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프리뷰(20)] '마침내 이적한 그리스 괴인' 밀워키, 새로운 시대 주인공은 누구?
- 해외농구 / 이규빈 기자 / 2026-09-20 07:49:40

[점프볼=이규빈 기자] 아데토쿤보가 결국 밀워키를 떠났다.
1968년에 창단한 밀워키 벅스는 빠르게 전성기를 맞았다. 카림 압둘자바라는 역대급 빅맨의 존재가 컸다. 압둘자바의 힘으로 1971년 NBA 파이널에서 역사상 첫 우승을 차지한다. 이후 압둘자바가 LA 레이커스로 떠났지만, 1980년대에 12년 연속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등 여전히 강팀으로 군림했다.
암흑기는 1990년대와 2000년대였다. 1990년대에 7시즌 연속으로 플레이오프에 탈락했고, 2000-2001시즌에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진출했으나, 아쉽게 파이널 진출에는 실패했다. 이후에는 1라운드 탈락 or 플레이오프 실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기록했고, 전국구 슈퍼스타도 없어 농구 팬들의 기억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팀을 이끌 에이스가 필요했고, 스몰마켓인 밀워키는 오직 드래프트를 통해서 이를 얻을 수 있었다. 2014 NBA 드래프트 전체 2순위 듀크 대학교의 득점 폭격기 자바리 파커에 큰 기대를 걸었으나, 파커는 NBA 무대에서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선수가 밀워키의 구세주로 떠오른다.
야니스 아데토쿤보라는 그리스 출신의 장신 포워드가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아데토쿤보는 최악의 드래프트로 꼽힌 2013 NBA 드래프트에서도 15순위로 기대치가 낮았다. 하지만 밀워키는 아데토쿤보의 잠재력을 믿었고, 신인 시즌부터 적극적으로 밀어 주기 시작했다.
매년 엄청난 성장세를 보인 아데토쿤보는 결국 NBA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로 떠올랐고, 2018-2019시즌, 2019-2020시즌 연속으로 정규 시즌 MVP를 차지하게 된다. 밀워키 수뇌부도 아데토쿤보를 위한 팀을 구성했다. 자체적으로 육성한 크리스 미들턴에 FA로 브룩 로페즈를 영입했고, 감독으로 마이크 부덴홀저를 선임하며 구색을 갖춘다.
아데토쿤보를 앞세운 밀워키는 매년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나, NBA 파이널은 밟지 못했다. 2018-2019시즌 토론토 랩터스에게 발목을 잡혔고, 2019-2020시즌에는 마이애미 히트에 막혔다. 그러자 아데토쿤보 중심으로는 우승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2020-2021시즌 즈루 할러데이를 영입하며 전력을 대폭 강화했고, 애틀랜타 호크스를 꺾으며 마침내 파이널 무대에 진출했다. 파이널에서 피닉스 선즈를 상대로 2연패를 당했으나, 내리 4연승을 거두며 1971년 이후 구단 역사상 2번째 NBA 파이널 우승을 차지한다. 이때만 해도 아데토쿤보와 밀워키의 시대가 시작될 것처럼 보였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아데토쿤보와 밀워키는 우승 이전처럼 플레이오프에서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동부 컨퍼런스 팀들에 막혀 조기에 탈락했다.
변화의 필요성을 느껴 우승 주역인 할러데이를 내보내고 데미안 릴라드라는 초특급 슈퍼스타를 영입했으나, 오히려 자충수가 됐다. 수비에 능하고, 2옵션이 어울린 할러데이와 달리, 릴라드는 수비가 약하고, 공격에서 주인공이 되야 하는 선수였다. 결국 릴라드를 영입했음에도 밀워키의 성적은 1라운드 탈락이었고, 설상가상으로 릴라드가 2025 플레이오프에서 아킬레스건 파열을 당하며 2025-2026시즌까지 출전이 어려워졌다.

