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지에서 묵묵히 농구를 챙겨 온 윤종윤 지사장 "농구는 평생의 동반자"
- 아마추어 / 김지용 / 2018-10-18 11:22:00

[점프볼=김지용 기자] "농구는 평생의 동반자이자 즐거움입니다. 평생 같이 가야될 것 같습니다."
지난 여름 뜨거운 승부로 국민들에게 감동을 줬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여자 농구, 여자 아이스하키 등에서 남, 북 단일팀이 구성됐다. 모처럼 한민족이 아시아 무대에서 ONE TEAM으로 경기를 펼쳤던 종목들에선 메달 획득과 함께 진한 감동을 선사하며 성공적으로 아시안게임의 끝맺음을 했다.
그 중에서 예상 밖의 선전으로 은메달의 쾌거를 이뤄냈던 여자 농구에선 로숙영, 김혜연, 장미경 세 명의 북측 선수들이 단일팀에 합류해 남측 선수들과 손, 발을 맞췄다. 결승에서 아쉽게 중국에게 패했지만 단일팀으로서의 충분한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당시, 열악한 현지 사정으로 인해 음식에 곤란을 겪었던 단일팀에게 현지 사업가의 도움은 큰 힘이 됐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현지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아야나 미드플라자(AYANA Midplaza) 한국지사장인 윤종윤 씨는 본인의 사비로 단일팀과 남자 국가대표팀에게 힘을 돋울 수 있는 성대한 식사 자리를 마련한 바 있다.
아시안게임 당시 5대5 경기장과 3x3 경기장을 오가며 연신 태극기를 흔들었던 윤 지사장은 "다른 일은 거절을 잘 하는데 농구에 관련된 일은 거절할 수도, 모른 척 할 수도 없다(웃음)"고 말하며 "우리나라 농구 대표팀이 현지에서 음식 문제로 고생한다는 기사를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다행히 본사 호텔이 아시안게임 경기장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대표팀 선수들에게 피해를 안 주는 선에서 좋은 식사를 대접하고 싶었다. 타지에서 음식으로 고생하는 것 만큼 힘든 일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대표팀 선수단과 관계자들을 초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 지사장의 배려로 모처럼 식사다운 식사를 했던 단일팀 선수들은 "정말 힘이 난다. 얼마 만에 맛있는 음식을 먹는지 모르겠다며"며 큰 만족감을 드러냈었다.
누구의 부탁도 아닌 농구에 대한 애정으로 사비를 들여가며 선수단의 뒷바라지에 나섰던 윤 지사장의 노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단일팀 선수단을 호텔로 초청하며 현지 경찰에게 에스코트까지 부탁했던 것. 덕분에 단일팀은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유명한 자카르타에서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윤 지사장은 “단일팀에게 조금이라도 나은 환경을 제공해드리고 싶었다. 그리고 단일팀의 컨디션에 조금도 피해를 드리고 싶지 않아 현지 직원의 도움을 받아 경찰의 에스코트를 요청했다. 자카르타가 워낙 교통체증이 심한 도시여서 걱정을 했는데 큰 무리 없이 단일팀이 이동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도 북측 선수들과 함께했던 시간을 잊지 못한다는 윤 지사장은 “처음에는 정말 고민이 많았다. 호의로 좋은 자리에 모셨는데 괜히 우리 측의 실수로 이상한 분위기가 형성될까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그런데 다행히도 북측 선수들이 식사도 엄청 잘하고, 좋은 분위기가 유지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조금 아쉬웠던 건 농구 이야기를 더 깊게 나누고 싶었는데 북측 선수들에게 가이드라인이 내려왔었는지 속에 있는 이야기는 잘 못 나눠서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예전에 북한에 박천종이라는 유명한 선수가 있었다. 1999년과 2003년에 통일농구에 참가했던 북한의 마이클 조던이라고 불리던 선수였는데 그 선수의 근황이 궁금해 물어보니 선수들은 전부 모른다고 대답했고, 북측 관계자 중 한 분이 ‘아는데 잘은 모르겠습니다’라는 모호한 답을 주셔서 어리둥절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자카르타 현지에서 단일팀 뿐 만 아니라 남자 5대5, 3x3 농구 대표팀에게도 자비로 식사 대접을 한 윤 지사장에게 왜 사비까지 써가며 이런 일을 진행했는지 물어봤다. 