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결산 ① 우승 대권을 위해 단행한 트레이드, 득보단 실이 많았다
- 프로농구 / 박윤서 기자 / 2020-04-02 19:10:00

[점프볼=박윤서 인터넷기자] 손해 본 장사였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지난달 24일 이사회를 통해 2019-2002 현대모비스 프로농구의 조기 종료를 선언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시즌을 마감한 것. 이로써 전주 KCC는 23승 19패, 리그 4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었다. 사상 초유의 사태로 한 해 농사를 일찍 마무리 지었지만, KCC의 올 시즌 파격적인 행보를 되돌아본다면 분명 만족스럽지 못했다.
KCC는 시즌 초반 모션 오펜스를 앞세워 돌풍을 일으키며 13경기에서 8승(5패)을 수확했다. 하지만 KCC는 더 높은 곳을 바라봤다. 조기에 승부수를 던졌다. 2019년 11월 11일 KCC는 2대4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리온 윌리엄스, 박지훈, 김국찬, 김세창을 울산 현대모비스로 보내는 대신에 라건아와 이대성을 영입했다. 이대성-이정현-송교창-라건아로 이어지는 국가대표 라인업을 꾸린 KCC는 단숨에 강력한 우승후보로 급부상했다. 여기에 KCC는 조이 도시(6.1점 8.6리바운드)를 내보내고 지난 시즌 인천 전자랜드를 준우승으로 이끈 찰스 로드까지 대체 외국 선수로 불러들이며 슈퍼팀을 결성했다.
웃을 일만 가득할 것 같았던 KCC. 겉은 화려했지만 실속이 돋보이지 못했다. 지난 시즌 현대모비스 우승의 주역이자 트레이드 전에도 위력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 라건아와 이대성은 KCC에서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KCC는 우승 도전을 위해 4번의 우승을 맛본 정상급 빅맨 라건아를 수혈했다. 트레이드 전 현대모비스에서 라건아는 13경기에서 평균 32분 4초를 뛰며 23.4득점 14.9리바운드로 올 시즌에도 건재함을 드러냈다. 하나, KCC 이적 후 28경기 평균 30분 13초를 소화한 라건아의 성적은 18.8득점 11.4리바운드로 하락했다. KCC에서의 기록만 놓고 보면 평균 득점이 20득점을 넘지 못한 건 2013-2014시즌(10.4점) 이후 6년 만의 기록이었다.
더블더블은 라건아에게 '상징'과도 같다. 올 시즌 라건아는 30번의 더블더블 기록을 추가하며 조니 맥도웰(227번)을 제치고 역대 KBL 통산 더블더블 단독 1위(248번)에 등극했다. 그러나 라건아의 더블더블은 KCC에서 꾸준하지 못했다. 현대모비스에서 올 시즌 84.6%(11/13)에 달하는 더블더블 성공률을 기록한 반면 KCC에서는 67.9%(19/28)로 감소세를 보였다. 라건아 답지 않게 4경기 연속 더블더블에 실패한 기록도 떠안았다.

트레이드 직후, 최대 화두는 이대성의 이적이었다. 지난 시즌 현대모비스를 왕좌의 자리에 앉힌 챔피언결정전 MVP이자 유재학 감독과의 끈끈한 관계는 줄곧 화제가 되었다. 더불어, 트레이드 전 4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과 3점슛 4개 이상을 성공하며 팀을 연승으로 이끈 이대성의 퍼포먼스는 지난 시즌의 기세를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현대모비스는 올 시즌을 끝으로 FA가 되는 이대성을 내주며 리빌딩을 선택했고 KCC는 우승 갈증 해소를 위해 이대성을 택했다.
세간의 이목이 쏠린 지난해 11월 12일 이대성의 KCC 데뷔전. 체력적인 부담과 관심에 대한 여파였을까. 최근 손끝이 뜨거웠던 이대성은 이날 27분 12초를 뛰며 무득점 2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남기며 팀 패배(77-81)의 원흉이 되었다. 10개를 시도한 야투는 모두 림을 빗나갔고 그 중 3점슛도 8개를 놓쳤다. KCC 유니폼을 입은 이대성은 지난 시즌만큼의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하며 시즌 내내 기복을 통제하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트레이드된 지 한 달 만에 이대성은 발목 부상을 당하며 3주간 코트를 누비지 못하는 불운도 겪었다. 기록 면에서도 득점(13.5→10.8), 어시스트(5.1→1.9), 3점슛(3.1→2.0)의 평균 수치가 모두 트레이드 전보다 하락했다.
이대성과 이정현의 공존 문제는 시즌 내내 KCC가 안고 있던 숙제였다. 이정현과 마찬가지로 이대성도 메인 볼 핸들러로서 공격을 조율하고 풀어나가는 스타일이다. 몸 상태마저 정상이 아니었던 이대성은 KCC시스템에서 삐걱댔고 이정현의 공격력은 반감됐다. 결과적으로 KCC는 이대성, 이정현의 동시 투입은 크게 효과를 보지 못했고 딜레마에 빠졌다. 둘이 함께 뛴 23경기에서 둘 다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경기는 단 4경기에 불과했다.
라건아, 이대성 합류 후 KCC가 거둔 성적은 15승 14패로 겨우 5할 승률을 넘었다. 슈퍼팀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순위와 경기력이었고 라건아와 이대성은 시즌 중, 후반 부상을 당하는 악재가 겹치기도 했다. 게다가 KCC는 시즌 초반 깜짝 활약을 펼친 슈터 김국찬과 '블루 워커' 박지훈을 내주면서까지 단행한 트레이드였기에 속이 쓰릴 수 밖에 없었다. 라건아는 1년을 더 KCC와 함께할 수 있고 이대성은 FA 자격을 얻었다. 즉시 전력감을 수혈한 KCC의 대형 트레이드였지만, 확연히 득보다 실이 많았던 시즌이었다.
# 사진_점프볼 DB(유용주,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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