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미터뷰] ‘NBA 출신이 든 대걸레’ 장난꾸러기 나이트 “친절함은 비용이 들지 않죠”

프로농구 / 정다윤 기자 / 2025-10-11 02:4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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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정다윤 기자] 기록은 지나가도, 태도는 오래 남는다. 고양 소노의 새 외국선수 네이던 나이트(27, 203cm)의 이야기다.

나이트는 NBA와 CBA(중국)를 거친 빅맨이다. 윌리엄 앤 메리 대학을 졸업한 뒤 2020-2021시즌 애틀랜타 호크스에서 NBA 무대를 처음 밟았고, 이후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에서 3시즌을 보내며 실력을 다졌다.

올 시즌에는 고양 소노의 1옵션으로 한국 무대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번 시즌 4경기 평균 22.5점으로 전체 득점 2위, 리바운드 10.3개, 블록슛 1.3개를 기록하며 팀의 확실한 해결사로 자리 잡았다. 득점만이 아니라 팀 흐름을 조율하고 위기에서 흐름을 틀 줄 아는 선수다.

하지만 나이트의 진짜 매력은 코트 밖에서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그는 경기 외적인 순간에서도 팀과 팬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한다. 팀 동료 또한 “장난기가 무척 많고 밝다. 성격도 좋다”는 말을 던지기도.

지난 9월 20일 안양 정관장과의 오픈매치데이. 관중석으로 공이 튀어 팬의 휴대폰이 떨어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나이트는 주저 없이 휴대폰을 주워 들었다. 작동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듯 화면을 가볍게 터치한 뒤, 팬을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경기장은 웃음으로 물들었다.

취재진과 만난 나이트는 당시 상황에 대해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코트에서 일어난 일은 코트에서 끝나는 거니까요. 아시겠지만 팬들은 이기든 지든 늘 우리에게 잘 응원해주잖아요. 친절하게 대하는 데엔 아무 비용이 들지 않죠. 그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에요”라고 설명했다.


5일 울산 현대모비스전에서도 유쾌한 장면이 있었다. 4쿼터 43초를 남기고 스코어는 68-80. 승부의 향방이 이미 기운 시점이었다. 그때 나이트는 바닥을 닦던 마핑보이들 옆으로 다가가 대걸레를 직접 들었다. 함께 코트를 닦기 시작한 그의 행동은 관중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프로 무대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특히 외국선수가 자발적으로 나선 경우는 더욱 드물다. 기자에게도 지난 8월 ‘2025 한국중고농구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광주고 유병무가 마핑보이를 도왔던 장면 이후 처음이었다.

나이트는 이렇게 돌아봤다. “그 경기 순간에는 뭐랄까... 몰입해 있었어요. 단지 코트를 빨리 닦아서 경기를 계속 이어가고 싶었을 뿐이에요. 4쿼터쯤이었던 것 같은데 ‘이겨야 하는 시간’이잖아요. 그래서 그 흐름을 방해하는 게 생기면 안 되죠.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도우려고 했어요”라고 하며 회상했다.

팬들의 반응도 격렬하다. 팬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장난기 어린 제스처로 경기장을 웃음으로 물들인다. 경기 중 마핑보이를 도우며 손수 바닥을 닦던 장면은 팬들의 기억 속에 깊게 새겨졌다. 나이트는 오히려 이런 열정적인 응원에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한다.

나이트는 “한국 팬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경기에 나와서 팀을 응원할 때마다 놀라운 열정과 에너지를 보여주죠. 여기서 뛰는 게 정말 즐거워요. 제가 기억되길 바라는 모습은 열심히 뛰는 선수, 올바른 방식으로 플레이하는 선수, 그리고 매번 코트 위에 모든 걸 쏟아붓는 선수예요. 그게 제가 항상 목표로 하는 거니까요”라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건 농구를 하는 거예요. 이기든 지든, 결과가 어떻든 간에 저는 그저 이 스포츠를 하고 팬들 앞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게 목적이에요”라며 덧붙였다.

이처럼 나이트는 경기장 안팎에서 존재감이 분명한 선수다. 점수판 위 숫자뿐 아니라 팬과 팀 모두에게 에너지를 전하는 방식으로 한국 무대의 첫 시즌을 채워가고 있다.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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