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PO] 멤피스의 늪 농구에 빠져버린 샌안토니오 스퍼스!

해외농구 / 양준민 / 2017-04-23 22: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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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양준민 기자] 곰돌이 군단, 멤피스 그리스즐리스가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늪에 빠뜨렸다. 멤피스는 이번 플레이오프 1라운드 샌안토니오를 맞아 1,2차전 내리 두 경기를 내주며 탈락의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멤피스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홈에서 열린 3차전과 4차전을 모두 따내며 시리즈를 동률로 만드는데 성공했다.(*스크롤 압박이 심하니 사전에 양해를 구합니다)

멤피스는 지난 2경기 마이크 콘리-잭 랜돌프-마크 가솔로 이어지는 빅3를 앞세워 샌안토니오를 압박했다. 데이비드 피즈데일 감독도 경기 도중 예상치 못한 풀-코트 프레스 수비와 적절한 선수교체 등 올 시즌이 감독으로써의 첫 시즌이라는 점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노련한 경기운영을 보여주면서 3차전과 4차전 승리를 이끌었다.

또, 피즈데일 감독은 2차전 경기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심판 판정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는 등 벌금징계를 받았다. 이를 의도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피즈데일의 이런 행동은 선수들의 단결은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 콘리의 경우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무국이 감독님께 부과한 벌금은 나와 선수단들이 대신 해결하기로 했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피즈데일은 이번 일로 인해 사무국으로부터 벌금 3만 달러의 징계를 받았다)

실제 경기에서도 멤피스의 선수들은 전과 달리 끈질긴 수비를 보여주는 등 파이팅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피즈데일 감독 역시 1차전과 2차전의 실패를 교훈으로 삼아 주전 라인업에 변화를 주는 것은 물론, 경기 도중 끊임없이 전술의 변화를 주면서 승리를 만들어냈다. 지난 2경기는 올 시즌 리그 상위권에 있는 팀들을 상대로 멤피스가 보여준 우직하고 끈질긴 늪 농구를 그대로 보여준 경기들이었다.

그 예로 멤피스의 선수들 모두 이타적인 플레이들을 펼치며 수많은 오픈찬스들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실제로 멤피스는 지난 2경기 평균 107.5득점(득·실점 마진 +6.5)을 기록, 공격에서도 활발한 모습을 보이면서 공격력 강화에도 성공했다. 이는 랜돌프를 주전 라인업으로 올리면서 높이의 강화와 동시에 화력을 강화한 결과였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경기 초반 리드를 가져가는 등 흥분 속에 경기를 치르다보니 잔실수들과 승부처에서 실수들을 쏟아내며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 남은 시리즈 조금은 냉정하게 경기를 치를 필요가 있어 보이는 멤피스였다. 이날 멤피스는 무려 22개의 턴오버를 기록했다. 이는 앞선 3경기의 턴오버의 숫자(21개)를 합친 것보다 많은 숫자였다.

#멤피스 그리즐리스 2016-2017시즌 플레이오프 3,4차전 경기기록(*24일 기준)
2경기 평균 107.5득점(득·실점 마진 +6.5) FG 48.4% 3P 42.9%(평균 10.5개 성공) FT 90.9% 42리바운드 20어시스트 14턴오버 DRtg 105.9 ORtg 111.8 PACE 91.05



▲마이크 콘리, 1억 5,300만 달러의 가치를 증명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콘리는 멤피스와 1억 5,300만 달러에 재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정규시즌 콘리는 대형계약자의 경기력에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올 시즌 콘리는 정규리그 69경기 평균 33.2분 출장 20.5득점(FG 46%) 3.5리바운드 6.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콘리는 시즌 초반 척추뼈 골절로 인해 약 2달 가까이를 결장하기도 했다.

