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조심스러워진 핸드 체킹, 손을 들어라 수비는 발로 따라가라

매거진 / 강현지 기자 / 2020-09-20 14:00:42

[점프볼=강현지 기자] 핸드 체킹(hand checking) 판정이 강화된다. 올해 WKBL 심판부에서는 볼을 가진 공격자에 대한 핸드 체킹을 철저하게 파울로 지적하기로 했다. 표면적으로는 외국인선수 없이 치르는 2020-2021시즌에 국내선수들의 득점력 저하에 대한 우려를 개선하기 위해 심판 휘슬에 변화를 주려는 시도로 보인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선수들 간의 심한 몸싸움, 또 단순히 상대를 잡아채거나 손만 내미는 것이 아닌 스텝으로 따라가는 정상적인 수비를 유도하는 것이다. WKBL 새시즌에 큰 영향을 미칠 이슈에 대해 6개 구단 감독들, 그리고 심판부의 입장은 어떨까.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 본 기사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9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핸드 체킹 강화의 취지

WKBL 심판부는 올 시즌 ‘핸드 체킹’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5월부터 지난 시즌 선수들의 플레이에 대한 예시를 추렸고, 7월과 8월, 6개 구단을 돌며 심판설명회를 마쳤다. 핸드 체킹 강화에 대한 예시를 설명했고, 또 지난 시즌 현장을 혼란케 한 U-파울에 대한 기준을 명확하게 했다.

박정은 WKBL 경기운영본부장은 “새 시즌 핸드 체킹 강화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어떤 방
향으로 심판 콜을 부를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선수들이 경기 운영을 이해해야
하지 않나. 또 현장에서 혼란스러워했던 U-파울에 대한 기준을 정리했다. 여기에 기본적인룰, 상식에 대해 설명했다”고 설명회 취지를 전했다.

지난 시즌 기준이 모호해 현장을 혼란케 했던 U-파울에 대해 박 본부장은 “지난 시즌 볼이
플레이되지 않은 상황에서 U-파울을 부르는 등 기준점이 확실하지 않았다. 심판, 선수, 코
칭스태프의 입장이 다 달랐던 것 같다. U-파울에 대한 판단이 갈릴 정도로 혼란스러웠는데,올 시즌에는 과격하고, 고의적인 것만 지적하려고 한다. 보는 사람들도 알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정리했다.

핸드 체킹은 여자농구에서 오랫동안 이슈가 됐던 부분이다. 선수들의 불필요한 손질에 ‘육
탄전’이라고 다소 과격한 단어가 언급된 것도 이 때문이다. 박 본부장은 “농구는 득점을 해
야 하는 경기다. 수비에서 정당한 몸싸움은 허용되지만, 손은 공에만 향해야 한다. 이전부터 핸드 체킹에 대해 당연히 넘어갔던 부분이 있는데, 수비는 기본적으로 다리로 쫓아가야 한다.

공을 가지고 있는 선수의 움직임을 방해하거나 내 스텝을 잡기 위해 상대가 스텝을 밟을 때 손을 사용하는 건 옳지 않다. 기본을 등한시 하면서 쉽게 생각하고 수비를 하다 보니 여자농구가 과격하고, 육탄전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외국선수가 없는 환경에서 선수들의 자세가 단련된다면 공수에서 모두 발전 될 거라 생각한다”며 선수들의 기술 향상을 바랐다. 

 

 

보통 심판설명회는 기본 두 시간, 혹은 그 이상이 소요된다. 시즌 중 경기 영상으로 선수들의 플레이가 잘못된 점을 파악한 다음 해도 되는 플레이와 허용이 안 되는 플레이를 나눈다. 임영석 WKBL 심판교육관이 설명하고 심판들은 돌아가며 시범 동작을 보인다. 박정은 본부장 역시 설명을 곁들인다. 선수단 전체로 부터 질의응답도 받는다. 설명을 듣다가 궁금한 상황이 생기면 감독, 코치 혹은 선수건 손을 들어 질문한다.

그렇다면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은 뭐였을까. 임 교육관은 “지난 시즌 U-파울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 복잡하게 되어 있었고, 모두가 헷갈려했다. 파울이라고 선언했지만,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파울이 아니었지만, 맞다고 인지한 부분이 있었다. 복잡하게 정리되어 있던 것을 과격한 동작, 속공 상황으로 나눠 설명했는데, 이로써 이해도가 높아지고, 분쟁이 줄어들 것이다. 선수들의 불필요한 핸드 체킹은 언젠가 손을 썼어야 했는데, 이번에 판정 기준을 강화하며 시즌 개막 전까지 완벽하게 규정을 정립하는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심판부의 정확성, 일관성을 지키려는 준비는 비시즌부터 이어져오고 있다. 충북 보령으로
떠나 체력훈련을 실시했고, 올 시즌부터는 비디오 미팅을 통해 잘못했던 부분, 개선해야 할 부분들을 서로 논의했다.

임 교육관은 “자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심판들의 협조가 잘됐다. 잘못한 부분을 끄집어내고, 인정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인정과 납득이 빨랐다. 현재는 심판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과도기라고 보는데, 경험이 쌓이고, 과정을 거치다 보면 괜찮을 것이다”라고 더 나아질 2020-2021시즌을 바라봤다.

