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잡았다 전해라!’ 어빙, 2경기 연속 20+득점

해외농구 / 양준민 / 2016-01-08 01: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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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양준민 인터넷기자] ‘와신상담(臥薪嘗膽)’, ‘섶에 눕고 쓸개를 씹는다’라는 뜻으로, 뜻을 이루기 위해 온갖 괴로움을 참고 견디는 것을 일컫는 사자성어다. NBA 2015-2016시즌 중반 부상에서 돌아온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가드 카이리 어빙(23, 191cm)에게 잘 어울리는 말이다.


지난해 12월, 어빙은 오랜 공백을 깨고 모습을 드러냈다. 2014-2015시즌 파이널 1차전에서 왼쪽 슬개골 골절 부상을 당해 시리즈 아웃되며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우승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했던 어빙은 그 누구보다 속이 쓰라렸을 것이다. 실제로 어빙은 자신이 부상당한 장면을 몇 번이고 돌려보면서 재활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고 한다.


악몽의 크리스마스, 그리고 반전


어빙은 그로부터 반년이 넘게 재활에 몰두했고, 마침내 건강한 모습으로 지난해 12월 21일(이하 한국시간)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를 상대로 복귀전을 치렀다.


어빙은 이날 17분이라는 짧은 출전시간(12득점 4어시스트 2스틸 야투율 41.7%)을 소화하는 등 무리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데이비드 블랫 감독 역시 “당분간 어빙의 출전시간을 조절하겠다”라는 말로 어빙의 부상재발방지에 힘쓰는 모습이었다.


당시 골든 스테이트와의 크리스마스 매치를 앞두고 있던 클리블랜드로선 어빙의 건강한 복귀로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이었을 터. 팬들 역시 완전체인 클리블랜드와 골든 스테이트의 대결을 잔뜩 기대하고 있었다. 실제로 클리블랜드 선수단 분위기 역시 지난 시즌 파이널의 아픔을 갚아주겠다는 의욕적인 분위기로 넘쳐났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라고 했던가. 팬들의 기대와 달리 수비적인 전술운영을 가져온 두 팀의 대결은 골든 스테이트의 승리로 돌아갔다. 어빙 역시 복귀 후 가장 긴 26분 동안 12득점하며 분전했지만, 26.7%라는 저조한 야투율(4/15)을 기록했다. 의욕만 앞섰던 셈이다.


하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라고 했던가. 골든 스테이트전 직후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전에 결장, 숨을 고른 어빙은 지난달 29일 피닉스 선즈전에서 복귀 후 최다인 22점득을 쓸어 담았다.


어빙은 이어 2016년 들어 열린 3경기에서 매 경기 자신의 시즌-하이 득점 기록을 경신, 평균 23.3득점을 기록 중이다. 부상 여파가 말끔히 사라진 것이다.


카이리 어빙 1월 경기기록
1월 3일 vs 올랜도 매직 21분 13득점 5어시스트 FG 33.3% FT 71.4%
1월 5일 vs 토론토 랩터스 29분 25득점 8어시스트 6리바운드 FG 62.5%
1월 7일 vs 워싱턴 위저즈 24분 32득점 3어시스트 5리바운드 FG 63.6%


무엇보다 토론토 랩터스전, 워싱턴 위저즈전에서 완벽한 활약을 보였다는 점이 눈에 띤다. 두 팀 모두 카일 로우리, 존 월이라는 동부 컨퍼런스 정상급 가드들을 보유하고 있는 팀들이다.


그렇기에 이들을 상대로 어빙의 앞서 언급한 기록을 남긴 건 자신감 상승뿐만 아니라 복귀 후 경기력도 완벽히 올라왔음을 의미할 것이다. 어빙은 지난 7일 워싱턴전에서는 4쿼터에만 19득점 기록하기도 했다.