성적: 31승 50패 동부 컨퍼런스 11위
오프 시즌부터 엄청난 사건이 있었다. 계약 기간이 남은 릴라드를 그냥 방출했다. 무려 1억 1300만 달러라는 초대형 계약이 남은 상태였기 때문에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밀워키는 릴라드를 방출해 샐러리캡 여유를 만들었고, 이를 마일스 터너 영입에 활용했다. 이적설이 불거진 아데토쿤보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결정으로 알려졌다. 터너의 영입에는 호평이 많았다. 3점슛과 블록에 능한 빅맨으로 전임자인 로페즈와 비슷한 유형으로 아데토쿤보와 궁합이 좋을 것으로 예상됐다.
시즌 첫 13경기에서 8승 5패로 괜찮은 출발을 보였으나, 이후 7연패를 당하며 추락했다. 경기력 자체가 형편없었고, 에이스 아데토쿤보마저 부상으로 이탈하며 추락은 더 가속화됐다. 이후 아데토쿤보가 복귀해도 경기력은 나아지지 않았다. 아데토쿤보가 맹활약하고, 팀은 패배하는 그림이 반복됐다.
결정적으로 아데토쿤보가 또 부상으로 이탈했다. 예전과 달리, 지금 밀워키는 아데토쿤보 없이 승리할 수 없는 팀이었다. 시즌 중반부터 플레이오프 진출은 멀어지기 시작했고, 역시나 아데토쿤보 트레이드 루머가 또 등장했다.
이번 트레이드 루머의 반응은 이전과 달랐다. 매번 트레이드 루머가 있을 때마다 절대 내보낼 수 없다는 의지를 표명한 밀워키가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제안을 들어보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마이애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미네소타 팀버울브스가 유력한 행선지로 꼽혔다.
하지만 이번에도 결과는 잔류였다. '그러면 그렇지'라는 얘기와 함께 후반기 반등을 노릴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밀워키의 행보는 정반대였다. 부상에서 복귀해 경기 출전을 원한 아데토쿤보를 일부로 출전시키지 않으며 탱킹에 나선 것이다. 문제는 아데토쿤보가 이런 팀의 결정에 매우 분노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으로 아데토쿤보의 이적은 기정사실이 됐다. 후반기 성적도 당연히 좋지 않았다.
31승 50패로 플레이-인 토너먼트도 진출하지 못하고 시즌을 마쳤다. 2026 NBA 드래프트에서도 10순위 획득에 그치며 얻은 게 없는 시즌이었다. 아데토쿤보의 이력이 유력해졌고, 미래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도 다른 팀에 넘어간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

IN: 타일러 히로(트레이드), 하이메 하케즈 주니어(트레이드), 칼렐 웨어(트레이드), 카스파라스 야쿠쇼니스(트레이드), 브레이든 버리스(드래프트), 네이트 아멘트(드래프트), 우스만 젱(재계약), 게리 트렌트 주니어(재계약), 카리스 르버트(트레이드)
OUT: 야니스 아데토쿤보(트레이드), 바비 포티스(트레이드), 타우린 프린스(트레이드), 게리 해리스(트레이드)
마침내 아데토쿤보가 팀을 떠났다. 행선지는 마이애미였다. 대가는 역시 어마어마했다. 히로, 하케즈, 웨어, 야쿠쇼니스라는 어리고 즉시 전력감 선수 4명에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3장이 추가됐다. 이번 트레이드로 단번에 리빌딩이 끝났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여기에 드래프트에서 10순위로 버리스, 13순위로 아멘트를 지명했다. 이 선택도 매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밀워키가 노린다고 알려진 선수는 아멘트였다. 208cm의 장신 포워드로, 공격 기술이 뛰어나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됐다. 아데토쿤보를 키워낸 밀워키에 안성맞춤으로 보였고, 10순위로 아멘트를 지명한다는 얘기가 나왔으나, 13순위로 지명했다. 대신 10순위로 버리스라는 즉시 전력감 가드를 지명하며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았다.
의아한 행보도 있었다. 지난 시즌 최악의 활약을 펼친 트렌트 주니어에 4년 6400만 달러라는 거액을 보장한 것이다. 심지어 트렌트 주니어는 2025-2026시즌 연봉이 360만 달러에 불과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계약 규모에 뒷돈 논란이 나올 정도였다. 또 골칫덩이인 카일 쿠즈마 처리에 실패한 것도 아쉽다.
아데토쿤보 이적 이후 황무지가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생각보다 빠르게 팀을 정비했다는 평이다.

