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을준 감독과 3년 지낸 KGC 기승호, “실력이 늘었던 시기”

프로농구 / 이재범 / 2020-04-30 17: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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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신인임에도 열심히 해서 기회를 받았다. 그 때 좀 농구가 많이 늘었다. 좋은 선수들과 함께 하며 프로에도 금세 적응할 수 있었다.”

강을준 감독이 9년 만에 두 번째 팀에서 감독 생활을 이어나간다. 2008~2009시즌부터 3시즌 동안 창원 LG에서 감독을 역임한 강을준 감독은 지난 28일 고양 오리온 감독으로 선임되었다.

강을준 감독은 LG에서 3시즌 동안 91승 71패, 승률 56.2%를 기록했다. 3시즌 이상 소화한 감독 중에선 승률 5위다. 3시즌 모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나, 6강 플레이오프를 통과하지 못한 게 흠이다.

강을준 감독이 LG에서 보낸 3시즌 동안 동고동락한 선수 중 한 명이 기승호(KGC인삼공사)다. 기승호는 강을준 감독이 LG를 지휘했던 3시즌 동안 157경기 평균 23분 3초 출전해 9.0점 2.2리바운드 3점슛 성공률 34.3%(135/394)를 기록했다. 157경기는 당시 LG 선수 중 최다 출전 경기수다. 2위는 137경기의 조상현(남자농구 국가대표 코치), 3위는 136경기의 전형수(안양고 코치)다.

기승호는 30일 전화통화에서 “친구나 선후배 동료들이 (강을준 감독께서) 저를 예뻐하셨던 걸 알아서 많이 연락한다”며 “저의 프로 첫 감독님이셨고, 고등학교 때는 대학으로 스카우트를 하려고 하셨고, 대학 시절부터 오랜 시간 지켜본 사이”라고 강을준 감독과 인연을 떠올렸다. 강을준 감독은 LG 감독을 맡기 전 명지대 감독이었다.

기승호는 LG 시절 강을준 감독이 어떤 유형의 지도자였는지 묻자 “남자답고, 소통을 많이 하려고 애를 쓰셨다. 맥주 한 잔씩 사주시면서 고참이나 외국선수와 이야기를 많이 하고, 벽이 있는 걸 좋아하지 않으셨다”며 “매번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뒤 4강 플레이오프에 못 갔지만, 그 당시 형들과 여전히 아주 가깝게 잘 지낸다. 선수들끼리 끈끈한 정이 많이 생겼다. 모두 강을준 감독님 역할이 컸다”고 소통을 중요시 했던 감독으로 기억했다.

기승호가 강을준 감독과 함께 프로 무대에 데뷔한 뒤 지금까지 선수생활을 이어올 수 있었던 건 LG에서 보낸 3시즌의 영향이 크다.

기승호는 “(강을준 감독님께서) 여름 때 열심히 하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준다고 약속을 하셨는데 전 신인임에도 열심히 해서 기회를 받았다. 그 때 좀 농구가 많이 늘었다. 좋은 선수들과 함께 하며 프로에도 금세 적응할 수 있었다”며 “그 때 쉽게 자리를 잡지 못했다면 군대 문제도 있었을 거다. 지금은 드래프트에서 1,2순위로 뽑혀도 자리를 제대로 못 잡는데 LG에서 3년 동안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 상무서 좋은 선수들과 함께 했고, 국가대표 엔트리에도 뽑혀봤다. 그 덕분에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잘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인정했다.

강을준 감독 하면 떠오르는 건 ‘우리는 영웅이 필요 없어. 승리했을 때 영웅이 나타난다’라는 말이다. 강을준 감독의 LG에서 마지막 경기였던 2010~2011시즌 원주 동부(현 DB)와 6강 플레이오프 3차전 4쿼터 중반 작전시간에서 나왔다.

강을준 감독은 그 당시 “너(문태영) 아까 내가 뭐라고 했어? 우리는 영웅이 필요 없다고 했지. 야, 승리가 우선이라고 했지. 승리했을 때 영웅이 나타나. 50점 넘으면 뭐해. 냉정해. 자신감은 좋은데 냉정하라고. 지금, 지금 봐. 넘길 수 있는 타임에서 전부 욕심 아니냐고. 다 마찬가지야. 자신감은 좋은데 경기 흐름을 읽지 못한다고. 저쪽이랑 우리의 차이점이 그거라고. 그 다음. 됐어. 헤이, 잊어”라고 했다

기승호는 “그 때 감독님께서 하신 명언들이 다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제가 만났던 감독님들을 매년 한 번씩 찾아 뵙는데 강을준 감독님을 만나서 그 이야기를 하며 돌아보면 재미있는 상황이었다”며 “‘우리 팀에 영웅은 필요 없어’라는 그 명언을 할 당시에 제가 옆에 앉아서 네라고 대답을 했다. 문태영 형에게 하셨던 말씀이지만, 대답을 잘 안 하는 편이기 때문이었다. 지면 끝나는 플레이오프 3차전이었는데 크게 뒤지다가 다 따라잡아서 고비를 넘기려고 하던 순간이었다”고 기억을 되새겼다.

기승호는 오리온 감독으로 돌아온 강을준 감독에게 한 마디를 부탁하자 “매년 얼굴을 뵙고 인사를 드렸는데 이렇게 다시 프로 감독으로 복귀하신 걸 진심으로 축하 드린다”며 “복귀하신 만큼 승승장구 하셨으면 좋겠고, 만약 적으로 만나면 상대팀 선수로 열심히 해서, 신인 때 만났던 기승호였는데 이제는 베테랑으로 열심히 뛴다는 걸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한편, 기승호는 2018~2019시즌을 앞두고 안양 KGC인삼공사로 이적했다. 5월 1일부터 자유계약 선수(FA) 자격을 얻어 모든 구단과 협상을 할 수 있다.

기승호는 “솔직히 안양에서 2년을 보내면서 행복하게, 재미있게 농구를 했다. KGC인삼공사 구단과 김승기 감독님, 코칭스태프, 프런트 직원, 지원 스태프 모두가 다른 팀에서 10년이나 있다가 이적한 저에게 너무 잘 해주셔서 적응을 잘했다. 이 자리를 빌어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자존감이 높아졌다. KGC인삼공사에 와서 코칭 스태프나 선수 등 모두가 잘 한다고 인정을 해줘서 나이가 들어서도 이적한 뒤 잘 할 수 있었다. 저에게 할 수 있다며 믿음을 보내준 덕분이다. FA를 앞두고 있어서 계약이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지난 2년은 너무 좋은 기억”이라고 KGC인삼공사에서 보낸 2시즌을 돌아봤다.

FA 협상 결과에 따라서 기승호가 KGC인삼공사에서 계속 선수 생활을 이어나갈지, 아니면 또 다른 팀에서 2020~2021시즌을 맞이할지 결정된다.

#사진_ 점프볼 DB(홍기웅, 이청하 기자)

 

점프볼 / 이재범 기자 sinae@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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