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에 선 이규섭 코치 “꿈을 갖고 준비하라”
- 프로농구 / 곽현 기자 / 2015-05-09 10:04:00

[점프볼=곽현 기자] 서울 삼성 이규섭(38) 코치가 고등학교 강단에 섰다. 무슨 일일까?
어버이날이었던 지난 8일 마포구에 위치한 환일고등학교 강당. 강당에는 환일고 학생 500여명이 빽빽이 들어차 있었다.
이날 강당에선 학생들을 위한 특강이 마련돼 있었다. 특강의 강연을 맡은 이는 다름 아닌 프로농구 서울 삼성 썬더스의 이규섭 코치였다.
특강의 주제는 ‘바른 인성 함양을 위한 미래비전’이었다. 농구선수들을 가르치는 그가 무슨 연유로 학생들 앞에 서게 된 것일까?
이는 이규섭 코치의 대학 후배인 환일고 체육교사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 고등학생들에게 스포츠스타는 선망의 대상이다. 프로농구 선수로서 우승과 국가대표를 경험하고, 프로 코치가 된 그의 경험담이 학생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기 때문.
특강에 앞서 이 코치의 선수 시절의 영상이 상영됐다. 2005-2006시즌 삼성이 모비스를 꺾고 우승을 하던 챔프전 4차전 경기였다. 이날 이 코치는 3점슛 5개를 터뜨리며 23점으로 맹활약했다.
이 코치는 “안녕하세요. 서울 삼성 썬더스의 이규섭 코치입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강의를 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많이 떨리네요”라며 인사말을 건넸다. 그러자 학생들은 박수와 환호로 이 코치를 맞았다.
이 코치는 준비해온 선물 보따리를 풀며 퀴즈를 마친 학생에게 선물을 주었다. “농구는 한 팀에 몇 명이 뛸까요?”, “KBL은 총 몇 팀이 있을까요?” 기본적인 퀴즈로 강연의 긴장감을 풀어줬다. 정답을 맞춘 학생들에게는 농구공, 머그컵 등의 선물이 주어졌다.
강연이 시작됐다. 이 코치가 전한 첫 번째 주제는 ‘꿈을 갖고 준비하자’였다. 강연을 듣는 학생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이제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고 준비를 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
이 코치는 자신의 사례를 전해줬다. 초등학교 5학년 시절 농구를 시작하게 된 이 코치는 또래 친구들보다 일찍 자신의 목표를 설정했다고 전했다. 바로 농구선수로서의 목표를 말이다.
그리고는 자신만의 세부적인 목표를 설정했다고 한다. “하루에 슛 300개 쏘기, 베스트5 안에 들기,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국가대표가 되기, NBA선수가 되기 등 저만의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그리고 이 코치는 자신이 설정해 놓은 목표를 적어 방 여기저기에 붙여놓았다고 한다. “목표가 하나씩 달성이 될 때마다 굉장히 행복했어요. 목표를 이루지 못 한 것들도 있지만, 그 목표를 위해 노력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게 많았습니다.”
꼭 농구선수가 아니라 다른 분야의 목표를 갖고 있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이었다. 차곡차곡 자신의 목표를 향해 전진할 수 있는 노-하우를 전해준 것이다. 이 코치는 “자신이 가고 싶은 대학이나 회사에 한 번 찾아가보기를 권합니다. 훨씬 더 꿈에 대한 마음이 간절해질 겁니다”라고 말했다.

2번째 주제는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였다. 이 코치는 대학 시절까지 센터 포지션을 소화했다. 그런 그는 프로에서 센터에서 슈터로 역할을 변경했다. 외국선수가 2명이 뛰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상무에 있을 때 삼성이 프로 최고의 선수인 서장훈 선수를 영입했어요. 외국선수 둘에 서장훈 선수까지 있었기 때문에, 전 준비가 필요했죠. 지금 오리온스에 있는 조상현 코치가 상무 동기였는데, 상무에서 졸졸 따라다니면서 배웠어요. 슈터로서의 준비를 한 거죠.”
농구선수에게 포지션 변경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비단 농구 뿐 아니라, 다른 종목도 마찬가지다. 이 코치가 당시 포지션을 바꾸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 그는 프로에서 살아남지 못 했을지도 모른다. 이렇듯 이 코치는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이 인정받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에게 매우 중요한 조언이었다. 이 코치는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잘 생각해보세요”라고 말했다.
강연 중 잠시나마 분위기가 지루해질 때쯤 이 코치는 퀴즈를 내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학생들의 강연 열기도 쑥쑥 올라갔다.
이 코치는 마지막으로 ‘인연을 소중히 하자’라고 말했다. 자신이 선수 시절 아르바이트를 하던 친구가 지금은 삼성 농구단의 프런트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바로 이날 자리에 함께한 홍보팀의 신흥수 대리다.
이 코치는 “언제 어디에서 다시 만날지 몰라요. 지금 함께 있는 친구들, 선생님들, 그리고 학창시절 시간이 여러분에게 굉장히 소중한 시간입니다. 인연을 소중히 하시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강연 후에는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질문이 없으면 어쩌나 하는 고민은 기우였다. 학생들이 너도나도 손을 들어 이 코치에게 질문을 했다. 한 학생이 이 코치에게 “롤 모델이 있으신가요”라고 물었다.
이 코치는 “특별히 한 명을 롤 모델로 삼지는 않았어요. 대신 저와 체형이나 포지션이 비슷한 선배들의 장점을 많이 닮으려고 했어요. 전희철, 정재근, 현주엽 선배를 많이 보고 배웠던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이 코치는 환일고에서 농구를 가장 잘 한다는 선수 4명을 불러 슛폼 강의를 하기도 했다. 이 코치는 학생들의 슛폼을 보고 손목과 팔의 각도에 대해 세세하게 설명을 해줬다. 최고의 슈터로 불렸던 그에게 받는 강의는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듯 했다.
강연이 모두 끝난 후 학생들은 이 코치에게 악수와 사인을 요청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질문을 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이 코치는 “처음에는 학생들 몇 명과 농구를 가르쳐주면서 간단하게 하는 형식인 줄 알았어요. 근데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모일 줄은 몰랐죠. 처음엔 떨렸는데, 하면서도 재미가 생기더라고요.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코치와 학생들은 야외로 나와 단체사진을 찍고 이날의 강연을 마무리 했다. 이 코치의 진심 어린 조언이 학생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이렇듯 프로농구단의 다양한 비시즌 활동들이 프로농구를 알리고 홍보하는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 환일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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