지난 시즌 기록: 평균 20.5점 4.7리바운드 4.1어시스트
히로는 밀워키 출신 인물로, 어렸을 때부터 전국구 유망주로 이름을 날렸다. 원래 히로가 진학할 것으로 여겨진 대학은 밀워키 지역 최고 명문 위스콘신이었다. 하지만 미국 대학 최고 명장 존 칼리파리의 설득으로 켄터키 대학교로 마음을 바꿨고, 밀워키 지역 팬들의 미움을 사는 계기가 됐다. 켄터키 대학교에서 1년을 활약하고 NBA 드래프트에 참여했고, 2019 드래프트 전체 13순위로 마이애미에 지명된다.
신인 활용에 엄격한 에릭 스포엘스트라 감독의 신뢰를 받아 신인 시즌부터 핵심 로테이션으로 활약했다. 정규 시즌 평균 13.5점 4.1리바운드로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고, 무엇보다 플레이오프에서 활약이 대단했다. 평균 16점 5.1리바운드에 클러치 때마다 원맨쇼를 펼치며 단번에 스타로 떠올랐다.
이런 히로를 향한 기대치는 매우 컸으나, 정작 이에 화답하지 못했다. 3년차 시즌 처음으로 평균 20점 이상을 기록하며 '올해의 식스맨'을 수상했으나, 신인 시즌의 기대치인 에이스 역할은 해내지 못했다. 결국 매년 스타 선수를 향한 트레이드 카드로 언급되며 마이애미 생활은 오래가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히로의 생명력은 질겼고, 매번 팀에 잔류했다.
그런 상황에서 마침내 기량이 만개한다. 2024-2025시즌, 기존 에이스 지미 버틀러가 구단과 심각한 불화로 경기에 출전하지 않자, 히로가 에이스로 거듭난 것이다. 미드레인지 슛 비율을 줄이고, 3점슛과 돌파라는 두 가지 공격 루트만 설정한 것이 제대로 효과를 봤다. 마이애미의 명백한 에이스로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며 생애 첫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드디어 히로가 마이애미 팬들에게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다음 시즌인 2025-2026시즌에 부상이 찾아오며 시즌 절반 이상을 날렸다. 여기에 마이애미는 노먼 파웰을 영입해 맹활약하고 있어 히로의 공백이 느껴지지도 않았다. 결국 또다시 트레이드 루머에 엮이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진짜였다. 아데토쿤보의 대가로 밀워키로 이적하며 길었던 마이애미 생활도 끝났다.
밀워키 이적에 히로는 기쁨과 후련함을 보였다. 언제나 고향 밀워키에서 뛰는 것이 소원이었다고 밝히고, 트레이드 루머의 스트레스에서 해방돼 좋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하지만 히로의 밀워키 생활도 불안정하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았고, 키워야 할 유망주가 많은 밀워키가 히로를 잡을 지는 미지수다. 결국 본인이 증명해야 한다. 좋았던 시기의 기량과 함께 건강도 입증해야 고향팀에 남을 수 있다.

롤린스-히로-하케즈-웨어-터너
로스터가 너무나 혼란스럽다. 모든 포지션에 선수는 많은데, 확실한 주전은 보이지 않는다.
아데토쿤보 이탈 이후 에이스 역할을 수행한 라이언 롤린스의 자리는 안전할 것으로 보인다. 롤린스는 밀워키가 모처럼 육성한 자원으로, 코치진의 신뢰가 두텁다. 이적한 히로도 주전으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경험이 미숙한 선수들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히로의 경험과 실력은 젊은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포워드 자리는 미지수다. 지난 시즌 '올해의 식스맨' 2위에 빛난 하케즈도 있고,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에서 실패한 유망주였으나, 밀워키에서 희망을 보인 젱도 있다. 또 골칫덩이인 카일 쿠즈마도 여전히 팀에 있다. 세 선수 중 누가 주전으로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골밑도 어렵다. 고액 연봉자인 터너는 주전이 예상되지만, 아데토쿤보 트레이드 핵심 카드인 웨어를 벤치로 내리기도 어렵다. 두 선수는 비슷한 유형이라 동시에 활용하기는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더 좋은 대안이 보이지도 않는다.
그야말로 애매한 선수들이 모인 로스터다. 신임 감독 테일러 젠킨스의 머리가 벌써 어지러워 보인다. 과연 아데토쿤보 이후 시대를 성공적으로 열 수 있을까.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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