또 다른 과제 ‘BIG.3’의 역할 분담


클리블랜드는 어빙의 복귀로 팀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을 뿐만 아니라 어빙을 대신해 주전으로 나섰던 모 윌리엄스, 메튜 델라베도바가 벤치멤버로 내려가면서 벤치의 생산력까지 높이는 효과를 보고 있다. 실제 델라베도바는 지난 시즌 파이널을 거치며 모든 면에서 한층 더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메튜 델라베도바 기록
2014-2015시즌 평균 4.8득점 1.9리바운드 3어시스트 FG 36.2% 3P 40.7%
2015-2016시즌 평균 8.5득점 2.4리바운드 5.2어시스트 FG 43.4% 3P 44.0%


물론 클리블랜드에게 주어진 과제도 있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카이리 어빙-르브론 제임스-케빈 러브로 이어지는 ‘BIG.3’의 역할배분은 중요한 과제다. 실제로 지난 시즌 이로 인해 많은 잡음이 있었고, 시즌 초반 좋은 활약을 보이던 러브 역시 최근 어빙이 공을 잡는 시간이 길어지자 공격에서 그 역할이 제한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러브는 2016년 들어 열린 3경기에서 평균 10.9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9.9득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던 러브였지만, 12월 들어 부진한 데다 어빙까지 복귀해 공격에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다만, 공격에는 기복이 있어도 수비에는 기복이 없는 법이다. 러브는 공격에서의 기복을 장기인 리바운드, 수비 등 궂은일로 메우고 있다. 실제 러브는 1월 열린 3경기에서 평균 10.3리바운드 1.3블록을 기록하고 있다. 러브의 커리어 평균 블록이 0.5개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엄청난 수치다.


또한 러브는 이번시즌 디펜시브 레이팅(DRtg)수치 100.6으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디펜시브 레이팅(DRtg)은 상대팀 100번의 포제션 상태에서 어느 정도 실점을 허용하는지에 관한 수치로, 보통 100 이하면 수비력이 좋다고 평가한다.


뿐만 아니라 어빙의 복귀는 제임스의 경기운영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까지 가져오고 있다. 제임스는 어빙에게 대부분의 운영을 맡기며 공 소유시간이 줄어들었지만, 제임스는 전보다 득점에 더 치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제임스는 1월 평균 27.6득점을 기록하고 있다.올 시즌 기록은 25.8득점이다.


지난 시즌 클리블랜드는 제임스가 4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 NBA 파이널 무대에 복귀했다. 하지만 어빙, 러브 등 주축들이 부상으로 쓰러졌고, 제임스 혼자 골든 스테이트를 당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절치부심한 제임스는 올 시즌 다시 한 번 우승을 위한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 역시 ‘BIG.3가 건재하다’라는 전제하에 오프시즌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클리블랜드를 꼽았다. 클리블랜드는 많은 이들의 기대대로 현재 동부 컨퍼런스 1위를 달리며 창단 첫 우승을 꿈꾸고 있다.


물론 이번 시즌 이들의 여정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와일드 웨스트’라 불릴 정도로 서부 팀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던 과거와 달리, 올 시즌은 동부 컨퍼런스 팀들의 성장으로 ‘동고서저’ 형태가 전개되고 있다. 클리블랜드와 동부 컨퍼런스 2위 시카고 불스의 승차는 3경기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상황이기에 어빙의 복귀는 클리블랜드에게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어빙의 건강한 복귀로 클리블랜드는 창단 첫 우승이라는 꿈에 한 걸음 더 다가간 모양새다. 지난 크리스마스 매치에선 골든 스테이트에게 승리를 내줬지만, 어빙이 부활한 후 재대결하는 오느 18일 경기에서는 보다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과연 원숭이띠 어빙이 병신년을 맞아 자신과 클리블랜드의 NBA 첫 우승을 달성할지 궁금하다.


카이리 어빙 프로필
-1992년 3월 23일 미국, 191cm/88kg, 포인트가드, 듀크대학 출신
-2011년 NBA 드래프트 1순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입단
-신인왕(2012), 올스타전 MVP(2014), FIBA 월드컵 MVP(2014)
2015-2016시즌 17.4득점 2.7리바운드 4어시스트 PER 22.53


# 사진 NBA 미디어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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