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정규결산] ⑤ 전문가들 침묵시킨 신한은행의 저력

여자농구 / 장도연 기자 / 2021-02-25 03:53:21

 

[점프볼=장도연 인터넷기자] 시즌은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것. 신한은행이 이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줬다.

인천 신한은행은 KB 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30경기에서 17승 13패로 최종 3위에 오르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평균 득점 2위(71.1점), 3점슛 성공 1위(7.8개), 3점슛 성공률 1위(34.4%), 스틸 2위(6.6개), 자유투 성공률 1위(78.3%)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 자격을 톡톡히 증명해냈다.

시즌 전, 대다수의 농구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신한은행을 최하위 후보로 꼽았다. 김연희의 시즌아웃에서부터 비롯된 센터 포지션의 약점과 주전 선수들의 높은 연령대 등이 큰 이유였다. 특히 이번 시즌부터 외국 선수 제도가 없어졌기 때문에 신한은행처럼 센터 라인이 약한 팀은 어려울 거라는 예측이 일반적이었다. 정상일 감독도 4강 진출을 1차 목표로 세우며 반전을 다짐하는 시즌을 꾸리게 되었다.

그렇다면 신한은행이 올 시즌 최약체라는 평을 뒤집을 수 있었던 저력은 무엇이었을까?

신한은행의 주전 센터인 김연희가 비시즌에 우측 전방 십자인대 파열로 인해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김연희를 제외하고 팀 내 센터 중에 즉시 전력감이 없었기 때문에 신한은행은 골밑 경쟁력에서 큰 타격을 면치 못했다. 김수연도 시즌 내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해 센터 포지션 상황은 더욱 녹록지 않았다.

팀의 위기에 결국 에이스 김단비가 나섰다.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김단비가 이번 시즌에는 인사이드 플레이에 많은 중점을 뒀다. 골밑에서 적극적인 몸싸움, 리바운드 가담, 포스트업 등 김단비가 이전에 해왔던 플레이 스타일과는 다른 농구를 선보였다. 김단비의 늘어난 인사이드 플레이 비중은 이번 시즌 신한은행의 새 무기로 자리 잡았다. 김단비는 팀 평균 37.9개 중 9.2개를 책임지면서 골밑 열세를 조금씩 지워나갔다. 공수 다방면에서 활약하며 올 시즌에만 2번의 트리플더블을 달성했다. 

 

 

한채진과 이경은이 베테랑의 힘을 제대로 보여줬다. 한채진은 강철 체력을 앞세워 많은 활동량을 자랑하며 수비 로테이션의 핵으로 코트를 누볐다. 이경은은 영리한 경기 조율로 포인트 가드 포지션에 안정성을 더해줬고 중요한 순간에는 해결사 역할까지 해내는 만능 그 자체였다. 무엇보다 한채진과 이경은은 코트 위에 무게를 더하며 팀이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잘 잡아줬다. 매 경기 풀타임에 가깝게 소화하면서도 지친 내색을 드러내지 않았던 두 선수는 팀 후배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기도 했다.

한엄지, 유승희, 김아름도 매서운 성장세 곡선을 그리며 올 시즌 신한은행의 대체 불가 자원으로 거듭났다. 한엄지는 침착한 플레이로 김단비와 함께 팀의 골밑을 지켰다. 이번 시즌 평균 10.7득점을 기록하며 김단비 다음으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김아름은 국가대표 슈터인 하나원큐의 강이슬과 3점슛 성공 개수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정도로 성장했다. 3점슛 여왕 타이틀은 3개 차이로 아쉽게 놓쳤지만 신한은행의 리그 3점슛 성공 1위 중심에는 김아름이 존재했다. 2년간의 무릎 재활을 마치고 복귀한 유승희도 빛을 발휘했다. 1~4번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긴 공백 기간이 무색할 만큼 팀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신한은행의 미래 그리고 플레이오프에 비장의 카드가 될 김애나도 빼놓을 수 없다. 김애나는 2019-2020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전체 2순위로 지명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시즌 프로 데뷔전에서 십자인대 파열을 당하는 불운이 닥치며 1년 넘게 재활에 매진했다. 부상을 딛고 우뚝 일어선 김애나는 자신의 프로 다섯 번째 경기에서 폭발적인 공격력을 선보이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지난달 15일 아산 우리은행과 경기에서 19득점을 기록한 김애나는 화려한 스텝, 거침없는 1대1 아이솔레이션을 선보이며 신한은행의 패배 속 유일한 수확이 되었다.

에이스 김단비가 이끌고 한채진과 이경은의 든든한 중간 허리 역할과 한엄지, 김아름, 유승희가 뒤에서 힘차게 밀어주면서 신한은행은 완벽한 신구조화를 이뤄냈다. 그리고 김애나 등 새로운 얼굴이 탄생하면서 신한은행의 미래가 더욱 환해졌다. 시즌 전, 최하위 후보로 꼽혔던 신한은행은 오직 실력으로 모든 이들에게 반전을 선사했다. 올 시즌 1차 목표였던 4강 진출을 이뤄냈고 이제는 정상을 향한 질주에 시동을 걸고 있다. 과연 신한은행은 봄농구에서도 반전의 드라마를 써 내려갈 수 있을까. 

 

신한은행은 28일 청주 KB스타즈와 4강 1차전을 갖는다.

#사진_WKBL제공

점프볼/장도연 인터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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