퍼스타로 거듭났다. 엠비드는 발전을 계속했고, 2021-2022시즌과 2022-2023시즌에는 평균 30점 이상을 기록했고, 그런 활약으로 2022-2023시즌에는 정규 시즌 MVP를 차지한다.

이 시절 엠비드는 보는 것이 너무나 즐거웠다. 216cm의 거구가 놀라울 정도로 화려한 드리블과 공격 기술을 자랑하며 상대를 압도했다. 엠비드의 일대일 공격은 알고도 막을 수 없는 무기였다. 자유투 획득이 많았으나, 아무도 엠비드의 경기가 지루하다고 얘기를 하지 않았다.

문제는 부상이었다. MVP를 차지한 이후 기량은 여전했으나, 끝없는 부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023-2024시즌에는 39경기, 2024-2025시즌에는 19경기, 2025-2026시즌에는 38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미 몸이 망가진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고, 이제는 아무도 엠비드를 기대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다음 시즌은 엠비드 커리어의 가장 중요한 시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르브론과 브라운이 합류해 우승 후보가 됐고, 우승을 위해서는 엠비드의 존재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커리어 내내 파이널 무대를 밟지 못한 엠비드에 가장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예상 라인업
맥시-엣지컴-브라운-르브론-엠비드


역대 최고의 주전 라인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NBA를 대표하는 공격형 가드 맥시, 지난 시즌 최고의 3&D였던 엣지컴의 백코트 조합에 기존 약점이었던 포워드진이 브라운, 르브론의 합류로 최대 장점으로 바뀌었다. 여기에 건강만 하면 최고의 빅맨인 엠비드도 있다.

그간 NBA에서 많은 슈퍼팀이 있었으나, 이번 필라델피아처럼 전성기 시절 선수가 다수인 슈퍼팀은 보기 힘들었다. 그나마 르브론의 노쇠화, 엠비드의 건강이 걱정될 뿐 나머지는 리스크가 없는 수준이다.

그래도 변수는 있다. 지난 시즌 뉴욕의 우승에 알 수 있듯이 선수 간의 조합과 호흡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무엇보다 서열 정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공격을 주도적으로 이끌 선수, 팀을 위해 희생할 선수 등 역할이 정해져야 한다.

따라서 닉 널스 감독의 지도력에 많은 것이 달렸다. 널스 감독은 토론토 랩터스 시절 NBA 파이널 우승을 차지했으나, 그때 토론토와 지금 필라델피아는 다르다.

필라델피아는 다음 시즌 모든 팀을 통틀어 가장 큰 관심을 받을 것이다. 우승 청부사 르브론이 합류했다. 필라델피아에 44년 만에 우승 기회가 찾아왔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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