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직장인리그] 이노션, 13년이라는 세월은 헛되지 않았다
- 동호인 / 권민현 / 2018-06-17 13:04:00

그들에게 허투루 흘려보낸 세월은 없었다. 세월이 흐른 흔적은 여전했지만 더욱 농익은 플레이를 보여주며 예전보다 훨씬 나아졌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이노션은 16일 서울 관악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대한직장인농구협회장배 2017 The K직장인 농구리그(www.kbasket.kr) 2차대회 디비전 2 A조 예선전에서 23점 7어시스트 6리바운드로 맹활약한 오현우를 필두로 민동일(15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 3점슛 2개), 이성수(13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가 28점을 합작한 데 힘입어 KT를 62-55로 꺾고 3년 6개월여만에 가진 공식전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2005년 회사 설립과 동시에 창단한 이노션 농구단을 꿋꿋하게 지켜온 오현우 활약이 빛났다. 올해부터 +1점 혜택을 받는 그는 이전보다 더욱 세련되고 농익은 플레이를 선보이며 송창용(9점)과 함께 팀원들을 이끌었다. 민동일, 이성수가 내외곽에서 노장들을 지원하였고 변재섭도 골밑에서 제역할을 해냈다. 윤병진은 3쿼터 중반 발목부상으로 인해 벤치에 나갈 때까지 이성수, 변재섭과 함께 골밑을 든든하게 지켜내며 팀 승리에 한몫 거들었다.
KT는 오승훈이 공격리바운드 9개를 잡아내는 등, 24점 11리바운드로 맹활약했고 최우석이 16점에 어시스트 11개를 배달하며 팀원들 입맛에 맞는 패스를 뿌렸다. 김완호는 리바운드만 14개를 잡아내며 골밑을 든든하게 지켜냈다, 하지만, 3쿼터 시작된 이노션 파상공세를 막지 못하며 첫 승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초반부터 서로 치고받는 접전이 펼쳐졌다. KT가 오승훈, 최우석이 골밑에서 득점을 올렸고 안재영이 3점슛을 꽃아넣어 기세를 올렸다. 이노션도 1쿼터에만 9점을 몰아친 이성수를 필두로 오현우, 윤병진 활약을 토대로 KT 기세에 밀리지 않았다. 2차대회 개막전답게 기선을 제압하려는 싸움이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2쿼터에서도 1쿼터 때와 비슷한 경기양상이 계속되었다. 이노션은 오현우가 동료들을 살리면서도 적재적소에 득점에 직접 가담하는 등 2쿼터에만 7점 3어시스트로 팀을 이끌었다. 노장이 솔선수범하자 민동일, 이성수 등 젊은 선수들도 내외곽에서 형들 뒤를 든든하게 받쳤다. 민동일은 외곽에서 3점슛을 꽃아넣었고 이성수는 윤병진과 함께 골밑을 지켰다.
KT도 쉽사리 물러서지 않았다. 오승훈과 함께 김완호, 김인호, 김성기가 골밑에서 이노션 공세에 흔들리지 않았다. 최우석은 2쿼터에만 어시스트 4개를 기록하는 등 팀원들 입맛에 맞는 패스를 뿌렸다. 때로는 직접 득점에도 가담하는 등,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출석인원은 7명에 불과했지만 코트 안에서 온 힘을 다하여 첫 승 의지를 활활 불태웠다.
전반 내내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된 가운데, 이노션이 후반 들어 줄을 확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민동일이 선봉에 나섰다. 1쿼터 중반까지 쉬고 나오며 체력을 비축하여 다른 팀원들보다 힘이 남아있었던 터. 3쿼터에 활화산 같은 공격력을 뽐냈다. 그는 적극적인 돌파로 KT 골밑을 흔들었고 3점슛까지 적중시켰다. 윤병진도 3쿼터에만 블록슛 2개를 기록하는 등 후방을 든든하게 지켜냈다. 3쿼터 초반 쉬고 나온 오현우도 힘을 보탰다.