 

판정 강화 이후 완만한 조절 필요

새로운 룰을 도입한 WKBL은 6개 구단의 연습경기, 박신자컵을 통해 실전 적용에 나섰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는 생각보다 컸다. 연습경기에서 득점이 늘긴 했지만, 자유투로 인한 득점이 늘어났다. 그만큼 경기 흐름이 끊긴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경기 시간도 쿼터당 30분 가까이 소요되는 일이 즐비했다. “뭘 할 수가 없다”라고 언성이 높아지기 시작했고, “수비는 없어지고, 공격 농구만 나올 뿐”이라는 우려가 쏟아졌다. 대부분의 감독들은 “박신자 컵을 통해 룰 적용이 어떻게 되는지 봐야 할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A감독은 “콜에 대한 변화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틀에 박히지 않고, 리그의 흥미를 위해 바
꾸는 것이다 보니 6개 구단이 따라야 한다. 이변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는 모르겠지만,
실전경기와 기술위원회 회의를 통해 여자농구를 재밌게 만들 방향을 잡아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B감독은 “실제로 현실적이지 못한 부분들이많다. 손만 대면 파울이라는 건 사실 농구가 아니다. 규정에 보완이 필요하다”라고 난색을 표했다. WKBL이 규정 개선을 한 궁극적인 이유는 국내 선수들이 공격에 적극적으로 임하길 바라는 데 있다. 게다가 올 시즌 국내선수들만 운영되기 때문에 저득점 현상이 우려된다. 쿼터별 최저 득점 기록이 국내선수만 뛰던 2쿼터에 주로 나오긴 했지만, 쿼터별 평균 득점을 비교해보면 오히려 2쿼터의 득점은 기대 이상이었다.

6개 구단 통틀어 1쿼터 평균 득점은 17.43점. 2쿼터는 17.15득점이었다. 오히려 3쿼터가 16.87점으로 가장 낮았다. B감독은 “국내선수들로만 경기를 치르면 어이없는 장면이 나올 수는 있다. 하지만 득점에 있어 차이는 크지 않았다. 또 다른 재미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봐야 한다. 이 부분을 걱정해 규정 변화를 가져가려는 듯하지만 현재의 핸드 체킹 판정 기준이 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각 팀마다 첫 경기에 비해서는 점점 파울 개수가 줄어들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그럼에도 이 부분은 좀 더 두고 살펴봐야 할 듯하다. 선수들이 파울콜에 적응한 부분이 있겠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공격보다는 수비에 힘을 덜 준 것 일 수도 있다. C감독은 “뭘 할 수가 없다. 수비가 없어지는거다. 공격만 있다”라며 “수비를 하려고 해도 선수들이 이제 손을 댈까봐 비켜주는 상황이 생긴다. 그게 무슨 수비인가”라고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렇게 된다면 국제대회에서도 대표팀의 수비력에 새로운 문제가 대두 될 수 있다. 이에
고개를 끄덕인 D감독은 “심하긴 하다. 국제농구연맹(FIBA)과 비교했을 때 핸드 체킹에 대
한 심판 콜은 WKBL이 더 심한 것 같다. 또 심판들이 핸드 체킹 판정 기준을 강화한다고 해
서 이 부분만 보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감독들도 ‘손대지 마’라고 하다보니 적응보다
는 선수들이 수비를 안 하는 것에 가까워 보일 수도 있다”라고 의견을 덧붙였다.

 

WKBL은 지난 8월 16일부터 21일까지 청주체육관에서 2020 우리은행 박신자컵 서머리그
를 개최했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기술위원회를 통해 심판부와 감독들이 룰 미팅을 한 번
더 가졌다. 앞으로 핸드 체킹 콜에 대한 변화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는 박신자컵
이 종료되면 한 번 더 논의를 한 뒤 각 구단에 공지할 예정이다.

박신자컵에서 선수들의 수비가 쳐지긴 했지만, 득점력에 대한 걱정은 덜었다. 전반 양 팀
모두 40득점이 넘는 경기가 나왔다. 국내 선수들의 기록이 쏟아지기도 했다. BNK와 우리
은행의 공식 개막전에서는 BNK가 대회 팀 최다 득점을 갈아치우는 96점이 폭발했다. 곧장
KB스타즈가 맞붙어 타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 다음 삼성생명과 대학선발팀의 경기에
서는 삼성생명이 106점을 몰아치며 대회 신기록을 다시 썼다. 하나원큐 강계리는 박신자
컵 역사상 최초로 트리플더블을 작성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대회에 나서지 않는 각 팀의 주축 선수들도 이날 현장을 찾아 심판콜에 집중하며 경기를 지켜봤다. 한 선수는 “마치 올스타전을 보는것 같다”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고득점이 나긴 하지만, 수비가 헐거워졌다는 의미다. 가장 중요한 건 판정에 있어 일관성과 지속성이다. 심판부에서도 지난 시즌 초, 중, 후반부의 판정 기준이 흔들렸다고 인정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알찬 프로그램을 짜 여름을 보냈다.

아직 2020-2021시즌까지는 시간이 있다. 그리 긴 시간이라고 할 수는 없을 지라도 WKBL과 6개 구단이 활발한 소통을 통해 방향성을 찾아간다면 모두가 원하는대로 흥미가 넘치는 한 시즌이 되지 않을까.

#사진_문복주 기자

 

점프볼 / 강현지 기자 kkang@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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