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가 즐거워진 두경민 “1위를 이끌어준 종규, MVP 자격 충분해”
- 프로농구 / 김용호 / 2020-04-06 16:52:00

[점프볼=김용호 기자] 두경민이 팀의 기둥이 되어준 절친 김종규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원주 DB는 지난달 24일 KBL 이사회의 시즌 조기 종료 결정에 따라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를 서울 SK와의 공동 1위로 마쳤다. 지난해 비시즌 가장 뜨거운 팀이었던 DB는 끊이지 않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도 이겨내면서 상위권 입지를 끝까지 지켜냈다.
수차례 찾아왔던 어려운 상황을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는 1월 8일 상무에서 제대해 돌아온 두경민이었다. 2017-2018시즌 정규리그 1위의 주역이 돼 MVP까지 수상했던 두경민은 분명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돌아와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복귀 후 정규리그 14경기 평균 23분 34초를 소화한 그는 14.4득점(3점슛 2.2개) 1.4리바운드 4.4어시스트 1.3스틸로 맹활약했다. 덕분에 DB는 두경민이 복귀한 이후 시즌이 조기 종료될 때까지 단 두 차례밖에 패배하지 않았다. 비록 수상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만약 충족했다면 충분히 MVP를 수상할만한 임팩트였다.
그만큼 예상보다 일찍 끝난 시즌은 아쉽기만 했다. 최근 본지와 전화 통화를 가진 두경민은 “2년 동안 간절하게 기다렸던 무대였기 때문에 아쉬움이 크긴 하다. 그래도 복귀해서 남은 시즌을 치르는 동안 너무 재밌고 즐겁게 농구를 했다. 그래서인지 시즌이 끝난 지금은 아쉬움보다는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가 더 커진 상태다”라고 시즌 종료 소감을 전했다.
복귀 후 12승 2패. 최고의 결과를 남긴 부분에 대해서는 자신의 활약 보다는 친구 김종규를 치켜세우는 두경민이었다. “내가 팀에 돌아오고 나서 단 두 번만 패배했던 건 종규가 우리 팀에 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모든 요인을 떠나 올 시즌에 우리 팀에 부상자가 정말 많았는데, 그런 상황에서 종규는 전 경기 출전을 하면서 팀이 무너지지 않고 위로 올라갈 수 있게 했다. 나도 가드이다 보니 든든한 센터인 종규와의 호흡도 좋았던 것 같다. 팀에 많은 시너지가 날 수 있게 종규가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기둥 역할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김종규는 현재 부산 KT 허훈과 함께 2019-2020시즌 정규리그 MVP의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에 두경민은 “MVP는 종규가 받아야 한다. (허)훈이와도 대표팀에서 같이 뛰어보고, KT의 경기도 지켜봤다. 다만, 최우수선수라는 건 내 생각엔 팀을 1위로 향할 수 있게 하는 힘이 분명히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도 인터뷰에서 했던 말인데 기록만 우선시되면 MVP는 하위권에서 계속 나올 거라 생각한다. 프로농구는 결국 승패가 중요하지 않나.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뒤를 돌아보면 호화 멤버로도 성적을 못 냈던 팀들도 있다. 우리 팀도 올 시즌에 보면 이름만 들어도 국가대표팀 경력이 있는 선수들이 많았는데, 그럼에도 주변에서 호흡이 맞지 않을 거라는 평가도 받았었다. 하지만, 우리는 시너지 효과를 잘 냈고, 팔이 안으로 굽는 것도 있겠지만 종규는 그 속에서 기둥 역할을 해냈다”라며 김종규에게 한 표를 선사했다.
팀의 상승세에 있어 만족감을 표한 두경민. 다시 자신의 얘기로 돌아와 올 시즌 그에게 있어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농구를 즐겼던 모습이었다. 스스로도 제대 후 농구를 즐기고 싶다는 자세를 피력해왔던 그였다.
이에 두경민은 “요즘 항상 하고 있는 얘기지만, 난 농구를 스스로 재미있어 할 때 하고 싶다. 가족들도 나에게 항상 재미있게 하고 오라고, 힘들다고 생각될 때면 그만해도 된다고 말해준다. 너무 일이라고만 생각하기 보다는 앞으로도 계속 재밌게 농구를 하고 싶다. 나는 참 운이 좋은 선수다. 이렇게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하고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상황을 즐기다보면 결과같은 건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다”라고 속마음을 전했다.
두경민이 원하는 즐거운 농구를 하기 위해선 DB가 다음 시즌에도 올 시즌의 모습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할 터. 하나, 팀은 올해도 많은 자유계약선수(FA)들과 협상 테이블에 앉아 차기 시즌 그림을 그려가야 한다.
“일단 (김)민구가 FA다”라며 친구의 이야기를 이어간 두경민은 “시즌이 끝난 후에도 매일같이 민구와 연락을 하고 있다. 그런데 가끔 연락을 안 받으면 내가 ‘다른 팀이랑 사전접촉하지 마라. 어디 갈 생각하지 말고 남아’라고 농담을 한다(웃음). 그러면 민구도 다른데 갈 데가 없다고 한다. FA 협상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지만, 어렵게 만난 친구인데 남았으면 좋겠다고 솔직하게 얘기를 했다. 또, (김)현호 형도 내가 신인 때부터 원주에서 함께 지내며 많은 얘기를 나눴던 형이고, (김)태술이 형도 나랑 약속한 게 있다. 팀원들이 다른 팀에 가면 너무 아쉬울 것 같다”고 동료들을 향한 깊은 믿음을 표했다.

한편, 최근 두경민에게는 또 하나의 동기부여가 생겼다.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없었지만, 아마추어 시절부터 두경민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본보기로 거론됐던 대선배 양동근이 현역 은퇴를 선언한 것. “솔직히 좀 놀랐다”며 선배의 은퇴를 바라본 두경민은 “1,2년 정도 더 뛰실 줄 알았다. 프로에 데뷔한 이후 내가 현대모비스 전을 준비할 때 키포인트는 항상 동근이 형이었다. 시기, 질투를 할 정도로 꼭 막아서 이기고 싶은 형이었고, 농구를 더 잘하고 싶게 만든 존재였다. 농구에 대한 생각을 바뀌게끔 했는데, 인터뷰를 통해서라도 정말 고생하셨다는 말을 하고 싶다. 같은 포지션으로서 존경스럽고 멋있는 선배였다. 김주성 코치님의 은퇴도 옆에서 지켜봤지만, 동근이 형도 정말 멋있었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끝으로 두경민은 “올해 비시즌은 해야 할 것들이 많아진 것 같다. 일단 이번 주부터 좋지 못했던 부위들을 치료하면서 스킬 트레이닝을 병행할 계획이다. 좋지 못했던 습관들을 고치고, 농구를 쉽게 하는 방법을 생각해서 슛을 정확하게 던질 수 있도록 디테일한 변화를 준비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 사진_ 점프볼 DB(유용우,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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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