#2016-2017시즌 마이크 콘리 정규리그 경기기록(*24일 기준)
69경기 평균 33.2분 출장 20.5득점 3.5리바운드 6.3어시스트 1.3스틸 2.3턴오버 FG 46% 3P 40.8%(평균 2.5개 성공) FT 85.9%(평균 4.6개 성공) DRtg 105.5 ORtg 108.6 USG 26.3%

이 기간 동안 멤피스는 가솔을 중심으로 탄탄한 전력을 선보이며 서부 컨퍼런스 상위권 팀들을 위협했다. 볼의 소유시간이 긴 콘리의 부재를 메우기 위해 멤피스는 빠른 볼 처리를 통해 수많은 오픈 찬스들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멤피스의 선수들은 계속해 컷인이나 백도어 컷 등 볼 없는 움직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벤치선수들을 포함해 선수단 대부분의 경기력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콘리가 돌아온 이후 멤피스 선수들의 이런 움직임이 사라졌고 경기력도 함께 떨어졌다. 콘리가 없을 때 하이포스트에서 컨트롤타워의 역할까지 맡는 등 공·수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했던 가솔도 콘리의 복귀와 함께 경기력이 떨어지는 등 멤피스 선수들의 경기력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순위까지도 같이 하락했다.

이에 현지 언론들은 “콘리가 돌아오고 나서 멤피스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줄어들었다. 오히려 콘리가 없을 때 멤피스의 선수들은 더 활기가 있어 보였다”라는 말을 전했다. 정규리그에서 콘리의 겉으로 보이는 개인 기록은 좋았다. 하지만 반대로 팀에게는 이런 부분들이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었다.

이렇게 정규리그 계륵으로 전락한 콘리였다. 하지만 이번 플레이오프에선 팀 공격의 선봉을 맡아 3차전과 4차전 팀의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이번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평균 24득점(FG 48.5%)을 기록하고 있는 콘리는 앞선 2경기에선 평균 29.5득점(FG 55.6%)을 기록하는 등 샌안토니오의 앞선 수비를 무력화시켰다. 이번 플레이오프 샌안토니오의 앞선 가드진들의 컨디션이 좋은 상황에서 콘리의 이와 같은 활약은 더욱 돋보일 수밖에 없었다.

#마이크 콘리 플레이오프 1라운드 3,4차전 경기기록(*24일 기준)
2경기 평균 37.9분 29.5득점 5리바운드 8어시스트 0.5스틸 2.5턴오버 FG 55.6% 3P 46.2%(평균 3개 성공) FT 86.7%(평균 6.5개 성공) DRtg 101.9 ORtg 115.9 USG 30%

위의 기록에서 보이듯 소위 말해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콘리를 막기 위해 샌안토니오는 팀에서 수비력이 좋기로 유명한 대니 그린을 수비수로 붙이는 것을 물론, 리그 최고의 수비수 카와이 레너드까지 콘리의 수비수로 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콘리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콘리는 4차전 3점슛 4개(3P 50%)를 포함해 35득점(FG 56.5%) 9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기록, 데뷔 후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콘리는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득점을 올리며 샌안토니오의 수비벽을 무력화시켰다. 자신이 득점을 올리는 것은 물론 팀 동료들에게 적절히 공을 빼주면서 수많은 득점찬스를 만들기도 했다. 콘리를 막기 위해 샌안토니오 선수들은 거친 몸싸움을 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뚫어내고 돌파에 성공, 슛까지 성공시키는 등 이날 콘리의 집중력은 그 어느 때보다 좋아보였다.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간 것도 다름 아닌 경기 종료 4초를 앞두고 터진 콘리의 점프슛이었다. 이어진 연장전에선 레너드의 파울을 유도, 자유투를 얻어낸 콘리는 이를 득점으로 적립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날 멤피스는 콘리가 코트에 빠지자마자 리드를 허용하는 등 콘리가 있고 없음에 있어 경기력에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이 때문에 피즈데일 감독은 콘리에게 제대로 된 휴식시간을 부여하지 못하기도 했다. 실제로 콘리는 이날 무려 42분을 뛰었다. 지칠 법도 했지만 콘리는 경기 내내 시간이 흐를수록 좋은 컨디션을 보이며 샌안토니오 선수들을 괴롭혔다.