KT는 최우석이 3점슛을 꽃아넣었고 오승훈이 적극적으로 이노션 골밑을 공략하는 등 3쿼터에만 13점을 합작하며 맞섰다. 하지만, 연이은 실책으로 인해 급격하게 흔들리며 분위기를 내줬다. 3쿼터 중반에서야 기선을 잡은 이노션은 민동일이 3점슛 1개 포함, 연속 9점을 몰아치며 45-34로 도망갔다,
KT도 첫 경기인 만큼 승리에 대한 의지로 버텨냈다. 오승훈, 최우석이 이노션 골밑을 적극적으로 파고들었고 3쿼터 중반부터 휴식을 취한 안재영이 4쿼터에 힘을 냈다. 방승익도 골밑에서 든든하게 버텨내는 등 이노션을 압박했다. 이노션도 3쿼터 힘겹게 잡은 분위기를 절대 놓치지 않았다. 오현우가 4쿼터 9점을 몰아쳤고 송창용도 뒤를 받쳤다. 윤병진이 3쿼터 중반에 당한 발목부상으로 인해 벤치를 지켰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
승기를 잡은 이노션은 오현우, 송창용 연속득점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KT는 오승훈, 최우석, 방승익이 4쿼터 중반 7점을 몰아치며 마지막까지 맞섰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점수차이를 극복하기에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4년만에 가진 공식전에서 첫 승리를 기록한 이노션. 창단 때부터 오현우와 같이 팀을 지키던 전재현이 개인사정으로 인해 결장했지만 상대보다 근성과 정신력에서 앞서며 승리를 수확했다. 13년이라는 세월 내내 끈끈한 팀워크를 보여준 것이 원동력이었다. 비록 삼성 바이오에피스, KB국민은행, 삼성생명, 삼일회계법인 B 등 같은 조에 편성된 팀들이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하고 있지만, 출석률만 높인다면 이날 경기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KT는 1년여만에 공식경기를 가진 만큼 긴장한 빛이 역력했다. 상대 노련미에 패기로 맞섰지만 이날 경기에 결장한 정신적 지주 이정호가 결장하며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없었던 것이 치명타였다. 그럼에도 오승훈이 골밑에서, 최우석이 안정된 리딩을 보여주며 팀 중심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면 지난해 2차대회에 이루지 못했던 결승행이 눈앞에 보일 것이다.

한편, 이 경기 인펄스(www.jumpmall.co.kr) 핫 플레이어에는 23점 7어시스트 6리바운드로 맹활약한 ‘터줏대감’ 오현우가 선정되었다. 그는 “월드컵, 골프대회 등 회사 업무로 인하여 오늘 주전 포인트가드, 슈팅가드, 스몰포워드를 보고 있는 선수들이 아무도 오지 않은 탓에 6명 겨우 맞춰서 왔다.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어 다치지 않는 것이 최우선이었는데 내실 있게 잘 된 것 같고, 이겨서 기쁘다”고 첫 승리를 거둔 소감을 말했다.
2014년 12월에 열린 대회에 출전한 이후 약 3년 6개월여만에 공식전에 모습을 드러낸 이노션. 오현우도 세월 흐름에 따라 어느덧 +1점 혜택을 받는 노장이 되어 있었다. 팀으로서나 개인으로서나 오랜만에 가진 공식전을 앞두고 “회사 내에서도 직원들이 농구보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예전부터 활동했던 선수들 모두 나이가 들다 보니 이기는 것보다 추억을 남기자는 의미로 대회에 출전하게 되었다. 다치지 말고 무기력한 경기력만큼은 보여주지 말자고 팀원들끼리 이야기한다”며 “개인적으로도 +1점 혜택을 받다 보니 내 스스로도 정말 짠하다. 이정도 나이가 들 만큼 코트에서 땀 흘리며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 기뻤다. 경기 전까지 짐만 되지 말자는 생각뿐이다. 28년 동안 농구를 했는데 꾸준하게 유지한 보람이 있다”고 회한을 전했다.
이노션은 전반 내내 팽팽한 줄다리기를 거듭하다 3쿼터부터 분위기를 가져오기 시작, 이를 잘 지켜내며 첫 승리를 수확했다. 이날 출석인원이 6명밖에 되지 않은 탓에 체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지만 정신력으로 버텨내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사실, 오늘 경기에서 체력이 떨어지기 십상이었는데 마지막까지 팀원들이 집중력을 잘 유지했다. 우리 팀이 한번 흔들리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 경향이 있는데 오늘만큼은 놀라운 정신력으로 잘 버텨준 것이 주효했다. 팀원들 모두 체력관리를 정말 잘해줬다”며 “팀원들에게도 개인적으로 몸관리하라고 말하는 것보다 절주해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경기 전날에는 가급적 술은 자제하는 것이 팀 내 공지사항으로 할 정도다. 오늘 경기에서 정말 숨넘어갈 뻔 했다(웃음)”고 비결을 말했다.
이날 첫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이노션으로서는 오현우, 송창용, 전재현 등 노장들이 많은 탓에 출석률 상승이 절대적이다. 주장을 맡고 있는 오현우 스스로 몸으로 느끼고 있을 터. 실제로 1차대회 디비전 3 준결승에 진출했던 GS홈쇼핑, 삼성SDS D, 인터파크, 롯데건설 모두 10명 안팎을 꾸준히 유지한 것이 비결이었다. 그는 “2주전부터 회장과 총무가 다양한 채널을 통해 경기 당일 적어도 8명은 꾸준하게 나오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 이에 개인일정도 꼼꼼하게 체크하고 대중교통이 여의치 않으면 회사 차원에서 차편, 차비를 지원하는 등 운영진들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높아진 출석률을 바탕으로 중간 이상 성적을 거두어 한 단계 올라갈 것이며 11월에 있을 그룹 농구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목표다. 개인적으로 지는 것을 정말 싫어하는데 나이가 있다보니 승부욕을 불태우기보다 다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그래도 후회 없이 뛰며 활활 불태워보겠다”고 대회에 임하는 목표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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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