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오와 짧지만 굵었던 인연 회상한 신기성 해설위원 “애틋함 느껴지는 동생”

프로농구 / 민준구 / 2020-05-01 16:2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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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민준구 기자] “(박)상오와 함께한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애틋함이 느껴지는 동생이다.”

고양 오리온의 박상오가 유니폼을 벗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 하루가 지나지도 않은 현재, 깜짝 놀라며 다시 한 번 기자에게 되물은 남자가 있다. 비록 긴 시간을 함께하지 않았지만 힘든 시기를 이겨내 온 동생의 은퇴 소식에 신기성 해설위원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신기성 위원과 박상오는 2007-2008시즌부터 한솥밥을 먹었다. KT의 암흑기부터 부흥기의 시작을 함께 했으며 온갖 고생을 이겨내 온 전우였다.

신기성 위원은 “참 괜찮은 친구다. 성격도 좋고 모두가 아시다시피 대학 때 군대를 다녀와서 늦게 꽃이 핀 케이스가 아닌가. 힘든 시기가 있었음에도 워낙 유쾌한 사람이기 때문에 잘 이겨내 왔다. 이렇게 그만둘 건 아닌 것 같은데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있다. 그래도 지금껏 잘해왔기 때문에 후련히 떠났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두 사람이 함께 지낸 KT는 파도와도 같은 팀이었다. 2006-2007시즌 이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고 2008-2009시즌에는 결국 최하위권에 머물고 말았다. 추일승 감독이 물러난 자리에 전창진 감독이 등장하면서 상황은 바뀌기 시작했다.

“당시 KT는 아마추어 농구에서 어느 정도 했던 어린 선수들이 많았다. 근데 대부분 성장하지 못한 채 정체된 상황이었다. 전창진 감독님이 오시면서 훈련이 바뀌었고 그에 적응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상오가 많이 혼나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기량 자체는 좋았고 힘을 쓰는 요령도 있었지만 기대를 많이 받았던 탓에 가장 많이 질책을 받기도 했다. 그래도 항상 무언가를 해내려는 자세가 좋았다. 혼자 노력하면서 한계를 깨려는 모습이 아직도 기억난다.” 신기성 위원의 말이다.

그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KT는 2009-2010시즌 정규경기 2위에 올랐다. 모비스와 40승 14패로 동률을 이뤘지만 상대 전적에 따른 골득실차에서 밀리며 창단 첫 1위는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그러나 모두가 최약체로 평가한 KT의 반전 드라마는 대단했다. 언더 독의 이미지가 짙었던 그들의 성공은 소중한 시간들이 밑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신기성 위원은 “과거 삼보/TG에 있을 때는 워낙 좋은 선수들과 함께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하지만 KT는 평가가 다르지 않았나. 그러다 보니 지금 회상하는 순간에도 애틋함이 있다. 같이 동고동락하면서 라면도 끓여 먹고 야식도 먹으면서 보낸 시간이 생각난다”라며 “당시 KT는 신생팀과 같은 이미지가 있었다. 그래서 선수들끼리 끈끈했고 콩 한 쪽도 나눠 먹으려고 했다. 그렇게 시간을 보냈던 상오가 떠난다고 하니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선수와 선수가 아닌 해설위원과 선수의 입장에서 만났을 때도 두 사람은 전과 다르지 않았다. 신기성 위원은 “경기장에서 만나면 항상 인사를 나누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에는 힘든 시기였음에도 웃음을 잃지 않더라”라며 “평생 농구선수로서 생활할 수도 없는 만큼 지금의 선택이 또 다른 시작이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워낙 성격도 좋고 사람이 좋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해도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 상오가 걷는 제2의 인생이 항상 성공적이었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 사진_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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