이날 경기 가솔이 극적인 위닝샷을 터뜨릴 수 있었던 것도 콘리의 보이지 않는 활약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날 최고의 컨디션을 보였던 콘리였기에 샌안토니오는 경기 종료를 앞두고 클러치상황에서 당연 콘리에 대한 수비를 강화했다. 실제로도 콘리는 가솔에게 공을 받기 위해 다가갔다. 하지만 가솔은 이를 역이용해 자신이 직접 승부에 마침표를 찍으며 대어 샌안토니오를 낚는데 성공했다. 콘리에게 모든 샌안토니오 수비수들의 시선이 쏠릴 정도로 이날 콘리의 활약을 대단했다.

피즈데일 감독도 이날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콘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4차전의 수훈갑은 콘리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피즈데일 감독은 “콘리의 몸값을 두고 왈가왈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나는 이를 중요치 않게 생각한다. 그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자신이 그만한 돈을 받을 가치가 있는 선수임을 증명했다. 콘리는 나에게 있어선 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美 현지 언론들 역시 “멤피스의 주전 포인트가드가 1억 5,300만 달러를 받는다는 사실에 오프시즌 우리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정규리그에선 그 누구도 콘리를 엘리트 가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콘리는 이번 시리즈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콘리는 이번 시리즈에서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는 경기를 임함에 있어 자신감에 차있다. 그는 스스로 자신이 그만한 돈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이는 샌안토니오의 팬들 역시 잘 알고 있을 것이고 이날 경기에서 보여준 것들이 바로 그 증거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샌안토니오와 멤피스 두 팀 모두 인사이드 전력이 좋은 팀들이다. 이번 두 차례의 맞대결에선 멤피스의 인사이드가 우세를 보였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볼 때 여전히 샌안토니오의 인사이드 전력이 멤피스에 비해 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 때문에 멤피스가 샌안토니오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포지션은 다름 아닌 바로 물오른 경기력의 콘리가 있는 가드진이다.

샌안토니오에선 토니 파커가 이번 시리즈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지만 전성기 시절의 모습은 아니다. 마누 지노빌리의 경우도 멤피스 가드진의 수비에 밀리면서 아직까지 득점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그린의 경우도 이번 시리즈에서 콘리를 막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사실상 샌안토니오의 앞선 가드진들은 콘리를 막기가 힘든 상황. 때문에 이번 플레이오프를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한 콘리의 모습은 멤피스에게 있어선 지금 이 순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에도 있어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마크 가솔과 잭 랜돌프, 멤피스가 자랑하는 최강의 인사이드 옵션

올 시즌을 앞두고 피즈데일 감독은 그간 팀 전력의 핵심축이었던 마크 가솔-잭 랜돌프의 인사이드 조합이 아닌 마크 가솔-자마이칼 그린의 인사이드 조합을 전면으로 내세웠다. 팀에 스피드를 더하고 벤치전력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선 피즈데일 감독의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가솔의 탄탄한 수비력과 그린의 넓은 수비범위가 더해지면서 멤피스의 인사이드는 더욱 단단해졌다. 랜돌프 역시 올 시즌 올해의 후보상에 강력한 수상후보로 그 이름을 올리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피즈데일이 가장 믿는 카드는 여전히 가솔-랜돌프의 조합이었다. 피즈데일은 승부처에선 어김없이 가솔-랜돌프의 조합을 꺼내들었다. 이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마찬가지다. 피즈데일 감독은 3차전부터 랜돌프를 주전 라인업에 올리고 있다. 그린이 1,2차전 수비에서의 한계를 드러냈기 때문. 203cm의 단신 빅맨인 그린은 장신들이 즐비한 샌안토니오의 빅맨수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피즈데일 감독은 그린을 벤치로 내리고 랜돌프를 주전으로 올리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는 샌안토니오가 멤피스만큼이나 느린 템포의 농구를 지향하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피즈데일 감독의 의중은 그대로 적중했다. 랜돌프의 합류로 인사이드에서의 수비부담을 던 가솔은 지난 2경기 평균 18.5득점(FG 50%) 9리바운드 3.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4차전에서 결승득점을 올린 것도 다름 아닌 가솔이었다. 그린과 함께 할 때는 대부분 로우-포스트에서만 움직이던 가솔이었다. 하지만 랜돌프의 합류로 가솔은 활동반경을 하이-포스트까지 넓혔다.

