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결산 ① 부상, 부진, 자진 퇴출...외국 선수 잔혹사
- 프로농구 / 홍성현 / 2020-04-01 13:22:00

[점프볼=홍성현 인터넷기자] 코로나19 여파로 KBL이 조기 종료라는 초유의 결단을 내린 가운데, 고양 오리온이 최하위로 아쉬운 시즌을 마쳤다.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의 최종 성적은 13승 30패로 10위. 구단 역사상 6번째 꼴찌로, 고양으로의 연고 이전 이후로는 처음이다. 다양한 이유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외국선수의 잦은 변동은 전력의 안정을 뒤흔들었고 갈 길 바쁜 오리온의 발목을 매번 붙잡았다.
올 시즌 오리온에는 총 5명의 외국선수가 거쳐 갔다. 이는 전주 KCC와 함께 리그 최다로, 부상, 기량 미달, 자진 퇴출 등 사유도 다양했다.
시즌 초부터 바람 잘 날이 없었다. 3연패로 험난한 시작을 알린 오리온은 주축인 마커스 랜드리를 개막 3경기 만에 부상으로 잃었다. 15-16 시즌 ‘포워드 농구’로 챔피언에 등극했던 좋은 기억을 되살리고자 했지만, 랜드리가 이탈하며 모든 계획이 어그러졌다.

랜드리의 대체선수로 팀에 합류한 올루 아숄루는 기대 이하였다. “공격적으로 바라는 것은 없다. 리바운드에 집중해줬으면 좋겠다”던 추일승 감독의 소박한 소망에 부응하지 못했다. 결국 10.2득점 5.5리바운드라는 아쉬운 기록을 남긴 채 6경기 만에 KBL 무대를 떠났다.
팀의 1옵션이었던 랜드리의 갑작스러운 공백을 메우고자 조던 하워드가 나섰지만 역시나 기량이 아쉬웠다. 180cm가 되지 않는 하워드의 작은 신장은 15-16 시즌의 조 잭슨을 떠오르게 했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외국선수가 한 명밖에 뛸 수 없게 된 올 시즌에 외인 가드의 활용도는 낮았고 약점은 두드러졌다.
공격에서 무리한 드리블을 펼치다 턴오버를 범하는 일이 잦았고, 장기인 3점슛도 기복이 있었다. 가드로서 동료들을 살리는 능력 또한 아쉬웠다. 무엇보다 하워드가 공격에서 공헌을 해도 수비 시에 낮아지는 높이가 문제였다. 하워드가 출전할 때 장재석과 이승현만으로 포스트를 지키는 것은 녹록지 않았다.
오리온은 하워드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경기에서 4승 11패, 20분 이상 출전한 경기에서 3승 8패를 기록하며 하워드의 선전에도 마냥 웃을 수 없는 경우가 빈번했다. 경기 전 가장 먼저 코트에 나와 몸을 푸는 등 추일승 감독이 “지금까지 팀에서 뛰던 어떤 외인 가드보다 태도가 좋다”고 칭찬했지만, 성실함만으로 낯선 환경을 극복하기는 어려웠다.
하워드의 대체 자원으로 가세한 아드리안 유터는 합류 직후 오리온이 3승 2패를 거두는 데 일조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오리온은 이후 13경기에서 3승 10패의 초라한 성적을 거두는데, 유터의 득점력이 문제였다.
묵직한 힘을 토대로 수비에서는 제 몫을 했지만, 번뜩이는 기술이나 슈팅 능력이 없는 것이 아쉬웠다. 유터의 올 시즌 평균 득점은 7.5점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경기는 18경기 중 4경기 밖에 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보리스 사보비치에게 부담이 가중되었고 뒷심 부족으로 접전 끝에 패하는 경기가 많아졌다.

다섯 명의 선수 중 가장 많은 31경기를 소화한 사보비치는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평균 15.3득점 5.9리바운드 2.1어시스트로 내, 외곽을 가리지 않으며 팀의 1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사보비치가 출전한 31경기 중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지 못한 경기는 단 한 경기(12/15 DB전, 5득점)로 기복이 적은 부분도 매력적이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시즌 마무리가 다소 깔끔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사보비치는 코로나19 여파로 시즌 중에 한국을 떠나며 앨런 더햄에 이어 시즌 2호 자진 퇴출 선수가 됐다. 워낙 특수한 상황인지라 그의 선택을 마냥 비난할 수는 없지만, 꾸준한 모습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기에 더욱 아쉬웠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외국선수들의 활약 속에서, 오리온은 시즌 전 목표였던 우승과는 정반대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빠른 트랜지션을 통한 공격 농구를 하겠다”던 추일승 감독의 출사표와는 달리 평균 득점(76.1점, 8위), 리바운드(36.9개, 공동 9위), 3점슛(6.98개, 9위), 팀속공(3.95개, 8위) 등 관련 지표에서 하위권을 맴돌았다.
김병철 감독대행의 정식부임 여부, FA를 맞는 장재석, 새로운 외국선수 등 오리온의 차기 시즌은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려갈 곳이 없는 오리온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켜 반등을 꾀할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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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