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씨 가문의 첫 정규경기 MVP 노리는 허훈, 자격은 모두 갖췄다
- 프로농구 / 민준구 / 2020-04-03 14:21:00

[점프볼=민준구 기자] 허훈은 자타공인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의 가장 가치 있는 선수다.
MVP(Most Valuable Player)는 당대 최고의 가치를 지닌 선수를 말한다. 여기에는 경기수, 팀 성적, 개인 기록을 바탕으로 한 공헌도와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임팩트 있는 플레이가 기반이 된다.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의 조기 종료 후, 수많은 농구 팬들은 MVP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외국선수 1인 출전으로 제한된 이번 시즌은 국내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만큼 경쟁자도 많았다.
현재 MVP에 가장 가까운 인물은 허훈(KT)과 김종규(DB)다. 두 선수 모두 최고의 퍼포먼스를 과시하며 팬들을 기쁘게 했기에 충분히 거론될 만하다.
그중에서도 허훈은 MVP가 가져야 할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 큰 영향력 없었던 외국선수들을 제치고 메인 옵션을 차지한 그는 2019-2020시즌 평균 14.9득점 2.6리바운드 7.2어시스트 1.2스틸을 기록하며 득점 2위, 어시스트 1위에 올랐다.
국내선수가 평균 득점 2위, 어시스트 1위를 차지한 것은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2008-2009시즌 플레이오프 탈락에도 김주성을 제치고 MVP에 선정된 주희정 고려대 감독의 뒤를 이은 성과다. 주희정 감독은 2008-2009시즌 평균 15.1득점 8.3어시스트 4.8리바운드 2.3스틸을 기록했다. 득점 2위, 어시스트 1위, 리바운드 5위, 스틸 1위로 어느 누구와도 비교하기 힘든 가치를 지닌 선수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앨런 더햄, 바이런 멀린스가 중도 이탈하지 않았다면 허훈은 충분히 득점 1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었다. 이번 시즌 득점 1위 송교창에게 불과 0.1점차로 밀린 허훈에게 있어 외국선수 없이 치른 두 경기는 너무도 아쉬웠다. 더블 팀, 트리플 팀에 가까운 수비를 상대해야 했던 것을 감안한다면 말이다. 만약 허훈이 득점 1위, 어시스트 1위를 차지했다면 이는 KBL 역대 최초의 기록이었다.
팀 성적은 6위로 정규경기 1위에 오른 김종규에게 밀릴 수 있지만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을 지켰다는 점에서 의미를 둘 수 있다. 또 이번 시즌 유독 잦은 부침을 겪었던 KT가 중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허훈의 존재감 덕분이라는 것은 그 누구도 반박하기 힘든 평가다.
임팩트 부분에선 허훈을 넘어설 국내선수가 없다. 국내선수 최초의 어시스트 동반 20-20은 물론 3점슛 연속 9개 성공은 많은 언론이 대서특필할 정도로 대단한 기록이었다. 이를 기반으로 올스타 팬투표 1위는 물론 현재 KBL 인기상 투표 1위를 달리고 있다.
허훈은 앞서 언급한 부분만 보더라도 MVP가 되기 위한 모든 조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부상으로 인해 결장한 경기수가 적지 않다는 점. 그러나 허훈이 부상으로 빠진 경기에서 KT가 맥없이 무너졌다는 것을 상기한다면 그의 가치가 얼마나 큰지를 쉽게 알 수 있다(KT는 허훈 없이 치른 8경기에서 1승 7패를 기록했다). 당시 KT는 공동 2위까지 치고 올라갔으나 한 순간에 6위까지 추락하고 말았다.
비슷한 상황 속에서 MVP에 선정된 주희정 감독은 “개인 기록만 보면 나보다는 조금씩 떨어진다. 그래도 득점 2위, 어시스트 1위를 기록했다는 것을 보면 그만큼 엄청난 영향력을 지녔다고 볼 수 있다. 부상으로 인한 결장으로 공헌도 면에서 밀릴 수는 있을 것이다. 어느 누가 MVP에 선정될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재밌는 경쟁이 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허훈이 만약 MVP에 선정된다면 허씨 가문에서 최초로 배출된 ‘정규경기 MVP’가 된다. 아버지 허재 감독은 1997-1998시즌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됐지만 정규경기 MVP가 되지는 못했다. 이미 전성기를 훌쩍 지난 나이였던 만큼 장기 레이스에선 다른 선수들에게 밀리고 말았다. 형 허웅은 아직 MVP 경험이 없다.
또 KT가 2010-2011시즌 박상오 이후 9년 만에 배출하는 MVP가 될 수도 있다.
# 사진_점프볼 DB(윤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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