가솔은 이전보다 더 많이 하이-포스트까지 나와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맡는 것은 물론, 오픈 찬스에서도 과감하게 3점슛을 던지며 팀 외곽화력에 힘을 실었다. 가솔은 지난 2경기에서 평균 75%(평균 1.5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무엇보다 가솔과 랜돌프가 펼치는 위력적인 하이-로우 게임이 있어 멤피스는 인사이드의 열세를 0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수비에서는 느린 발이 가솔-랜돌프 조합의 약점이 되고는 있지만 공격력과 호흡에서만큼은 그린-가솔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마찬가지로 랜돌프도 지난 2경기 평균 16.5득점(FG 46.4%) 9.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3차전 랜돌프는 21득점(FG 56.3%) 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어진 4차전에서도 12득점을 올렸지만 야투성공률이 33.3%에 그치는 등 공격에선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11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는 등 인사이드를 탄탄하게 지키며 피즈데일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무엇보다 가솔-랜돌프 조합이 가동됨으로써 샌안토니오 인사이드의 생산성을 줄였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샌안토니오 인사이드 공격의 핵심인 파우 가솔과 라마커스 알드리지는 지난 두 차례의 맞대결에서 멤피스의 골밑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특히, 이번 시리즈에서 알드리지의 경우 그린이 자신을 막을 때는 신장의 우위를 바탕으로 활발한 득점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신장과 파워가 비슷한 가솔과 랜돌프가 그를 막아설 때는 골밑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며 그렉 포포비치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하고 있다. 최근 벤치에서 출전하고 있는 가솔도 지난 2경기에서 평균 7득점(FG 37.5%) 9.5리바운드를 기록하는데 그치고 있다. 두 선수를 제외하고 드웨인 데드먼은 공격보단 수비에 더 뛰어난 선수다. 데이비드 리 역시 예전의 이대리라고 불리던 시절의 경기력이 아니다. 샌안토니오로선 남은 시리즈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업셋의 희생양의 될 수도 있다.

이런 멤피스의 인사이드에 대해 적장 포포비치 감독은 “오늘 경기는 최고의 경기였다. 두 팀 모두 뛰어난 경기를 펼쳤고 팬들이 낸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은 경기였다. 가솔의 경우는 경기 막판 엄청난 슛을 성공시켰다. 무엇보다 멤피스의 인사이드는 우리 팀의 인사이드를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펼쳤다. 사실상 우리 팀 선수들을 압도했다고 해도 맞는 말일 것이다”라는 말을 전하며 인사이드에서의 패배를 인정하기도 했다.

가솔의 경우 이번 플레이오프의 의미가 매우 남다르다. 바로 형인 파우 가솔과 맞대결을 펼치고 있기 때문. NBA 역사상 형제들이 플레이오프에서 맞대결을 펼친 적은 이번이 6번째다. 형인 파우 가솔의 나이를 감안했을 때 두 형제가 플레이오프에서 만나는 것은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일 것이다. 그렇기에 가솔 형제로선 승패를 떠나 서로가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최선의 경기를 펼치고 싶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랜돌프의 경우도 어느덧 35살의 노장으로 선수생활의 황혼기를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랜돌프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 샌안토니오를 맞이해 홀로 팀을 이끌며 고군분투한 끝에 4-0으로 패한 아픈 기억이 있다. 지난 시즌 랜돌프는 부상으로 빠진 콘리와 가솔의 공백을 실감해야했다. 때문에 올 시즌은 완전체로 돌아온 선수들과 함께 지난 시즌 샌안토니오에 당한 굴욕을 설욕하고픈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빈스 카터가 보여주는 베테랑의 품격!

