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빈·성영·계리' WKBL 지금 단신 선수 열풍!

여자농구 / 강성민 / 2015-12-17 15: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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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강성민 인터넷기자] 단신 선수들이 장신 선수들에게 작은 고추의 매운맛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농구는 높이의 스포츠이다. 신장이 크면 클수록 림과 가까워질 수 있고, 그만큼 경기에서 유리함을 가져갈 수 있다.

여자농구도 신장의 중요성은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여자농구선수의 평균 신장도 과거에 비해 많이 증가했다. 또한, 압도적인 신체능력을 바탕으로 코트를 지배하고 있는 외국선수의 등장 때문에 더 이상 단신 선수가 코트에 설 자리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최근 WKBL 무대에서는 단신 선수의 바람이 불고 있다. ‘농구는 신장이 아니라 심장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던 NBA 최단신 득점왕 앨런 아이버슨의 일화를 유감없이 실천하고 있는 일명 ‘단신 스타'들의 등장이다. 이는 대한민국 모든 단신 농구인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작지만 너만 보여’ KEB하나은행 서수빈
- 신장 166cm, 1995년생
- 개인기록: 10경기 출전 평균 20분 47초 3.2득점 2.6어시스트 1.1스틸
- 시즌 최고기록: 6득점 7어시스트 (12월 4일 신한은행전)

너무나도 작은 신장, 그렁그렁한 눈망울을 가진 앳된 외모. 농구와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이 소녀가 현재 WKBL의 단신 열풍의 중심에 서 있다. 서수빈은 신한은행에서 2시즌을 보냈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프로에서 방출됐다. 이후 초등학교에서 A코치로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던 서수빈은 이번 시즌 KEB하나은행 정선민 코치의 권유로 다시 프로에 복귀하게 됐다. 주축 가드 신지현의 부상 때문에 가드진 구성에 골머리를 앓고 있던 KEB하나은행 박종천 감독에게 서수빈의 영입은 신의 한 수였다. 서수빈의 장점은 넓은 시야에서 나오는 감각적인 패스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지난 12월 4일 신한은행과의 맞대결에서 무려 7개의 어시스트를 기록, 그림 같은 패스를 만들어내며 대부분의 득점을 도왔고, 이날의 수훈선수로 선정됐다. 그 뿐만 아니라 3라운드 M.I.P(기량 발전상) 수상과 함께 올스타전 후보에까지 올랐다. 프로 복귀 이후 꿈만 같은 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슈퍼땅콩’ KB스타즈 심성영
- 신장 165cm, 1992년생
- 개인기록: 13경기 출전 평균 9분 34초 2.77득점 1.3어시스트 0.4스틸
- 시즌 최고기록: 8득점 6어시스트 2스틸(12월 12일 KDB생명전)

데뷔 당시 고교 라이벌 박근영(김천시청 157cm)과 함께 단신 선수로 주목받았던 심성영은 WKBL에서 6번째 시즌을 보내며 KB스타즈의 특급 식스맨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시즌 KB스타즈는 홍아란의 부진과 서동철 감독의 건강악화로 인한 부재 때문에 초반 순위 싸움에서 뒤처졌다. 하지만 KB스타즈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불구하고 심성영의 활약은 눈부셨다. 1라운드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선발 출전하며 맹활약, 팀을 승리로 이끌었고, 지난 12일 KDB생명과 경기에서는 8득점 6어시스트를 기록, 병상에서 복귀한 서동철 감독에게 복귀 승을 안기며 이날의 수훈선수로 선정됐다. 심성영의 전매특허는 역시 날쌘돌이 같은 빠른 돌파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과감한 돌파를 통해 인사이드를 휘젓고 다니며 수비에 혼란을 준 후 외곽으로 빼주는 심성영의 패턴은 양궁 농구를 지향하는 KB스타즈에 찰떡궁합과도 같은 스타일이다. 득점력과 외곽슛 능력이 약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 점만 보완한다면 홍아란과 함께 KB스타즈의 미래를 책임질 특급가드로 성장할 것이다.

‘대학출신 대표 미완’ 삼성생명 강계리
- 신장: 164cm 1993년생
- 개인기록: 3경기 출전 평균 15분 19초 5.67득점 2.33어시스트 1.33스틸
- 시즌 최고기록: 12득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

대학을 거쳐 프로에 진출 한 강계리는 그동안 1군 무대에 부름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대표팀에 선발되어 주전 가드로 맹활약했고, 누구보다도 비시즌을 알차게 보내며 1군에 합류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다 했다. 그리고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3라운드 KEB하나은행과의 맞대결에서 강계리를 깜짝 출전시켰다. KEB하나은행 서수빈의 전담수비자로 나선 강계리는 서수빈을 꽁꽁 묶으며 단신 싸움에서 판정승을 거뒀고, 1군 무대에서 첫 득점까지 올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후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 비록 팀은 패했지만, 본인은 12득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했다. 데뷔 이래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며 또 한명의 160대 단신 스타의 등장을 예고했다. 이미선을 제외하고 정통 포인트 가드의 부재를 느끼고 있는 삼성생명에 강계리의 성장은 기쁜 소식이다. 강계리는 비록 작은 신장에 남들보다 운동능력도 떨어지지만 빠른 발을 가지고 있어 드라이빙에 능하고, 간간히 던지는 외곽슛 또한 정확한 편이다.

이 선수들뿐만 아니라 KDB생명 안혜지(163cm), 우리은행 최정민(162cm), KB스타즈 박진희(167cm) 등 많은 단신 선수들이 1군에서 기회를 얻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비록 높은 선수들에게 가로막히고, 쉽게 블록을 허용하며 좌절할 때도 있겠지만, 신체적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장신보다 더 빨리 움직이고, 더 많이 뛰는 게 단신 선수들만의 코트에서 살아남기 위한 무기가 아닌가 싶다. 더 많은 단신 선수들이 ‘작은 고추가 맵다’라는 말을 코트에서 증명하길 기대해 본다.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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