윤 지사장은 “농구가 너무 좋기 때문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이 예정대로 베트남에서 열렸다면 이런 기회도 없었을 것이다. 다행히도 내가 적을 두고 있는 자카르타에서 열려 미약하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대표팀을 제대로 환대하고 싶어 사비로 식사비를 지불했지만 대표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면 그걸로 만족한다”며 만면에 웃음 진 얼굴로 하고 싶었던 일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사실, 윤 지사장의 농구 사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7월 아시안게임 3x3 남자 대표팀이 연습상대를 구하지 못해 쩔쩔 매고 있을 때 미군부대와의 연습경기를 추진했던 장본인이 윤 지사장이기도 했다. 정한신 감독의 지인의 소개로 3x3 대표팀과 연이 닿았던 윤 지사장은 미군부대에 NCAA1 출신 군인들과 3x3 대표팀의 연습경기를 추진하기도 했다. 아쉽게도 미군부대 내 사정으로 연습경기는 무산됐지만 윤 지사장에게는 그마저도 기뻤던 순간이라고 한다.
윤 지사장은 “어릴 때부터 미군부대와 연이 있었다. 지금도 친분이 있는 이승준, 이동준 형제가 미군부대에서 가끔씩 농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인연이 계속 되고 있었다. 그러다 3x3 대표팀이 연습상대를 못 구해 곤란에 빠졌다고 해서 도움을 드리고 싶어 추진했었다. 거의 성사 단계까지 진행됐는데 아쉽게도 NCAA1 출신의 실력 있는 군인들이 훈련으로 빠지고, 행정적으로도 걸림돌이 있어 대표팀에 도움을 드리지 못했다. 지금도 너무나 아쉬운 부분이다”라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난 겨울, 고양과 잠실에서 열렸던 농구월드컵 예선에서 잠시 한국팀 통역을 맡기도 했던 윤 지사장은 “관계자로부터 갑자기 제안을 받았다. 평소에 너무 해보고 싶었던 일이라 통역으로 도움을 드리고자 승낙했다.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평소 동경하던 대표팀과 동행하고, 관계자로서 평소 알 수 없었던 많은 부분에 대해 배울 수 있었던 순간이어서 지금도 무척이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인의 업무도 있고, 가정도 있는 윤 지사장에게 농구에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기는 것 아니냐고 묻자 “나도 생계형 사업가다(웃음). 농구가 없을 때는 열심히 일하고 있다. 다행히 아내가 액션 배우 출신(김효선)이라 운동을 하는 것도 좋아하고, 보는 것도 좋아한다. 내가 농구에 열정을 갖고 있는 부분을 좋게 생각해줘서 큰 무리가 없는 선에서 농구에도 시간을 내고 있다. 아내에게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하며 아내 김효선 씨에게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농구가 좋아 미국으로 유학까지 갔던 윤 지사장은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 한 농구에 이바지 하고 싶다고 말했다. 꼭 금전적인 부분이 아니더라도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한 윤 지사장은 “농구와 함께할 때면 너무 즐겁고, 자유로운 기분을 느낀다. 공 하나로 격의 없이 남들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참 매력적이다. 그리고 슛을 쏠 때 하늘을 바라보는 그 느낌이 참 좋다. 농구는 나에게 있어 평생의 동반자이자 즐거움이다. 앞으로도 힘을 보탤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미약하나 농구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고 싶다”며 앞으로도 농구와 함께할 것임을 약속했다.
#사진_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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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