이번 샌안토니오와 멤피스의 시리즈에선 파커와 지노빌리 등 노장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그중 리그 최고령 빈스 카터는 이번 시리즈에서 모두 주전 슈팅가드로 출전, 노익장을 과시하며 팬들의 박수갈채를 받고 있다. 올해로 40살이 된 카터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평균 32.6분을 소화, 여느 젊은 선수들 못지않은 강철체력을 과시하고 있다.

카터는 1998년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에 지명됐다. 하지만 곧바로 토론토 랩터스로 트레이드되면서 NBA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토론토와 골든 스테이트는 각각 5순위와 4순위 지명권을 교환했고 그때의 4순위는 앤트완 제이미슨(은퇴, 방송인)이었다.

카터는 데뷔시즌 폭발적인 운동능력과 함께 뛰어난 득점력을 바탕으로 1998-1999시즌 신인왕을 수상하는 등 토론토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당시 카터의 기록은 50경기 평균 18.3득점(FG 45%) 5.7리바운드 3어시스트 1.1스틸 1.5블록이었다.(*1998-1999시즌은 단일폐쇄시즌으로 50경기만 시행됐다)

서전트 점프력이 44인치(약 111cm)에 이를 정도의 폭발적인 운동능력과 유연한 어깨를 가진 카터는 2000년 NBA 올스타전 슬램덩크 콘테스트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로 덩크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또, 경기 중에도 수많은 하이라이트 필름들을 찍어내면서 팬들로부터 ‘에어 캐나다’라는 별칭과 함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당시 마이클 조던 이후 포스트 조던 찾기에 열을 올렸던 NBA에서 카터 역시 포스트 조던의 유력 후보 중 한 명이었다.

여기에 더해 폭발적인 득점력과 클러치 능력까지 보유, 데뷔 후 2번째 시즌인 1999-2000시즌 평균 20득점(평균 25.7득점)을 돌파하며 리그 최고의 스윙맨 대열에 합류했다. 이후 카터는 토론토와 뉴지지 네츠(現 브루클린 네츠)에서 전성기를 보내며 2008-2009시즌까지 매 시즌 평균 +20득점을 기록했다. 그중 뉴저지 시절의 카터는 앞서 언급했듯 키드-제퍼슨과 함께 삼각편대를 이루며 자신의 최고 전성기를 보냈다.

최근에는 앞서 언급한대로 전성기에서 물러나 팀의 주축으로 활약하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식스맨으로선 여전히 가치 있는 모습의 카터다. 폭발적인 운동능력은 전에 비해 줄었지만 여전히 카터는 리그 평균 이상의 운동능력을 자랑한다. 전성기에는 폭발적인 득점력으로 팀을 이끌었다면 지금의 수비와 리바운드, 경기 보조리딩 등 궂은일을 도맡아하는 살림꾼으로 변신, 팀에 공헌하고 있다.

또, 코트 밖에선 카터의 리더십이 돋보이고 있다. 카터는 2014-2015시즌 멤피스에 둥지를 튼 이후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매 시즌 꾸준히 60경기 이상을 출전했다. 그만큼 자기관리가 철저했던 카터였다. 카터는 이런 자신의 노하우를 멤피스의 젊은 선수들에게 수시로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있을 때도 원정이든 홈이든 선수단과 동행,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아주는 등 노장 카터의 리더십은 멤피스를 이끌고 있는 숨은 원동력 중 하나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카터는 평균 8.3득점(FG 50%) 2.8리바운드 1.3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특히 4차전 카터는 알토란같은 3점슛을 성공시키며 팀의 사기를 북돋았다. 카터는 이날 총 3개의 3점슛(3P 60%)을 기록했다. 1쿼터 그린의 수비를 슛페이크로 가볍게 제치고 3점슛을 성공, 달아나는 득점을 만들어낸 카터는 2쿼터 승부처에서 또 다시 3점슛을 터뜨렸다. 많이 던지는 것은 아니지만 카터는 필요할 때마다 3점슛과 득점을 성공시키며 베테랑의 품격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카터는 평균 41.7%(평균 1.3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2016-2017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 빈스 카터 3점슛 성공률 분포도(*24일 기준)



카터는 시즌 중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은퇴를 언급한 적이 있던가? 나는 아직 은퇴를 계획하고 있지 않다. 내년 시즌 나는 다시 돌아올 것이다. 무엇보다 나는 20년을 채우고 은퇴하고 싶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카터는 올해로 리그 18년차의 베테랑이다. 최근 그의 몸 상태를 본다면 20년을 채우는 것은 충분히 문제없을 것으로 보인다.

