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의 마지막 바라본 이대성 “대단했고 위대했던 선수, 그리고 형이었다”

프로농구 / 민준구 기자 / 2020-10-14 23:36:19

[점프볼=민준구 기자] “내게 있어 (양)동근이 형은 너무도 대단했고 위대한 선수, 그리고 형이었다.”

KBL의 상징이자 최고의 커리어를 자랑했던 한 남자가 떠났다. 그리고 그와 함께 영광의 순간을 누렸던 남자는 그 마지막을 먼 곳에서 지켜봤다. 존경심을 가득 안은 채 말이다.

이대성에게 있어 양동근이란 존재는 평생 지울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게 남아 있다. 2013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 2라운드 1순위로 울산 모비스에 지명된 뒤 매번 그의 뒤를 지켰고 3번의 정상을 함께했다.

사실 이대성은 양동근보다 김승현, 전태풍의 플레이 스타일을 선호해왔다. 화려함이 기반이 된 농구를 하고 싶었기에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이대성에게 양동근의 농구는 또 하나의 기준이 됐다.

이대성은 “동근이 형에게도 말한 적이 있다. ‘형보다 김승현, 전태풍 선배의 농구를 더 좋아한다’라고 말이다. 화려한 농구를 하고 싶었던 내게 동근이 형의 농구는 모범적이었다. 동근이 형도 가끔 ‘대성이는 나보다 (김)승현이 형이나 (전)태풍이 형을 더 좋아하잖아’라며 놀리기도 했다(웃음).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동근이 형의 농구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깨닫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앙대에서 나온 뒤 미국 대학, 그리고 G-리그 등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선수들과 겨뤄봤다. 시간이 지나 보니 동근이 형의 농구가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화려함도 좋지만 그 안에 있는 단단함이 더 큰 위력을 발휘할 때 많다는 것을 인지한 것이다. 그만큼 동근이 형은 대단한 농구를 하고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이대성과 양동근의 동거는 꽤 긴 시간 동안 이어졌다. 모비스에서 현대모비스로 팀명이 바뀔 때까지 남들은 한 번 하기도 힘들다는 KBL 정상에 수차례 올랐고 또 MVP를 나눴다. 양동근은 점점 KBL에서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올라섰고 이대성은 그의 뒤를 바짝 쫓으며 다음 시대를 책임질 주인공으로 성장했다.

“양동근이란 존재를 내가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는 모르겠으나 너무도 대단했고 또 위대한 선수라고 말할 수는 있을 것 같다. 현대모비스에서 함께하면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정말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 코트 안에서는 리더, 밖에서는 둘도 없는 형이 되어 나와 언제나 함께할 것만 같은 사람이었다.” 이대성의 말이다.

이제 이대성은 양동근이 가진 책임감을 100% 이해할 수 있는 자리에 올라섰다. 고양 오리온의 주전 포인트가드로서 코트 위의 리더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대성 역시 “동근이 형의 위치에 선 지금 예전에 배웠던 것을 모두 쏟아내려 노력하고 있다. 쉽지 않지만 잘해보려고 한다. 그러고 보니 같은 자리에 서게 되면서 동근이 형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라며 또 다른 책임감을 전했다.

무한한 존경심을 드러낸 이대성에게도 한 가지 아쉬움은 있었다. 11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양동근의 은퇴식을 함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무관중 경기로 치러진 만큼 화려하지 못했던 은퇴식에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대성은 “그 누구보다 화려한 마지막 인사를 했어야 할 사람이었다. 무관중 경기로 진행된 것이 그때만큼 야속한 적이 없었다. 사실 KBL에서 동근이 형만큼은 정말 화려한 은퇴식을 치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가 그를 대체하겠는가. 최고의 커리어를 지녔고 또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그래서 더 아쉬웠다”라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지난 시즌까지의 KBL은 양동근의 시대였다. 김주성이 떠난 뒤 KBL의 아이콘은 양동근으로 대표됐고 그가 없는 이번 시즌부터는 다음 주인공을 찾기 위한 무대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대성은 그의 뒤를 잇는 역대 최고의 선수로 올라서려 한다.

“2013년 당시 유재학 감독님께서 말씀해주신 게 있다. 강동희, 이상민, 그리고 다음은 양동근이라고. 그 다음을 내가 이을 것이라고 말이다. 내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앞으로 10년, (김)선형이 형부터 (허)웅이, (허)훈이 등 동포지션의 경쟁자들이 있지만 자신감은 충분하다. 내가 가려고 하는 길, 그리고 방향을 잃지 않는다면 난 동근이 형 다음으로 이름이 불릴 것이다. 그러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렇게 될 것이다.”

# 사진_점프볼 DB(문복주,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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