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원 단 6명’ 군산고, 만만치 않은 전력 자랑하는 비결은?

아마농구 / 이재범 기자 / 2021-05-15 21:56:41

[점프볼=이재범 기자] 군산고는 쉴 새 없이 뛰고, 뛰고, 또 뛰었다. 모든 선수들이 40분 내내 체력과 집중력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군산고가 얕볼 수 없는 전력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지난 3월 춘계전국남녀중고농구연맹전이 열렸다. 이 대회에 참가한 남자 고등부 중 6명 이하의 인원으로 경기를 치른 팀은 경기기록지 기준으로 군산고와 송도고, 마산고(이상 6명), 충주고(5명)다.

이 가운데 군산고만 대진운이 따른 덕분에 결선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농구 관계자들은 “군산고를 만만하게 보면 어려운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군산고는 인원이 많지 않고, 최장신 선수가 190cm인 2m 가까운 장신 선수가 없는 한계가 분명하다. 그럼에도 조직적인 플레이로 상대를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 결선 토너먼트에서 만난 삼일상고에게 전반까지 53-47로 앞선 게 이를 증명한다.

적은 인원에도 매력적인 농구를 펼치는 군산고의 오후 훈련을 지켜봤다. 훈련 초반에 눈에 띄는 장면은 돌파 후 골밑에서 멈춰서 외곽으로 패스를 내주는 것이었다. 훈련의 연속성을 위해 밖으로 패스가 나오지만, 동작을 감안할 때 실전에서는 수비의 반응에 따라 골밑 슛 마무리까지 할 수 있는 훈련이었다.

남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1차전이 열리기 전날 KGC인삼공사의 훈련을 지켜볼 때 KGC인삼공사 김승기 감독은 “옛날부터 연습을 해서 선수들이 내용을 알고 훈련한다. 돌파도 멈춰서 밖으로 빼주는 연습을 한다”며 “돌파 후 멈추는 게 엄청난 기술이다. 변준형이 그걸 제일 잘 한다”고 했다.

경희대 김현국 감독은 2021 KUSF 대학농구 U-리그 1차 대회를 마친 뒤 평균 20.3점을 올린 김동준에 대해 “치고 들어가서 딱 멈추는 게 있었으면 한다”고 아쉬운 점을 언급했다.

지난해 KBL 국내선수 드래프트에서 2순위에 지명된 박지원(KT)의 아쉬운 점도 멈추는 동작이었다. 한 스카우트는 “박지원을 잘 봤는데 돌파를 했을 때 스톱이 아쉽다. 자기가 그대로 마무리 하거나 점프 패스를 한다”며 “스톱을 할 줄 알면 그 스피드와 그 신장을 감안할 때 한 단계 더 성장이 된다. 근데 (그 동작이) 안 된다”고 했다.

돌파 마무리 능력 못지 않게 멈출 줄 안다면 개인의 능력뿐 아니라 연계 플레이를 통해 팀 전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군산고 김보현 코치는 이런 효과를 알고 팀을 맡은 뒤 이 훈련을 계속 하고 있다.

최강민은 “(멈추는 동작을) 엄청 잘 활용한다. 2m 장신 선수 앞에서도 그렇게 하면 블록을 뜨니까 더 확률 높은 슛을 시도할 수 있다. 할 수 있는 스텝도 발전해서 많이 좋아졌다”고 돌파 후 멈추는 동작의 효과를 설명했다.

박찬은 “골밑에서 멈추는 훈련을 통해서 수비를 모아 밖으로 빼주고, 밖에서 슛만 던지는 게 아니라 또 계속 치고 들어간다. 안으로 수비를 모아줘서 제가 편하게 슛을 던질 수 있다”며 “저도 그렇게 만들어줘야 하는데 슛만 던지는 거 같아 동료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보통 훈련 중간중간 숨을 돌릴 수 있는 잠깐의 휴식 시간이 주어지지만, 군산고는 물만 잠깐 마실 뿐 쉴새 없는 훈련을 계속 이어나갔다. 장신 선수가 없어 스피드를 강조하는 훈련이었다. 훈련 내내 쉼 없이 뛰고, 또 뛰었던 선수들은 훈련 막바지 엔드 라인에서 반대편 엔드 라인까지 왕복 달리기를 했다. 제한 시간은 9초였다. 모든 선수들이 몇 번이나 반복되는 왕복 달리기를 9초 안에 들어왔다. 체력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에서 그렇게 달리 수 있는 게 놀라웠다.

최강민은 “힘든데 체력을 더 키우고, (선수들의) 키가 작기 때문에 더 빨리 달리기 위해 그렇게 뛰고 있다”고 했고, 박찬은 “우리 인원이 6명이다. 교체 선수가 없는데다 체력이 부족한 걸 알고 이런 훈련을 통해서 전보다 더 빨리, 더 많이 뛰고, 체력도 좋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고 했다.

김보현 코치는 훈련 중간중간 잠시 집중력이 흔들리는 모습이 나오면 “경기에서도 그렇게 할 거야”라며 선수들을 자극했다. 실전에서 체력이 떨어지지 않고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도록 훈련 때부터 대비하는 것이다.

최강민은 훈련 자체가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어 보인다고 하자 “인원이 없어서 바로바로 훈련을 이어나간다. 이렇게 하면 체력도 좋아지고, 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여기며 계속 한다”고 했다.

박찬은 “지금 훈련이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된다. 김보현 선생님께서 알려주시는 게 저희가 잘 되고, 안 되는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 운동을 시키신다. 선수들 모두 잘 따라가려고 한다”며 “모션 오펜스를 할 때 서서 구경하는 시간이 많았는데 다같이 움직이고, 볼을 만지고, 다 같이 공격할 수 있는 게 좋아졌다”고 했다.

군산고는 인원이 적고 단신팀이라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훈련을 한다. 이 덕분에 만만치 않은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오는 19일부터 강원도 양구군에서 열리는 협회장기 전국남녀중고농구대회에 참가하는 군산고는 19일 제물포고와 첫 경기를 가진 뒤 20일 전주고, 22일 광주고와 맞붙는다.

#사진_ 점프볼 DB(이재범 기자)

점프볼 / 이재범 기자 sinae@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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