美 현지 언론들도 카터의 몸 상태에 대해 “보통 39살의 나이면 인생에선 중반의 나이지만 선수로선 노년기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카터는 보통의 사람들이랑 달라 보인다. NBA 18년차 노장은 여전히 쌩쌩하고 여전히 하이라이트 필름을 찍을 만큼 운동능력이 살아있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카터는 24일 기준으로 40세 88일을 보내고 있다)

카터가 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리그를 대표하는 저니맨이기도 하다. 2008-2009시즌까지를 뉴저지에서 보낸 이후 카터는 멤피스로 오기까지 올랜도 매직을 비롯해 피닉스 선즈, 댈러스 매버릭스 등 많은 팀들을 돌아다니며 한곳에 쉽게 정착하지 못했다. 또, 아직까지 단 한 번도 리그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커리어에 추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객관적으로 볼 때 멤피스가 파이널 우승에 도전하기란 쉽지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파커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하며 선수생활의 황혼기를 보내고 있다. 우승을 위해 팀을 떠날 법도 하지만 카터는 멤피스의 선수단의 정신적지주로 자리매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팀을 이끌고 있다. 한 마디로 이런 것이 바로 진정한 베테랑의 품격이구나라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카터다.



▲알토란같은 제임스 에니스 3세, 토니 알렌의 후계자로 우뚝 설까?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멤피스에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바로 앞선 가드진 수비의 핵심인 토니 알렌이 부상으로 시즌을 접은 것이었다. 이에 피즈데일 감독은 알렌을 대신해 제임스 에니스 3세를 전면에 내세우며 레너드의 전담 수비수로 붙였다. 1,2차전은 벤치에서 출격한 에니스였다. 하지만 피즈데일 감독은 폭발적인 득점력을 선보이는 레너드를 막기 위해 3차전과 4차전 에니스를 선발로 올리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이번 시리즈 처음으로 선발로 출장한 3차전, 에니스는 12득점(FG 66.7%)을 올리며 피즈데일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어진 4차전도 에니스는 7득점(FG 20%)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1쿼터부터 적극적으로 공격리바운드에 참여하던 에니스는 풋백 득점과 더불어 레너드를 제치고 샌안토니오 빅맨들의 견제에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3점 플레이를 완성시키기도 했다.

수비에서도 에니스는 이날 승리의 보이지 않는 수훈갑이었다. 피즈데일 감독은 이날 폭발적인 클러치능력은 선보인 레너드를 막기 위해 에니스를 계속 코트에 투입했다. 레너드는 이날 3점슛 7개(3P 70%)를 포함해 43득점(FG 46.7%)을 기록, 자신의 플레이오프 득점 부분 커리어-하이 기록을 다시 쓰기도 했다. 물론, 기록에서 보이듯 에니스가 레너드를 완벽히 막지는 못했다. 에니스는 이날 악착같이 레너드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혔다. 하지만 그럼에도 레너드는 이날 절정의 슛컨디션을 보이며 끝까지 멤피스의 승리를 위협했다.(*레너드는 NBA 역사상 플레이오프 단일 경기에서 +40득점, +5리바운드, +5스틸, 3점슛 성공 +5개를 기록한 선수에도 그 이름을 올렸다)

5차전에서도 에니스는 '레너드의 득점력 봉쇄'라는 특명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1cm 95kg의 탄탄한 체격을 갖춘 에니스는 폭발적인 운동능력까지 겸비, 정규시즌부터 백업멤버로 출전해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에니스는 정규리그 64경기 평균 23.4분 출장 6.7득점(FG 45.5%)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선 평균 24.8분 출장 7득점(FG 36.4%) 4.5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무엇보다 활동량이 많은 에니스의 합류로 멤피스의 에너지레벨이 올라갔다. 또, 카터와 가솔 그리고 랜돌프가 좋은 선수들이라는 점에선 이견이 없지만 느린 스피드가 문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에니스의 합류는 팀에 스피드를 더해주는데 성공했다. 더불어 수비에서는 궂은일들을 맡아주면서 콘리와 다른 가드진의 선수들이 공격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때에 따라선 앞선 뿐만 아니라 인사이드 수비까지 맡을 수 있기에 스위치 수비와 2대2플레이 수비에서도 강점을 보이는 에니스다.

2013년 NBA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50순위로 애틀랜타 호크스에 지명된 에니스는 그간 D-리그를 전전했다. 2014-2015시즌 마이애미 히트에서 62경기를 출장한 뒤로 꾸준한 출전기회를 받지 못했던 에니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멤피스와 정식계약을 체결,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어느덧 30대 중반이 된 알렌의 후계자로 사실상 에니스가 낙점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아직 경험이 부족한 에니스이기에 리그 정상급의 득점원으로 성장한 레너드를 완벽히 막기란 쉽지가 않을 전망. 하지만 큰 경기는 사람을 성장하게 한다고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레너드를 막은 경험은 향후 에니스의 성장에 있어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멤피스는 앤드류 해리슨, 웨인 셀던 등 가드진의 젊은 선수들이 3,4차전에서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해리슨의 경우 지난 2경기 평균 22.3분 출장 6득점(FG 37.5%) 2.5리바운드 3.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운동능력이 강점인 해리슨은 4차전 결정적인 스틸을 성공하는 등 수비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아직은 불안하지만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선보이는 등 향후 벤치멤버로서의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해 보인다.(*2015 NBA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44순위로 피닉스 선즈에 지명된 해리슨은 올 시즌을 앞두고 멤피스에 합류했다)

주전 라인업에서 벤치로 내려간 그린도 지난 2경기에서 평균 24.9분 출장 11득점(FG 60%) 5리바운드를 기록,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린이 지금과 같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피즈데일 감독으로선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랜돌프가 주전으로 올라가면서 우려됐던 벤치득점력의 부재를 완벽히 해소할 수 있기 때문. 수비에서의 부담을 덜은 그린의 경기력이 회복되면서 멤피스는 경기 내내 가솔-랜돌프-그린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인사이드 라인업을 가동할 수 있게 됐다.(*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멤피스는 간간이 그린을 센터로 세우는 스몰볼 라인업을 가동하고 있지만 큰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객관적인 전력을 살펴볼 때 멤피스의 전력은 이번 시즌 우승에 도전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 하지만 그럼에도 美 현지 언론들이 멤피스를 서부 컨퍼런스의 플레이오프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다크호스로 꼽고 있는 데는 올 시즌 서부 컨퍼런스 상위권 팀들을 상대로 시즌 전적 동률을 기록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멤피스는 올 시즌 샌안토니오를 상대로 2승 2패를 기록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는 플레이오프를 포함해 올 시즌 4번의 샌안토니오 원정경기에선 모두 패배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는 샌안토니오 역시 마찬가지이다. 올 시즌 두 팀은 플레이오프를 포함해 8번의 맞대결에서 4승씩을 나눠가졌다.

문제는 이제 두 팀의 경기가 장소를 옮겨 샌안토니오의 홈, AT&T센터에서 펼쳐진다는 점이다. 과연 멤피스는 홈에서 거둔 2연승의 기세를 그대로 옮겨 올 시즌 처음으로 샌안토니오 원정에서 승리함과 함께 동시에 2010-2011시즌 서부 컨퍼런스 1번 시드였던 샌안토니오를 격침시켰던 좋은 추억을 되살릴 수 있을지 두 팀의 4차전 맞대결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멤피스는 2010-2011시즌 서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샌안토니오를 물리치고 NBA 역사상 역대 4번째로 8번 시드의 팀이 1번 시드의 팀을 잡는 기적을 연출했다)
#사진=아디다스, NBA 미디어센트럴, NBA.com(*슛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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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민 양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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